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계좌와 통장 빌려주고 핵 프로그램 유포를 도운 사건

피고인 A는 과거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사업자 명의 계좌 및 관련 접근매체를 양도하고, 핵 프로그램 유포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본인 명의 계좌와 사업자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빌려주어 해당 범죄를 도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A에게 징역 10개월과 500만 원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과거 군인등강제추행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후, 접근매체 양도 및 대여, 악성 프로그램 유포 방조 혐의로 다시 기소된 사람
• 성명불상자: 피고인 A에게 사업자명의 계좌 2개를 양도받는 대가로 현금 150만 원을 지급한 사람
• K: 피고인 A에게 핵 프로그램 판매에 필요하다며 계좌를 빌려달라고 제안한 사람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세 차례에 걸쳐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여했습니다.

1. 2020년 1월 20일경, 피고인 A는 성명불상자로부터 '사업자명의 계좌 2개를 양도하면 현금 150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이 설립한 (유)D 명의의 E은행 계좌와 G은행 계좌의 통장, 직불카드 등 접근매체를 건네주고 현금 150만 원을 받았습니다.
2. 2020년 2월 말경, 피고인 A는 K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판매에 필요하니 계좌를 빌려주면 월 1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명의 L 계좌에 연결된 휴대전화기 1대와 체크카드 1장이 핵 프로그램 유포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2달 사용료 200만 원을 받고 K에게 전달했습니다.
3. 2020년 4월 초순경, 피고인 A는 같은 장소에서 K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판매에 필요하니 계좌를 빌려주면 월 15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이 설립한 (유)D 명의 기업은행 계좌에 연결된 보안매체(USB)와 현금카드가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2달 사용료 300만 원을 받고 K에게 전달하여 악성 프로그램 유포 범행을 도왔습니다.

핵심 쟁점

접근매체 양도 및 대여 금지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악성 프로그램 유포 방조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500만 원을 추징하며,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결론

법원은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 양도 및 대여 행위가 사회적 폐해가 큰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아 엄격히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을 불리하게,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을 유리하게 참작하여 형을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에 해당하며, 다음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1.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3호 및 제49조 제4항 제1호, 제2호(접근매체 양도 및 대여 금지)​: 이 법률은 통장, 직불카드, 모바일 뱅킹 정보 등 금융 거래에 사용되는 '접근매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거나 빌려주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피고인 A는 자신의 법인 명의 계좌와 개인 명의 계좌의 통장, 직불카드, 휴대전화, 체크카드, 보안 USB, 현금카드 등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거나 빌려줌으로써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특히 핵 프로그램 판매와 같이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빌려준 것은 더 큰 책임을 묻는 근거가 됩니다. 이러한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 및 제70조의2(악성 프로그램 유포 금지 및 방조죄)​: 이 법률은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의 정보통신망을 훼손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핵 프로그램 등)'을 전달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피고인 A는 핵 프로그램 판매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계좌 및 접근매체를 빌려주어 K이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는 범행을 돕는 '방조' 역할을 했습니다. 악성 프로그램 유포 방조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3. 형법 제32조 제1항(방조범)​: 정범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한 경우 방조범이 되어 정범의 형량보다 감경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는 K의 악성 프로그램 유포 범행에 필수적인 계좌를 제공하여 K의 범행을 도왔으므로 방조범으로 처벌받았습니다.
4. 형법 제35조(누범)​: 이전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이 가중됩니다. 피고인 A는 과거 징역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누범 가중이 적용되었습니다.
5.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 제2항(추징)​: 범죄행위로 인해 얻은 재산은 몰수되며,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피고인 A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여하여 받은 150만 원, 200만 원, 300만 원 등 총 650만 원 중 법원에서 인정한 금액인 500만 원이 범죄수익으로 판단되어 추징되었습니다.
6.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가납명령)​: 추징금은 판결 확정 후 집행되지만, 가납명령이 내려지면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일시적으로 추징금을 납부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재산을 숨기거나 처분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참고 사항

자신의 통장, 카드, 모바일 뱅킹 정보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도박, 불법 자금세탁 등 심각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업자 명의의 계좌나 접근매체는 법인의 자금 흐름과 관련되어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절대 타인에게 넘겨주어서는 안 됩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 정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것은 설령 직접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해당 범죄를 돕는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악성 프로그램 유포와 같은 심각한 범죄에 연루될 경우 그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 범죄 전력이 있거나 집행유예 또는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형량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현금을 즉시 지급하겠다는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금융 정보를 넘겨주는 행위는 당장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