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국내 주식거래판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넥스트레이드'. 8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자리잡은 이 대체거래소가 출범 당시 3.8%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무서운 속도로 33.7%까지 끌어올린 겁니다. 거래 종목 역시 10개에서 788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죠.
축하할 일만은 아쉽게도 아닌데요. 바로 국내 자본시장법상 '15% 룰'이란 게 걸립니다.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의 15%를 넘으면 거래 제한이 걸리게 돼있어요. 이 룰은 넥스트레이드 출범 6개월 후인 9월부터 시행됩니다. 지금까지 선방했지만 9월 하순경에 15% 한도를 넘길 확률이 높아 관련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말이죠.
이 룰은 대체거래소가 너무 큰 영향력을 쥐면서 시장 불균형이나 위험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처럼 짧은 시간에 거래대금을 급격히 늘리면 오히려 제도적 장벽이 혁신을 가로막는 셈이 되는 거죠.
더 중요한 사실은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의 인프라를 빌려 쓰면서 수수료만 취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반면에 한국거래소는 거래 인프라 구축과 시장감시 등 운영 전반을 맡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거래소 쪽엔 당연히 더 많은 비용과 부담이 가는데, 개인 투자자는 그런 뒷사정을 알기 어렵죠. 결국 더 싼 수수료를 찾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대체거래소가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되고,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듯합니다.
이번 넥스트레이드의 급성장은 우리 시장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냅니다. '더 나은 거래 환경'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이죠. 하지만 현행 규제와 시장 구조가 이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결국 혁신은 더디고, 투자자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넥스트레이드와 금융당국 간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15% 룰이 어떤 식으로 조정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폭주’가 정통 거래소와 대체거래소 간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네요. 적어도 이 사건이 투자자들의 선택권 향상과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에 자극제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