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 A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법인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조세범처벌법 위반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원심 판결에 법률 위반(구법과 신법 적용 오류 및 벌금형 양정 방식 오류)이 있음을 지적하고,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이 건전한 세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범죄임을 강조하며 징역 6월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6년 1월 7일부터 2016년 3월 10일까지 법인 명의를 개설하고, 이 명의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이를 대여하여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실제로 피고인이 명의를 빌려준 법인을 통해 26억여 원에 달하는 거액의 허위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심 판결에서 구 조세범처벌법이 아닌 신법을 적용한 법률 위반 여부, 조세범처벌법 위반 범칙행위에 대한 벌금형 선고 시 각 죄마다 벌금을 따로 양정하여 합산해야 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점, 그리고 피고인의 양형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합니다. 검사의 양형 주장은 받아들여졌고 피고인의 양형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이 구 조세범처벌법이 아닌 신법을 적용하고, 여러 범칙행위에 대한 벌금형을 각 죄마다 따로 양정하지 않고 합산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 위반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새로 내린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방조범이며 취득 이익이 크지 않은 점을 유리하게 보면서도, 직접 법인 명의 개설에 관여하고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여 26억여 원의 허위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점 등 건전한 세정 질서를 어지럽힌 중대한 범죄임을 고려하여 징역 6월의 형을 정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조세범처벌법과 형법의 여러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1.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이 조항은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하거나 수취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범행은 2016년 초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2018년 12월 31일 개정되기 전의 구 조세범처벌법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원심에서는 신법을 적용하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2. 형법 제32조 (방조범): 피고인은 직접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이 아니라 법인 명의를 대여하여 다른 사람의 범행을 도왔기 때문에 방조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3. 형법 제37조 후단 및 제39조 제1항 (경합범): 피고인에게 과거에 다른 범죄 전력이 있고 이 사건 범행과 '판결이 확정된 죄'가 있을 경우, 이들 관계를 '후단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이때에는 이전에 확정된 죄의 형량과 이번 죄의 형량을 종합하여 새로 형을 정하게 됩니다.
4.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경합범 가중): 하나의 판결에서 여러 죄를 동시에 선고할 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이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세범처벌법 상 범칙행위로 인한 벌금형을 선고할 때에는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중 벌금경합에 관한 제한가중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각 범칙행위마다 벌금형을 따로 정하여 이를 합산한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원심에서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법률 위반으로 지적되었습니다.
5.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및 제6항: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거나 양형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거나 개인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본인이 직접 회사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명의를 대여하는 경우 그 명의로 발생한 불법 행위, 특히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과 같은 조세 범죄에 대해서는 방조범으로서 무거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허위 세금계산서는 국가의 세금을 속이고 건전한 경제 질서를 심각하게 해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이러한 범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행위는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적극적인 가담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그 피해액이 클수록 더욱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조세범처벌법에 규정된 범칙행위의 경우, 여러 건의 범죄가 경합될 때 벌금형을 선고한다면 각 범죄마다 벌금액을 따로 정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 형법상 벌금 경합범 처리와는 다른 방식이므로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