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경정공원 조명탑 설치 관련 시정명령 취소 판결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원고)이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현 경정공원)에 설치된 전광판과 조명탑에 대한 하남시장의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11개의 조명탑 중 10개와 전광판은 적법하게 설치되었다고 보아 시정명령을 취소했지만,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밖에 설치된 1개 조명탑(②번)에 대한 시정명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체육시설 확충 및 재정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현 경정공원)을 관리하고 있음)
• 피고: 하남시장 (경기장 내 전광판 및 조명탑이 불법시설물이라며 원상복구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내린 행정기관)

분쟁 상황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2년경 하남시 미사동 272 외 여러 필지에 위치한 미사리 조정경기장(현재 경정공원)에 전광판 1대와 조명탑 11개를 설치했습니다. 설치된 조명탑 중 1개(②번 조명탑)는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밖인 하남시 미사동 282-1 하천 부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4일, 하남시장은 이 전광판과 조명탑들이 개발행위제한 구역 내에 있으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고 축조된 불법시설물이라며 원상복구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사전 통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단은 2002년 12월 31일 폐지된 구 도시계획법 시행규칙(2000년 7월 4일 부령 제24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6호 너목에 따른 경정장 및 그 부대시설의 일부로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허가를 받은 후 설치된 것이므로 별도의 공작물 축조신고는 불필요했고, 2002년 6월 14일 사용승인을 받을 당시에도 준공도 및 건축물대장에 기재되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하남시장은 2021년 3월 22일,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와 제30조에 따라 해당 시설물들을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공단은 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밖에 설치된 ②번 조명탑의 적법성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남시장의 시정명령이 처분 근거나 이유를 충분히 명시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2. ②번 조명탑을 제외한 나머지 전광판 및 조명탑 10개가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허가 대상에 포함되어 적법하게 설치되었는지 여부입니다.
3.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밖에 설치된 ②번 조명탑에 대한 시정명령이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하남시장)가 2021년 3월 22일 원고(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에게 내린 시정명령 중 하남시 미사동 282-1에 위치한 조명탑(이 판결에서 ②번 조명탑으로 특정됨)을 제외한 나머지 전광판 및 조명탑 10개에 대한 시정명령을 취소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 즉 ②번 조명탑에 대한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요구는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합니다.

결론

법원은 경정공원 내 설치된 대부분의 시설물(전광판 및 10개의 조명탑)에 대한 시정명령은 적법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판단하여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을 벗어나 설치된 특정 조명탑 1개에 대한 시정명령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유지했습니다. 이는 개발제한구역 내 시설물 설치 시 정확한 허가 범위와 부지 경계를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허가받은 내용과 다르게 설치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의 시정명령이 정당하게 내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처분의 이유 제시)​: 행정청이 어떤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가 되는 법령과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는 처분을 받은 사람이 어떤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여 불복 절차를 밟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하남시장이 시정명령의 근거 법령(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30조)을 명시하고 불법행위 내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 도시계획법 시행규칙 제7조 제1항 제6호 너목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허가 예외)​: 2002년 12월 31일 폐지된 이 법령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건축물 건축이나 공작물 설치 등의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외적으로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하남시 미사동의 조정경기장 안에 설치하는 경정장 및 그 부대시설에 대해서는 시장·군수가 행위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조항 덕분에 공단이 설치한 전광판과 대부분의 조명탑은 '경정장 및 그 부대시설'로 인정되어 적법하게 허가받은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발제한구역법)​: 이 법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국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법원은 ②번 조명탑에 대한 시정명령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 개발제한구역 내 무분별한 시설물 설치를 제한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 법의 공익적 목적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특히 제12조는 개발제한구역에서의 행위 제한 및 허가에 대해, 제30조는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기관이 개인에게 어떤 공적인 견해 표명을 했고, 개인이 이를 신뢰하여 어떤 행위를 한 경우, 행정기관은 그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청의 명확한 '공적인 견해 표명'이 있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하남시가 20년간 ②번 조명탑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공적인 견해 표명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허가 내용과 다르게 시설물을 설치한 공단에게도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아 신뢰보호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비례의 원칙)​: 행정기관이 어떤 처분을 내릴 때, 그 처분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로 인해 침해되는 개인의 이익과 달성하려는 공익 사이에 합리적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②번 조명탑의 경우 개발제한구역법이 추구하는 공익(도시 확산 방지, 자연환경 보전)을 고려할 때 불법 시설물 철거의 필요성이 크며, 철거 비용이 과다하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공단의 사익이 과도하게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행정처분 이유의 명확성 확인: 행정기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이나 그 밖의 행정처분을 받았다면,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 법령과 구체적인 이유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불분명하다면,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명확한 이유 제시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권리 구제 절차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 개발제한구역 내 시설물 설치 허가 범위 준수: 개발제한구역 내에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구 도시계획법 시행규칙 제7조 제1항 제6호 너목과 같은 관련 법령에 명시된 허가 대상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부대시설'로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시설물의 위치나 규모가 허가받은 내용과 일치하는지, 그리고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내에 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 부지 경계의 정확한 확인: 시설물 설치 전에는 반드시 토지대장, 지적도 등 공식적인 서류를 통해 정확한 부지 경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허가받은 부지 경계선 밖에 시설물이 설치되면, 설령 그것이 주된 시설의 부대시설이라 할지라도 적법한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로 간주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 행정기관의 장기간 침묵의 의미: 행정기관이 불법 시설물에 대해 장기간(이 사건에서는 20년)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해당 시설물이 합법화되거나 행정기관이 이를 묵인한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기관이 특정 행위가 적법하다고 명확하게 '공적인 견해 표명'을 했어야 하며, 단순히 시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공익과 사익의 균형: 개발제한구역법과 같은 법률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막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은 공익 보호를 위한 정당한 행정작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정명령으로 인한 개인의 손해가 크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이상으로 공익에 비해 사익 침해가 과도하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를 들어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