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업종 중심의 투자 급증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동시에 부정적인 신호도 함께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복잡한 부채 위험 관리 방식들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대규모 대출이 금융기관과 비은행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면서 부실 위험이 파생상품을 통해 복잡하게 이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행들은 대출 자산의 부실 위험을 외부 투자자에게 이전하기 위해 합성위험이전(Synthetic Risk Transfer, 이하 SRT)이라는 신용파생상품을 활용하는데 이 구조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부실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왑(CDS)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SRT는 은행 대출 리스크를 여러 트랜치로 나누고 손실 분담 순서에 따라 투자자에게 판매돼, 은행은 위험을 일부 이전하고 자본 건전성 기준 완화 효과를 누립니다.
SRT는 본질적으로 리스크 분산을 목적으로 하지만 위기 발생 시에는 위험이 여러 금융기관에 동시다발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염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SRT 관련 자산에 투자하면서 위험이 금융기관 간에 순환되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금융시장 내 복잡한 상호 연결성은 위험 관리의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위기 발생 시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지난 수년간 AI 산업에 투입된 자금은 주로 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사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제공해왔습니다. 도이체방크 등이 이 익스포저의 위험을 SRT와 공매도로 헤지하려는 움직임은 투자 사이클이 이미 위험 신호 단계를 지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AI 투자 부문의 고평가와 버블 우려가 함께 커지는 가운데 이와 연결된 부채 위험이 복잡한 파생상품을 통해 확산되면 잠재적인 금융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금융사와 투자자 모두 AI 산업이라는 새 투자 기회 이면에 존재하는 부채 리스크와 파생금융상품의 내재 위험을 인식하고 심층 분석하는 작업이 절실합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 요인이 장기적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