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 주식회사 B에게 집진기 6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759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 주식회사 B는 다른 회사 D에 사업을 포괄적으로 양도했으나, 원고 주식회사 A에게 남은 물품대금 3,036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미지급된 물품대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는 사업 양도로 인해 채무가 D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가 물품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23년 6월 19일 피고 주식회사 B와 집진기 6대를 총 3,795만 원(부가세 포함)에 납품하기로 계약했습니다. 계약에 따라 피고는 계약금 759만 원을 지급했고, 원고는 2023년 9월 7일 집진기를 모두 납품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중도금과 잔금 3,036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24년 1월 3일 피고는 주식회사 D와 사업 일체를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는 이 사업 양도 계약으로 인해 물품대금 지급 채무가 D로 넘어갔다고 주장하며 잔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원고는 미지급된 물품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가 사업 일체를 다른 회사에 포괄적으로 양도한 경우, 기존 거래처에 대한 물품대금 채무가 양수 회사로 면책적으로 승계되는지 여부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30,360,000원 및 이에 대해 2024년 2월 22일부터 2024년 3월 14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민법 제454조 제1항에 따르면 제3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한 경우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주식회사 A가 피고 주식회사 B의 채무를 D가 인수하는 것을 승낙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와 D 사이에 작성된 대금지급확약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해 여전히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면책적 채무인수 약정이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민법 제454조 (채무인수): 이 조항은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기로 약정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특히 제1항은 '제3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는 채권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돈을 받을 주체가 누구인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채무자가 바뀌는 면책적 채무인수(기존 채무자가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의 경우 반드시 채권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유효하다는 원칙입니다.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 채무자는 여전히 빚을 갚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가 D의 채무 인수를 승낙했다는 증거가 없었으므로, 피고가 기존 채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상법 (상사채무의 이율): 상거래에서 발생한 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기준 이율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물품대금 미지급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일부 기간 동안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지연손해금 이율): 이 법은 소송이 제기된 이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의 기간 동안 미지급된 금원에 대해 비교적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을 부과하여 채무자의 조속한 이행을 유도하는 법률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지급명령 정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업 양도 또는 양수 시 기존 거래 관계에서 발생한 채무의 승계 여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채무 인수가 기존 채무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면책적 채무인수'로 인정받으려면 채권자의 명확한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변경되는 경우 반드시 그 동의 의사를 확인하고 문서화해야 향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사업 양도 시 채무 처리 방안을 채권자와 미리 협의하여야 합니다. 또한, 양수 회사와 양도 회사 간에 채무 지급에 대한 확약서가 있더라도, 이것이 기존 채무 관계를 면책적으로 변경하는 효과가 있는지 법률 전문가를 통해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양수 회사가 양도 회사에게 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만으로는 기존 채무 관계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