

요즘 대통령실에 전속 수어통역사가 배치돼 농인 분들도 직접 브리핑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해요. 너무 반가운 소식 같지만 방송 수어통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헉 소리가 날 정도로 오역과 어색한 번역 투성이입니다. 예를 들어 정치 뉴스에서 '김건희 여사'를 '국민의힘 김씨'라고 부르는 건 마치 007 영화에서 주인공 이름을 ‘그 남자’라고 부르는 격이죠. 이런 식의 고유명사 오역은 농인 분들이 뉴스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큰 장애가 됩니다.
문제는 수어통역사들이 제대로 된 전문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커다란 통역사 '시장' 안에서 경쟁 심한 프리랜서 문화가 자리 잡아 서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전문성 향상은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랍니다. 특히 국내에선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수어통역 교육을 하는 곳도 4곳에 불과하고, 공인 자격 시험에 학력 제한이 없으며, 교육 자체도 5년에 30시간 정도에 그치니 전문가는커녕 초보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죠.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수어통역사 자격증 이후에도 4년에 80시간 이상의 교육이 필수고, 10시간은 평등·다양성 관련 의무 교육이라니요. 부디 우리나라도 이처럼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만 농인들이 뉴스나 공공 정보를 더 정확히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어는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언어입니다. 함부로 번역 실수를 해선 안 되는데, 교육도 없고 전문성도 부족한 상태라니 참 씁쓸하죠. 언어가 국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전달되는 사회가 진짜 선진국 아닐까요?
더 웃긴 건 통역사들끼리 제대로 협력하지 못하고 '네가 일하면 나는 못한다'는 수주 경쟁에만 몰두한다는 현실입니다. 이런 갈라치기 문화가 결국 전체 수어통역 수준을 깎아 먹는다는 걸 조금만 생각해도 알 텐데 말이죠.
법률이나 사회 문제에서도 우리 모두 언어 전달이 정확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는데, 최소한의 수어통역 교육과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손해입니다. 국가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