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가 술에 취한 피해자 D를 모텔로 강제로 데려가 유사강간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유사강간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CCTV 영상, DNA 증거 등을 종합하여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피고인 A는 2022년 1월 8일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술에 취한 피해자 D를 2022년 1월 9일 새벽 1시 26분경 모텔로 데려갔습니다. 피해자가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몸으로 가로막고 들어 안거나 팔을 잡아당겨 강제로 모텔 방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방 안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고 양팔을 잡거나 몸으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목과 가슴, 팬티 겉면에 입을 맞췄습니다. 피해자가 밀쳐내고 집에 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피고인은 문 앞을 가로막아 나가지 못하게 한 뒤, 다시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고 몸으로 누른 상태에서 팬티 안에 손을 넣어 음부에 손가락을 여러 번 삽입했습니다. 피고인은 강제추행은 인정하나 유사강간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피고인이 술에 취해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제로 모텔에 데려가 폭행한 뒤 팬티 안에 손가락을 넣어 유사강간했는지 여부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신빙성 판단이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외국인으로서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수강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발생 경위, 구체적인 피해 내용, 피고인과의 대화 등 주요 내용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모텔 CCTV 영상과 피고인의 DNA가 피해자 팬티 안쪽 면에서도 검출된 객관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외음부나 질 내부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았더라도 접촉 시간, 빈도, 접촉 방식, 증거 채취 시점 등의 요인으로 미검출될 수 있다고 보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의 유사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국내 전과가 없고, 강제추행 사실은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됩니다.
형법 제297조의2 (유사강간):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 또는 신체 일부, 도구를 삽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술에 취한 피해자를 강제로 제압하여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한 행위가 이 법조항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이 그 기간 동안 다시 죄를 범하지 않으면 형의 선고 효력을 상실시키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죄 전력, 반성 태도,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및 구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취업제한 명령): 성범죄를 저지른 자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에 일정 기간 동안 취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명령입니다. 이는 성범죄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증거의 증명력 및 자유심증주의 (대법원 판례): 법관은 증거의 증명력을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지만,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해야 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이며, 그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비합리적이지 않으며 허위 진술 동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합리적 의심은 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한 것이어야 하며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인정했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이나 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여 신체검사 및 증거 채취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DNA 등 증거 보전을 위해 사건 직후 옷을 갈아입거나 몸을 씻는 것을 자제해야 합니다. 사건 발생 장소 주변의 CCTV나 다른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수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성범죄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이므로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해자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법적 처벌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