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의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사건

원고 A는 B, C 등과 공모하여 필리핀에서 인터넷 도박 중계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도박금을 입금받아 막대한 수익을 취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으로 징역 6년과 약 110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고, 이 형사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국세청은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도박 수익을 근거로 A에게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46,896,411,020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 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 고양세무서장은 일부 과세표준을 감액 경정하여 2012년 및 2013년 귀속 종합소득세가 일부 줄어들었습니다. 원고는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처분이 무효이며 △자신은 공동사업자가 아닌 단순 피고용인에 불과하고 △과세표준 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해외에서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조세 포탈 행위를 했으므로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며, 형사판결에 따라 원고가 공동사업자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과세표준 산정 역시 관련 형사판결과 다른 행정소송에서 인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감액 경정된 부분을 제외한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필리핀에서 인터넷 도박 중계 사이트를 개설 운영하여 불법 수익을 취득하고, 그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람.
• 피고 고양세무서장: 원고 A에게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수익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세무 당국.

분쟁 상황

원고 A는 B, C 등과 공모하여 필리핀 마닐라에 인터넷 도박 중계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하며 내국인들을 회원으로 모집하여 스포츠 베팅 도박 행위를 하게 했습니다. 이 범죄 행위로 인해 원고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 등), 도박공간개설, 상습도박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6년과 11,020,335,830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고, 이 형사판결은 대법원을 거쳐 2018년 10월 30일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9년 2월 1일,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도금 입금액 약 3,548억 원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9년 3월부터 7월까지 원고에 대한 통합 조사를 실시했고, 원고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다수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수익을 은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 고양세무서장은 2019년 8월 14일 원고에게 2012년부터 2015년 귀속 종합소득세 총 46,896,411,02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기각되자, 최종적으로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소송 진행 중 피고는 일부 중복 입금액 등을 제외하여 2012년 및 2013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일부 감액 경정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부과제척기간의 도과 여부: 원고에게 부과된 종합소득세 처분이 법정 신고기한으로부터 5년이 경과하여 무효인지, 아니면 원고의 부정행위로 인해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 여부.
2. 공동사업자 해당 여부: 원고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공동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주범의 피고용인에 불과한지 여부.
3. 과세표준 산정의 적정 여부: 피고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을 산정한 방식이 합리적이고 정확한지, 즉 계좌거래내역에 무관한 내용이나 오류가 포함되어 과도하게 산정된 것은 아닌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의 소 중 2012년 귀속 종합소득세 12,042,502,421원(가산세 포함) 중 12,029,670,545원(가산세 포함)을 초과하는 부분과, 2013년 귀속 종합소득세 30,345,780,980원(가산세 포함) 중 22,188,949,178원(가산세 포함)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취소청구는 이미 감액 경정되어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했습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즉, 감액 경정 후 남은 세액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3.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모든 핵심 쟁점(부과제척기간 도과, 공동사업자 지위, 과세표준 산정의 부당성)에 대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감액 경정된 일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당초 부과된 금액에서 감액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종합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세 부과제척기간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 세무 당국이 납세자에게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입니다. 그러나 납세자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그 부과제척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됩니다.
   •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는 단순히 세법상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를 하는 것을 넘어,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수입이나 매출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의 행위가 포함됩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는 필리핀에서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다수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수익을 은닉했으며,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적극적인 조세 포탈을 위한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했습니다.

2. 공동사업자 판단 기준 및 형사판결의 증명력:

   • 공동사업자는 둘 이상이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하고 그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분배하기로 약정하는 경우에 인정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사업 운영에 대한 공동의 기여와 이익 분배 약정의 유무입니다.
   • 행정재판에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나 다른 행정재판의 사실 인정은 강력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행정소송에서도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는 주범의 제안에 따라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전체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운영에 참여했으며, 범죄 수익금을 분배받은 사실이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원고가 공동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과세표준 산정의 적법성 및 증명책임:

   • 조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과세 요건 사실(예: 소득 발생, 누락 금액)에 대한 증명 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 그러나 납세의무자가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득을 은닉한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경험칙이나 간접적인 사실(예: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입금액, 금융거래 내역)을 통해 과세표준을 추정하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는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도금 입금액, 원고의 지분율, 관련 비용 등을 토대로 과세표준을 산정했습니다. 또한, 중복 입금액이나 무관한 거래 내역에 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감액 경정이 이루어졌거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과세표준 산정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행위를 '도박개장'으로 보아 그 수익을 과세 대상으로 삼은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불법 소득도 과세 대상: 불법적인 사업 활동으로 얻은 소득이라 할지라도 세법상 과세 대상이 됩니다. 소득의 원천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차명계좌 사용 및 장부 미작성 시 불이익: 차명계좌를 사용하거나 매출 내역을 알 수 있는 장부를 고의로 작성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소득을 숨기려 할 경우, 이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인정되어 국세 부과제척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됩니다. 이는 세무 당국이 더 오랜 기간 동안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3. 형사판결의 영향력: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은 세금과 관련된 행정소송에서 매우 강력한 증거 자료로 작용합니다. 특히 범죄수익의 규모나 수익 분배 방식 등이 형사판결에서 확정되었다면, 이를 뒤집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4. 공동사업자의 책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수익을 나누기로 약정했다면, 각자는 공동사업자로서 사업으로 인한 소득에 대한 세금 납부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단순히 자신이 주도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형사판결 등에서 공동의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동사업자 지위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5. 과세표준 산정의 정당성: 세무 당국은 납세자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은닉하는 경우, 검찰 수사 자료, 관련 형사판결문, 금융거래 내역 등 확보할 수 있는 모든 간접적인 증거를 종합하여 과세표준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과세표준 산정에 중복되거나 무관한 금액이 포함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명확하게 입증할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