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제공 제약회사 약제 가격 인하 처분 유지 판결

제약회사 A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병원 및 의료인에게 약 60억 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A 회사가 제조 및 판매하는 122개 약제의 상한금액을 평균 9.63% 인하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A 회사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리베이트 관련 약제 선정, 약가 인하율 산정 방식, 그리고 처분의 비례 원칙 준수 등 A 회사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약가 인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아 약제를 제조·판매하는 제약회사로,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해 약제 상한금액 인하 처분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 B 주식회사 (원고보조참가인): A 주식회사로부터 약제를 공급받아 국내에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 보건복지부장관 (피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약제 상한금액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의 장으로,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확인하여 A 회사의 약제 상한금액을 인하한 주체입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피고보조참가인): 건강보험 심사 및 보험료 관리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약가 조정 처분에 법률상 이익이 있는 관련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A 주식회사는 2009년 2월경부터 2017년경까지 전국 병·의원 개설자 및 종사자에게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총 3,433회에 걸쳐 약 44억 원, 추가적으로 약 1억 2,000만 원, 그리고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인 보건복지부장관은 2022년 4월 29일, A 회사가 제조·판매하는 122개 약제의 상한금액을 평균 9.63% 인하하는 내용의 고시를 발표했습니다. A 회사는 이 처분이 리베이트 관련 약제 선정과 약가 인하율 산정 방식에서 위법하고,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리베이트 제공 당시 품목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비급여 대상이었던 약제, 또는 조사 기간 후에 판매된 약제가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
2. 특정 요양기관 내 리베이트를 받지 않은 의료인이 처방한 약제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지 여부.
3. 처방 이력이 없거나 극소수의 요양기관에서 소량만 처방된 약제도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4. 제조사가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다른 회사가 독점 판매권을 가진 약제도 리베이트 관련성이 인정되어 인하 대상이 되는지 여부.
5. 약가 인하율 산정 시 실거래가 조사 결과에 따른 조정 효과가 중복 인하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일부 비급여 대상 약제가 누락되었는지 여부.
6. 이미 형사처벌과 다른 행정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이 사건 약가 인하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약제 상한금액 조정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1. 리베이트는 포괄적인 판매 촉진 목적으로 제공되었으므로, 품목허가 시기나 급여 대상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관련 약제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특정 요양기관 내에서 리베이트를 받지 않은 의료인이 처방한 약제라도 리베이트를 받은 요양기관에서 처방·판매된 약제는 상한금액 조정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처방 이력이 없거나 소량 처방된 약제라도 리베이트가 제공되었다면 약가에 거품이 있다고 간주하여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4. 품목허가권자로서 약제 판매에 경제적 유인이 있는 경우, 판매권이 다른 회사에 있더라도 리베이트 관련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5. 실거래가 조정과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약가 조정은 목적과 사유가 다르므로 중복 인하로 볼 수 없으며, 비급여 약제 누락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6. 약가 인하율이 최대 20%로 제한되는 점과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제약회사가 의료기관 등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약제 상한금액을 인하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리베이트를 통한 의약품 유통 질서 문란 행위를 엄격히 제재하고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판단을 지지했습니다. 이는 리베이트 관행의 근절과 의약품 가격의 합리성 유지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약사법 (제47조 제2항, 제94조의2, 제31조 등)​: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도매상이 판매 촉진 목적으로 의료인 등에게 금품이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부과합니다. 또한 품목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를 명시하여 리베이트 제공의 주체를 규정합니다.
•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가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리베이트를 받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합니다.
•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 제2항, 제45조 제1항, 제7항),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제4항 제12호, 제14조),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제8조 제2항 제12호 [별표 7])​: 이러한 법규들은 요양급여 대상 약제의 상한금액 결정 및 조정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판매 촉진을 위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직권으로 상한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인하율 산정 기준(요양기관의 결정금액 대비 부당금액 총액 비율)과 상한(20% 이내)을 명시합니다. 이러한 상한금액 조정은 약가의 합리적 조정과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제재적 성격을 동시에 가집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 원칙: 행정기관의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법하게 됩니다. 법원은 약가 조정 처분이 약가 합리화와 리베이트 제재라는 두 가지 목적을 겸유함을 고려하여 이 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합니다.
• 비례의 원칙: 행정 처분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처분으로 인한 사익 침해보다 달성하려는 공익이 더 커야 합니다. 법원은 리베이트의 심각성, 공익 보호의 필요성, 인하율의 제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약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별도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해당 약제의 상한금액이 인하될 수 있습니다.
• 약가 인하 처분은 리베이트로 인한 약가 거품을 제거하고,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하려는 목적을 동시에 가집니다.
• 리베이트가 특정 의약품을 대상으로 명확히 확인되지 않더라도, 해당 제약회사가 취급하는 모든 의약품의 판매 촉진과 포괄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약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약제의 품목허가 시기나 급여 대상 여부, 심지어 처방 이력이 없는 약제라도 리베이트와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제조사가 약제의 품목허가권을 가지고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면, 실제 판매를 다른 회사가 독점하더라도 리베이트 관련성이 인정되어 약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약가 인하율 산정 시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약가 조정과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약가 조정은 서로 다른 목적과 사유를 가지므로, 두 제도로 인한 인하 효과가 중복되어 발생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 과거에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해 형사처벌이나 다른 행정처분을 받았더라도, 약가 인하 처분은 별개의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리베이트의 사회적 폐해와 공익 보호의 필요성이 중대하게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