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방산 산업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이 2026년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ea Air Space·SAS)'에 최초로 한국관을 구성하여 단독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SAS는 미국 해군연맹이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해양 방위산업 전시회로, 방산 거대기업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노스롭그루먼 등 400여 업체가 참가하며 연간 1만6000명이 넘는 참관객이 방문합니다. 이러한 행사에 국내 기업들이 단독으로 부스를 차리고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 국내 기업들은 미국 현지 규정과 이해관계로 인해 SAS에 단독으로 참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국 해군 협회 회원 자격을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고, 미국 방산업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해양연맹이 미국 해군협회 측과의 협의를 주도하며 조선산업 협력의 필요성을 강하게 설득하였고, 이 과정에서 단독 부스 올림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한국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승인 절차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해양 방산 분야의 주도적 협력자로 나서려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간 국내 조선·방산 기업들은 공식 참가보다는 해외 기업과의 공동 부스, 또는 MOU 체결 등의 간접적인 방식으로 SAS에 참여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행사를 통해 미국 헌팅턴 잉걸스 조선소와 선박 생산 기술 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LIG넥스원은 2021년 레이시온과 함께 유도로켓 '비궁'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한국관 구성을 통한 단독 참가가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국내 기업들은 미국 및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보다 심화된 협력 및 직접적인 교류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한화오션도 SAS 2026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는 한미 간 조선 및 방산 분야에서 협력이 구체적으로 진전되는 시점과 맞물립니다. SAS 참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미국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며 실질적, 전략적 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계약상 또는 기술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상 쟁점들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관련 법률 조항과 계약서 검토가 중요합니다. 특히 국제 수출통제법, 기술이전 제한, 지식재산권 보호, 방산품의 수출 허가 문제 등 법률적 이해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번과 같은 해외 단독 부스 참가 및 방산 협력 확대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률적 준비가 꼭 필요합니다. 첫째 수출통제법 준수 여부의 철저한 점검입니다. 미국은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등 엄격한 무기 수출 규제를 시행 중이며 이를 어길 경우 막대한 처벌 및 사업 제약이 뒤따릅니다. 둘째 계약상 기밀 유지 및 기술 보호 조항을 상세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무역분쟁이나 기술분쟁 발생 시 국제 중재에 대비하는 분쟁 해결 절차도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SAS 현장을 무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다양한 법률적, 규제적 위험 요소에 대한 체계적 대응 전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