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임대주택 상수도 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판결

서울주택도시공사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특별시 동부수도사업소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 부과처분이 부과 전 협의 절차 누락, 감면 요건 미고지 등 절차상 하자와 사업 시행자가 이미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이를 공제하지 않아 이중 부과에 해당한다는 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절차상 및 실체상 하자를 인정하여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다만,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까지는 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 중랑구 신내동 일원에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시행자
• 서울특별시 동부수도사업소장: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행정청

분쟁 상황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 중랑구 신내동 일원 296,986.7㎡에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신내3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의 사업시행자입니다. 이 사업에 포함된 필지 소유자들이 급수공사를 신청하자, 서울특별시 동부수도사업소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 부담금 부과가 위법하다며 2021년 9월 17일 서울특별시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이의신청 대상이라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이에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부담금 부과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요 다툼은 부담금 부과 과정에서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이미 사업 시행자가 부담한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공제해야 하는지 등입니다.

핵심 쟁점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시 사전 협의 및 고지 의무 이행 여부 국민임대주택 사업에서 사업 시행자가 이미 부담한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원인자부담금에서 공제해야 하는지 여부 부담금 부과처분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2021년 3월 25일, 3월 26일, 4월 2일에 각각 부과한 세 건의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원고가 주장한 주위적 청구(무효 확인)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취소)는 인용한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대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와 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절차상 하자로는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에 따른 원인자부담금 산정 기준과 납부 방법에 대한 사전 협의 절차가 누락되었고,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감면 요건 및 방법, 의견 제출 기간 등의 사전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었습니다. 실체상 하자로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도시설을 직접 설치하여 3,389,840,935원의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피고가 이 비용을 전혀 공제하지 않고 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 부과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하자들이 중대하지만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처분이 무효까지는 아니고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행정청의 부담금 부과 시 준수해야 할 절차적 의무와 부과 기준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의 적법성을 다룬 것으로, 주로 수도법, 수도법 시행령, 부담금관리 기본법의 규정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수도법 제71조 (원인자부담금)​ 이 조항은 수도사업자가 수도공사 등에 비용이 발생한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특히 제2항은 부담금의 산정 기준과 징수 방법 등에 대해 부담할 자와 미리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협의 절차가 형식적이거나 누락된 경우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원인자부담금의 산정기준과 징수방법 등)​ 수도법 제71조의 위임을 받아, 수도사업자는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기 전에 원인자부담금의 산정 기준과 납부 방법 등에 대해 부담할 자와 미리 협의해야 한다고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만약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도사업자가 수돗물 사용량 등을 고려하여 금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와의 사이에 원인자부담금 산정 기준 및 납부 방법에 대한 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하자로 인정했습니다.
3.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 (부담금의 부과원칙 등)​ 이 조항은 부담금이 설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부과되어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하나의 부과대상에 이중으로 부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이미 수도시설 설치에 상당한 비용(3,389,840,935원)을 지출했음에도 피고가 이를 전혀 공제하지 않고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이중 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4.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2항 (사전 고지 의무)​ 부담금 부과권자는 부담금 납부 의무자에게 부담금 부과의 법적 근거, 납부 금액, 산출 근거, 납부 방법 및 미납 시 조치 사항뿐만 아니라 부담금의 감면 요건 및 방법, 의견 제출에 관한 사항 등을 미리 알려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부담금 감면 요건 및 방법, 의견 제출 기간 등 중요한 사항을 원고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하자로 인정했습니다.
5. 행정행위의 하자와 그 효력에 대한 법리 행정처분에 위법 사유가 있을 때,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인지, 아니면 중대하지만 명백하지 않아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무효는 처분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것이고, 취소는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해 취소되어야만 효력을 잃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부담금 부과처분에 중대한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지만, 대법원 판결에 따른 납부 의무자 변경, 공제 범위의 재량성 등을 고려할 때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무효까지는 아니고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수도시설 신설, 증설 등으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대상이 될 경우 아래 사항들을 꼭 확인하고 준비하세요.

1. 사전 협의 및 고지 내용 확인: 수도사업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부담금 산정 기준, 납부 방법, 감면 요건 및 방법, 의견 제출 기한 등을 명확히 고지받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협의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었다면 부과처분 취소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자신이 지출한 비용 내역 정리: 사업 시행자가 이미 수도시설 설치에 비용을 지출했다면, 해당 비용 내역을 상세히 정리하고 증빙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원인자부담금이 이중으로 부과되는 것을 막고, 이미 지출한 비용을 공제받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3. 관련 법령 및 조례 검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수도법, 수도법 시행령, 관련 조례(예: 서울특별시 수도시설 이설 등 원인자부담금 징수 조례)를 숙지하여 부과 요건, 산정 기준, 감면 규정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4. 행정 절차 진행 시 주의: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고려할 경우, 처분의 위법성이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무효 확인 소송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인용될 수 있고, 취소 소송은 그보다 넓은 범위의 위법성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공공사업의 특수성 고려: 국민임대주택과 같은 공공사업의 경우, 주택법 등 관련 특별법의 간선시설 설치 의무 규정 등이 수도법의 원인자부담금 규정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