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성당 일조권 및 환경 피해 주장 사건

서울 서대문구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에 위치한 D성당의 소유주인 재단법인 A가 사업시행 변경계획 인가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단법인 A는 변경된 사업계획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고 건축법상 일조권 확보 규정을 위반했으며, 재량권을 남용하여 성당의 일조권, 조망권 및 사생활, 안전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며, 사업시행계획 변경에 조합원의 동의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해당 구역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어 일조권 규정 적용이 배제되었고, 공공의 이익과 다른 조합원들의 권리가 원고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재단법인 A (원고): 서울 서대문구 B재정비촉진구역 내 D성당을 소유한 법인으로, 재개발조합의 조합원.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청장 (피고 1): B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한 행정청.
• B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피고 2): 서울 서대문구 C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조합.

분쟁 상황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에 D성당을 소유한 재단법인 A는 해당 지역의 재개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당의 존치를 요구했습니다. 2008년 최초 재정비촉진계획과 2009년 사업시행계획에는 D성당을 철거하고 이전·신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원고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2020년 서울특별시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D성당이 존치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피고 조합은 2021년 D성당 존치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한 사업시행 변경계획을 수립하여 2022년 피고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고, 건축법상 일조권 확보 규정을 위반했으며, 새로운 아파트 신축과 도로 신설로 인해 성당의 일조권, 조망권, 사생활 및 유사시 안전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재개발 사업시행 변경계획 인가 시 존치 건축물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건축법상 일조권 규정 위반 여부, 그리고 사업시행계획 수립 과정에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재단법인 A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피고 서대문구청장에 대한 청구 기각 (인가처분 취소 요청):

   • 원고는 사업시행 변경계획 자체의 하자를 주장하며 인가처분 취소를 요구했으나, 법원은 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하자가 아닌 기본 행위(사업시행계획)의 하자를 다투는 것으로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 기각 (사업시행 변경계획 취소 요청):

   • 구 도시정비법 위반 (존치 건축물 소유주 동의 미획득) 주장 기각: 구 도시정비법 제33조 제2항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이 아닌 '작성' 시에 존치 건축물 소유주의 동의를 규정하고 있어 변경계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D성당의 존치는 상위 계획인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조합이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건축법령 위반 (일조권 침해) 주장 기각: 이 사건 아파트 부지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어 건축법 제61조(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적용이 배제되었으므로, 건축법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주장한 '특별건축구역 운영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도 불분명하며, 해당 가이드라인이 사건 발생 시점 이후에 제정되어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기각: 법원은 D성당의 일조시간 감소 및 도로의 일부 침범 사실은 인정했으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공익적 목적(주거환경 개선)과 다른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고려할 때, 원고의 불이익이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종교시설의 일조 이익은 주거용 건물과 다르며, 도심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의 일조권 침해를 감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도로는 2008년 재정비촉진계획에 포함되어 확정된 내용이며, 원고도 D성당 존치 요구 당시부터 변경될 사업계획의 영향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조망권 및 사생활 침해 역시 관계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고,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수인 한도를 넘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재단법인 A는 재개발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성당의 일조권, 조망권, 사생활 침해 및 안전 문제를 주장하며 인가처분 취소를 요구했으나, 법원은 이 사업이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고 재량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변경 시 동의 요건,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따른 건축규제 완화, 그리고 행정계획의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에 대한 법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존치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
  • 법리: 이 조항은 사업시행계획을 '작성'하고자 할 때 존치 또는 리모델링되는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적용: 법원은 이 규정이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상위 계획인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D성당의 존치가 결정된 이후 그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한 경우에는 별도의 소유자 동의를 얻지 않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건축법 제61조 제1항, 구 건축법 시행령 제86조 제1항 제2호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 법리: 전용주거지역 및 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여 일조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 적용: 그러나 건축법 제69조 제1항 제2호 나목, 제70조 제3호, 제73조 제1항 제1호 및 구 건축법 시행령 제106조 제2항 별표 3에 따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경우, 특정 조건(1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등)을 충족하면 건축법 제61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해당 아파트 부지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어 일조권 규제가 배제되었으므로, 건축법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행정계획의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법리:
  • 법리: 행정계획은 행정주체에게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을 부여하지만, 관련 공익과 사익을 비교·형량해야 하는 제한이 있습니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고려 대상 누락, 또는 형량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게 됩니다.
  • 적용: 법원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공익적 목적과 다른 조합원들의 재산권 등 공익이 원고가 주장하는 일조권, 조망권, 사생활 침해 등의 불이익보다 작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종교시설의 일조 이익은 주거용 건물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으며, 도심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침해는 수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재량권 남용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서 자신의 건축물에 대한 권리 침해가 예상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획의 위계와 효력 이해하기: 재정비촉진계획, 정비계획, 사업시행계획 등 도시정비사업의 다양한 계획들은 서로 위계를 가집니다. 상위 계획이 변경되면 하위 계획의 내용도 그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상위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변경은 별도의 동의 요건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법규정의 적용 범위 확인하기: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 의무나 일조권 등 건축물의 높이 제한과 같은 법규정은 그 적용 범위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본 사례처럼 '계획의 작성'과 '계획의 변경'에 대한 동의 요건이 다를 수 있으며, '특별건축구역' 지정과 같은 특례 조항이 적용되면 일반적인 건축 규제가 배제될 수 있습니다.
• 사업의 공공성과 사익의 형량: 법원은 재개발 사업의 공공적 성격과 그로 인한 공익(주거환경 개선, 도시 기능 향상 등)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개별적인 사유 재산권 침해 주장이 있더라도, 공익과 사익을 비교 형량하여 특정 침해가 사회적으로 수인해야 하는 한도를 넘어서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 건축물 유형별 특성 고려: 종교시설과 같은 비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일조권, 조망권 등의 침해로 인한 피해 정도를 주거용 건축물과 동일하게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건물의 실제 이용 목적과 그에 따른 필요성을 법률적으로 효과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조합원으로서의 책임과 권리: 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라면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대한 이해와 어느 정도의 감내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