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위험물 무허가 운송으로 부과된 과징금 취소 사건

항공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원고 주식회사 A는 2018년 1월부터 4월까지 인천-홍콩 노선에서 총 20회에 걸쳐 리튬이온배터리 또는 리튬메탈배터리가 포함된 장비 546개를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 없이 운송했습니다. 피고인 국토교통부장관은 이를 적발하고 2018년 11월 20일 원고에게 9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을 청구했고, 위원회는 처분 사유는 인정하지만 과징금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기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0년 12월 30일 원고에게 다시 1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과징금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운항정지처분을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2억 원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국내외 항공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로,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 없이 리튬 배터리 장비를 운송했습니다.
• 피고 국토교통부장관: 항공 위험물 운송 허가 및 위반 시 제재(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항공운송사업자인 원고 주식회사 A가 2018년 초 리튬 배터리 장비 총 546개를 허가 없이 항공기로 운송하자, 피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이를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보고 과징금 12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화물(리튬 배터리 장비)이 항공기 운송에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가 필요한 위험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항공 위험물 운송 기술기준의 법적 효력 유무, 원고에게 법규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운항정지처분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 국토교통부장관이 2020년 12월 30일 원고 주식회사 A에게 부과한 12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화물이 항공안전법상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가 필요한 위험물에 해당하고, 관련 기술기준 또한 유효하며, 원고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원고의 위험물 무허가 운송 행위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항공안전법 제92조에 따르면 운항정지처분을 명해야 하는 경우에 '운항을 정지하면 항공기 이용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운항정지처분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에서 운항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는 이 예외적 요건, 즉 '심한 불편이나 공익 해칠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과징금 부과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항공안전법 제70조 제1항: 항공기를 이용하여 폭발성, 연소성이 높은 물건 등 위험물을 운송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본 조항은 항공운송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규정으로, 리튬 배터리 등 기술기준으로 지정된 위험물을 운송할 경우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함을 명시합니다.
2. 항공안전법 제91조 제1항 제28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항공기를 이용하여 위험물을 운송한 항공운송사업자에 대해 국토교통부장관이 운항증명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항공기 운항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위험물 무허가 운송 행위에 대한 행정 제재의 근거가 됩니다.
3. 항공안전법 제92조: 국토교통부장관은 제91조에 따라 항공기 운항의 정지를 명하여야 하는 경우로서, '운항을 정지하면 항공기 이용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운항정지처분을 갈음하여 10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운항정지처분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예외적인 조건을 명시하며, 본 판결에서 과징금 부과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예외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 항공안전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위임에 따라 위험물의 세부적인 종류와 내용, 운송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행정규칙입니다.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되며, 본 사례에서 리튬 배터리 장비가 허가 필요한 위험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근거가 됩니다.

참고 사항

1. 항공운송사업자는 위험물 운송 시 국내 법령 및 기술기준을 철저히 확인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술지침을 준수했다 하더라도 국내법상 별도의 허가 요건이 있다면 이를 이행해야 합니다.
2. 리튬 배터리와 같은 품목은 개인용 휴대 수하물이나 위탁 수하물 운송 시와 달리 화물 운송 시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운송량이나 운송 목적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3. 항공안전법에서 위임한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과 같은 행정규칙은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지므로, 그 내용에 따라 위험물 여부를 판단하고 허가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내용이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규 위반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4. 행정청이 법령 위반에 대한 제재로 운항정지처분 대신 과징금 부과 처분을 하려면, '운항정지가 이용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와 같은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행정청은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었음을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