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기계 작업 중 손가락 절단 사고 손해배상 사건

근로자 A는 2019년 12월 5일, 피고 B가 운영하는 'D'에서 일하며 피고 C의 하도급을 받아 피고 C의 작업장에서 피고 C 소유의 프레스 기계를 조작하던 중 왼손 손가락이 압착되어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사고는 프레스 기계에 안전장치가 미비했고, A가 작동 스위치를 오인하여 작업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A는 사용자 B와 기계 소유주이자 하도급 발주자인 C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와 C 모두에게 안전 의무 위반 책임을 인정했지만, A의 부주의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65%로 제한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68,067,89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라는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근로자입니다.
• 피고 B: 'D'라는 상호로 전자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며 원고 A의 사용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로, 피고 B에게 자동차부품 제작을 하도급 주었으며, 사고가 발생한 프레스 기계의 소유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9년 12월 5일 오후 6시 10분경, 피고 B가 운영하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D'에 입사하여 피고 C로부터 하도급받은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은 피고 C의 사업장 내에 설치된 피고 C 소유의 프레스 기계를 사용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이 사건 프레스 기계의 작동 주기 설정 스위치는 '연속작동'과 '1회용 단작업' 중간에 놓여 있었는데, 원고는 이를 '1회용 단작업' 상태로 오인한 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연속 작동하던 프레스 기계에 왼손 손가락이 압착되어 좌측 2수지 원위지 절단, 좌측 3, 4수지 중위지 절단의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고는 프레스 기계에 덮개, 양수조작식 안전장치 또는 감응식 안전장치 등 필요한 방호 조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B(사용자)의 근로자 안전배려 의무 위반 여부. 둘째, 피고 C(하도급 사업의 발주자이자 기계 소유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 셋째, 원고 A의 과실 여부 및 피고들의 책임 제한 범위. 넷째,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휴업급여 및 장해급여)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는 방식 및 그 범위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과 피고 C가 공동으로 원고에게 68,067,8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9년 12월 5일부터 2023년 8월 22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이 사용자로서 근로자 보호의무를, 피고 C는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 A 또한 프레스 기계 조작 시 작동 방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가 인정되어 피고들의 책임은 65%로 제한되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15%, 피고들이 85%를 각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프레스 기계 작업 중 발생한 근로자의 손가락 절단 상해 사고에 대해 사용자 및 도급인 모두에게 안전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근로자 본인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하고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 의무와 근로자 자신의 안전 관리 의무가 동시에 중요함을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사용자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 민법상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 B은 원고 A의 사용자로, 안전장치가 미비한 프레스 기계를 제공하여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1항 및 제2항 (프레스 등의 방호 조치)​: 사업주는 프레스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위험한계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 조치를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곤란한 경우 양수조작식 안전장치 및 감응식 안전장치 등 작업에 상응하는 성능을 갖는 방호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 사건 프레스 기계에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6호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같은 장소에서 사업의 일부를 도급 주어 행하는 사업의 경우, 사업주는 자신의 근로자와 수급인(하도급받은 자)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같은 장소'는 장소적 동일성을 의미하며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도12560 판결 참조). 피고 C는 피고 B에게 하도급을 주었으며 사고가 피고 C 소유의 기계가 설치된 피고 C의 사업장 내에서 발생했으므로, 이 규정에 따른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손해배상액 산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 공제 원칙: 재해 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는 전체 손해액에서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먼저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그러나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장해급여는 요양기간 이후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등 그 성격이 다르므로,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손해 항목에서만 공제가 가능합니다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수입만을 청구했으므로, 그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장해급여만이 일실수입에서 공제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산업 현장에서 기계 작업 중 사고를 예방하려면, 작업 전 반드시 기계의 작동 방식, 안전장치의 설치 및 작동 여부, 스위치 위치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작동 방식 설정 스위치는 정확한 위치에 놓고 작업해야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고 경위, 부상 정도, 현장 사진, 목격자 진술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고의 원인이 사용자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이나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있다면,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근로자 본인의 과실 여부도 손해배상액 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안전 수칙 준수가 필수입니다. 하도급 관계에 있는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원청(도급인)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관련 법률을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