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농장 가축분뇨 유출로 인한 시설설치허가 취소 사건

원고가 운영하던 돼지 농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가축분뇨가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자, 피고 철원군수가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취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피고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강원 철원군에서 돼지 농장을 임차하여 운영하던 농장주
• 피고 철원군수: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 및 취소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원고는 2019년 7월부터 강원 철원군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2020년 2월 20일, 퇴비화 작업 중 가축분뇨 약 4톤이 넘쳐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어 철원군수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1차 위반행위). 이에 더해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2020년 8월 23일, 다시 펌프 이송 작업 중 가축분뇨 약 120톤(추정)이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2차 위반행위). 철원군수는 2년 이내 2회 위반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를 취소했고, 원고는 이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철원군수가 원고에게 내린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즉, 피고 철원군수의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

결론

법원은 가축분뇨의 적정 처리와 환경오염 방지, 그리고 국민 건강 향상이라는 공익이, 원고가 시설 운영 중단으로 입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원고가 시설 노후화에 대한 보완 권고를 받았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두 차례에 걸쳐 대량의 가축분뇨를 유출시킨 점, 이로 인해 인근 하천 오염과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허가 취소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구 가축분뇨법)은 가축분뇨를 적절히 처리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구 가축분뇨법 제17조 제1항: 가축분뇨 배출시설을 설치한 자는 가축분뇨를 처리시설에 유입하지 않거나, 자원화하지 않은 상태, 또는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배출하는 행위가 엄격히 금지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 엄격히 규제됩니다.
• 구 가축분뇨법 제18조 제1항: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은 해당 배출시설의 사용 중지 또는 폐쇄를 명하거나, 허가 또는 신고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특히 2년 이내 2회 위반 시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 구 가축분뇨법 제12조의2 제1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8조 별표 2: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자는 구조물이 토압, 수압, 자체 중량 및 기타 무게에 견딜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하며, 부식되거나 변형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가축분뇨 등이 빗물이나 지표수로 유출되지 않도록 비가림시설이나 유출방지턱 등 필요한 설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퇴비화시설의 경우 배출되는 가축분뇨를 1개월 이상(톱밥 등 수분조절재 사용 시 2개월 이상) 건조·발효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가 설치한 토사턱이 가축분뇨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유실된 것은 이러한 설치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구 가축분뇨법 제50조 제6호: 가축분뇨 관련 영업자가 업무상 과실로 제17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로 인한 환경오염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됨을 명시하며, 본 사건에서 원고는 1, 2차 위반행위 모두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 행정처분 재량권 판단 기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 조치는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해지며,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는 위반 행위의 내용과 정도, 그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 그리고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심리하여 판단됩니다. 처분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대외적 구속력은 없으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위반 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가축분뇨법의 목적, 원고의 위반행위의 중대성, 주민 민원과 환경오염 등을 고려할 때 취소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가축분뇨 배출시설을 운영하는 농장주는 시설 노후화나 파손 시 즉시 보수 및 보강하여야 합니다. 특히 가축분뇨가 빗물이나 지표수로 유출되지 않도록 비가림시설이나 유출방지턱 등 필요한 설비를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악천후나 자연재해 시에도 가축분뇨 유출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하며, 다른 농장들이 정상적으로 처리한 경우 자연재해를 이유로 위반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에 유사한 위반으로 경고나 과태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이후 위반 시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개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축분뇨 유출은 인근 하천 오염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악취 민원 등 심각한 환경 문제로 이어져, 시설 운영 허가 취소와 같은 강력한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규 위반행위가 고의가 아니더라도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도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