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임금 명단 공개와 신용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건

전세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하는 A 주식회사는 대표이사가 임금 및 퇴직금 체불로 여러 차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체불액이 명단 공개 기준에 미달하고 체불액을 대부분 청산했으므로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고용노동부장관이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기존 명단 공개 처분이 이미 확정되었고 체불액 청산 노력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부산에서 전세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임금 및 퇴직금 체불로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대상이 되었으며, 이 처분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당사자입니다.
• 대표이사 D: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로,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여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으로 유죄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 피고 고용노동부장관: 임금체불 사업주의 명단을 공개하고 체불 자료를 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제공하는 등 행정 제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D은 임금 및 퇴직금 체불로 인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피고 고용노동부장관은 2016년 12월 23일 임금체불정보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6년 12월 28일 원고 A 주식회사를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 및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대상자로 선정하고, 2017년 1월 4일 명단을 공개하고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체불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원고는 2017년 3월 10일부터 2018년 12월 13일까지 총 4회에 걸쳐 피고에게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피고는 이 요청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특히 2019년 4월 12일의 마지막 거부 통지에 대해 원고는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용노동부장관이 A 주식회사를 명단 공개 및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기존의 명단 공개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사유가 있는지, 즉 A 주식회사의 실제 체불액이 명단 공개 기준 금액인 3천만 원에 미달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A 주식회사가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정하는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제외 사유, 특히 체불 임금의 일부를 지급하고 남은 체불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청산 계획 및 자금 조달 방안을 충분히 소명하여 성실히 노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며, 고용노동부장관의 명단 공개 및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대상 제외 요청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고용노동부장관의 명단 공개 및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대상 제외 요청 거부 처분은 적법하며, 원고 A 주식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명단 공개 처분이 이미 확정되어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고, 원고의 체불액이 명단 공개 기준에 미달한다는 주장이 인정되지 않으며, 체불 임금 청산을 위한 노력이 법령이 정한 제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와 관련한 여러 법령과 법리적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1. 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 및 체불 자료 제공 (신용 제재) 제도:

• 근로기준법 제43조의2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임금 등을 상습적으로 체불한 사업주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명단 공개의 기준은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 3년 이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기준일 이전 1년 이내 체불 총액이 3천만 원 이상인 경우입니다.
• 근로기준법 제43조의3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임금 체불 사업주의 인적 사항과 체불액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 신용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신용 제재의 기준은 체불 자료 제공일 이전 3년 이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제공일 이전 1년 이내 체불 총액이 2천만 원 이상인 경우입니다.

2. 행정처분의 공정력과 불가쟁력:

• 행정행위는 일단 발령되면 하자가 있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효한 것으로 통용되는 '공정력'을 가집니다.
• 또한, 법령에 정해진 불복 기간이 지나면 당사자는 해당 행정 처분의 효력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는 '불가쟁력'이 발생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A 주식회사가 최초의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처분(이 사건 종전 처분)에 대해 불복하지 않아 처분이 확정되었으므로, 해당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임금 전액 직접 지급의 원칙:

•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 이 원칙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다른 채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임금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A 주식회사가 일부 임금 채권을 상계로 소멸시켰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제외 사유: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3조의2 및 제23조의4는 명단 공개 및 체불자료 제공(신용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예외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특히 시행령 제23조의4 제5호는 '체불 사업주가 체불 임금 등의 일부를 지급하고 남은 체불 임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산 계획 및 자금 조달 방안을 충분히 소명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체불 임금 등 청산을 위하여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 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의 임금체불정보심의위원회는 이러한 '성실히 노력하는 경우'에 대한 심의 기준으로 '체불 임금의 2/3 이상 청산 및 남은 체불액 일정 금액 미만' 또는 '80% 이상 청산' 등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법원은 이러한 심의 기준이 행정청 내부의 '재량 준칙'에 해당하며, 합리적이지 않거나 재량권 남용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A 주식회사가 청산한 체불 임금 비율이 위 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남은 체불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청산 계획 및 자금 조달 방안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제외 요청을 거부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참고 사항

임금 체불로 인해 명단 공개나 신용 제재 대상이 될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선정된 경우, 다음 사항들을 유념해야 합니다.

1. 초기 처분 대응의 중요성: 명단 공개나 신용 제재와 같은 행정 처분은 일단 확정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그 효력을 다투기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초 처분에 대한 불복 기간 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임금 지급 원칙 준수: 임금은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채권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상계하여 임금 체불액을 줄이려는 시도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법원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 퇴직금의 성격 이해: 퇴직금은 근로 관계 종료 시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 기간 중 월급이나 일당에 포함하여 지급하더라도 법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퇴직금은 근로자의 퇴직 시 별도로 지급해야 합니다.
4. 청산 노력의 객관적 소명: 명단 공개나 신용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려면 체불 임금 청산을 위해 성실히 노력했음을 구체적인 청산 계획, 자금 조달 방안, 그리고 실제 지급 내역으로 명확히 소명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심의 기준에 따라 체불 임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청산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제외될 수 있으므로, 관련 기준을 정확히 확인하고 증빙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