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직원의 내부 감사 정보 누설 징계 사건

D공단 소속 직원 E는 감사부장 재직 중 지인과의 사적인 술자리에서 2017년 내부경영평가 조작 의혹, 인사위원회 논의 내용, 평가위원별 평가 점수 등 직무상 알게 된 비밀 또는 정보를 누설했습니다. 이 대화 내용은 녹음되어 노동조합에 전달되었고, D공단은 E에게 비밀누설 및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E는 이 징계가 부당하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사유는 인정하지만 징계 양정(수위)이 과중하여 부당하다고 판정했습니다. 이에 D공단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D공단의 청구를 기각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D공단: 진료 및 보호 사업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으로, 사건의 원고로서 직원에 대한 정직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 E (참가인): D공단 소속 직원으로, 감사실 감사부장과 관리부장을 역임했습니다.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외부에 누설하여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D공단의 정직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피고보조참가인입니다.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E에 대한 D공단의 정직 처분이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재심 판정을 내린 기관의 대표입니다. 사건의 피고입니다.

분쟁 상황

D공단 소속 감사부장 E는 2019년 10월 5일 입사 동기 H과 술을 마시던 중, 2017년 내부경영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된 내부 감사 내용, 인사위원회 논의 내용, 경영효율성 평가위원별 점수 등 직무상 알게 된 비밀 또는 정보를 누설했습니다. H은 이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Z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이 녹취록은 I 이사장과 Q 실장에 대한 업무방해죄 형사 고소 사건의 증거로 제출되어 1심에서 유죄 판결까지 이어졌습니다. D공단은 2020년 6월 12일 익명의 제보로 이 사실을 인지한 후, 2020년 11월 24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E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E는 이에 불복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수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E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에 D공단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법원은 D공단의 E에 대한 정직 처분과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 주요 쟁점을 검토했습니다.

1.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D공단법 제12조의2(대표권 제한) 위반 여부 및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 여부.
2. E의 비밀 누설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 징계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
3. 정직 3개월의 징계 양정(수위)이 사회 통념상 적정한지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처분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D공단의 청구를 기각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재심 판정(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은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판단)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D공단이 E에게 내린 정직 3개월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처분이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D공단 소속 직원 E가 직무상 비밀 및 정보를 누설한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D공단이 내린 정직 3개월의 징계는 E의 고의성이나 비위의 정도,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과중한 처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D공단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 취소를 요구한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징계권자의 재량권과 재량권 일탈·남용:

• 법원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도 징계권자가 내린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E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3개월 정직 처분은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E의 고의성 정도(술에 취한 상태에서 유도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변), 이미 상당 부분 알려진 정보였던 점, 30년간의 무징계 근무 이력, 그리고 2017년 내부경영평가 조작 연루자에 대한 불문경고 처분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 등에 비추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과중한 처벌로 보았습니다.

D공단법 제12조의2 (대표권 제한):

• 이 규정은 공단의 이사장과 공단의 이익이 상반되는 경우 이사장이 공단을 대표하지 못하고 감사가 공단을 대표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참가인 E는 이사장이 익명 제보자로 가장하여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이 이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사장이 개인의 지위에서 제보한 것이고 징계 절차는 감사의 징계 요구에 의해 개시되었으며, 이사장이 징계 심의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징계사유의 특정:

• 징계 사유는 피징계자가 어떤 비위 행위로 징계받는지 인식하고 그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적시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징계처분이유서에 문제가 되는 E의 발언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고, E 또한 특별조사팀 조사 및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했으므로 징계사유가 불특정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밀누설금지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 'D공단법 제24조의4', 원고의 '복무규정 제7조',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9조' 등은 공공기관 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 및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되며, '복무규정 제6조의3'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E가 누설한 감사 업무 관련 정보, 인사위원회 토의 내용, 평가위원별 평가 점수 등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실질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 또는 정보에 해당하며, 이를 누설한 행위는 해당 의무 위반으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인사규정 [별표3] 징계양정기준표:

• 이 규정은 비밀엄수의무 위반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시 비위의 정도와 과실 여부에 따라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권고합니다. 법원은 E의 비위행위가 '비위의 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정직 3개월 처분은 이 기준표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직무상 비밀 및 정보 관리:

• 공공기관 또는 기업의 직원은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이나 민감한 정보를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되는 의무가 있습니다. 사적인 자리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직무 관련 정보를 언급하는 것은 징계사유가 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화 내용 기록의 위험성:

• 사적인 대화라도 상대방이 대화 내용을 녹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경우, 그 내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징계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감한 직무 정보를 다룰 때는 이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징계 양정의 적정성:

•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징계의 수위가 해당 직원의 비위 정도, 고의성, 과거 근무 태도(30년간 무징계 근무), 유사 사례(내부경영평가 조작 연루자에 대한 불문경고)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되면 부당 징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도 징계사유는 인정되었으나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점이 부당 징계의 핵심이었습니다.

내부고발 또는 공익신고와의 구분:

• 내부 비리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정보 누설이라 하더라도, 공식적인 공익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인 대화를 통해 외부에 유출된 경우에는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공익신고의 보호를 받으려면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 관련 법규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