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공영주차장 주차빌딩 건립 제안 거부 판결

부동산 개발업체인 원고 A 주식회사가 서울 서초구의 공영주차장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의 주차빌딩을 건축하여 피고 서초구청장에게 기부채납하고 20년간 무상으로 사용·수익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서초구청장은 이 제안을 거부했고, A 주식회사는 이 거부 처분이 신뢰 보호의 원칙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서초구청장이 A 주식회사에 구체적인 신뢰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거부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서초구 공영주차장 부지에 주차빌딩을 건립하여 기부채납하고 20년간 무상 사용·수익 허가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 서초구 소유의 공영주차장 부지에 대한 원고의 주차빌딩 건립 및 사용·수익 허가 신청을 거부한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2016년 7월 6일 피고 서초구청장 소유의 공영주차장 부지에 주차빌딩(지하 1층, 지상 12층, 연면적 2,380m², 주차면 112면 및 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하고,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20년간 주차빌딩의 무상 사용·수익을 허가해 줄 것을 신청했습니다(부지 사용료 별도 지급). 피고 서초구청장은 이 신청에 대해 2017년 4월 19일

1.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간투자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2. 이 사업으로는 주민편의시설 확보가 어려우며,
3. 구의 재정사업으로 진행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전에 피고와 공영주차장 개발 방안을 2010년부터 협의해 왔고, 피고의 요청 사항을 이행하면서 약 8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으므로 피고의 거부 처분이 신뢰 보호의 원칙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서초구청장의 행정재산 사용·수익 허가 신청 거부 처분이

1. 신뢰 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2.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서초구청장이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청이 반드시 허가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신뢰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서초구청장의 거부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행정재산의 사용·수익 허가와 관련된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및 국민의 신뢰 보호 원칙에 관한 것입니다.

1.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공유재산법)​: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인 공유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처분하는 것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입니다. 행정재산의 사용·수익 허가는 원칙적으로 이 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 법원은 행정재산의 사용·수익 허가를 '관리청이 공권력을 가진 우월적 지위에서 행하는 행정처분으로서 특정인에게 행정재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 주는 강학상 특허'로 보아, 행정청에게 허가 여부에 고도의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민간투자법) 제2조, 제10조, 제13조:

   • 도로, 철도, 항만, 주차장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법률입니다. 주차장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노외 주차장'은 민간투자법 제2조 제1호 (버)목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이 법은 사업기본계획 수립(제10조) 및 협상대상자 지정(제13조) 등 민간 투자사업을 위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피고는 서울특별시의 방침(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은 민간투자법 우선 적용)을 근거로, 원고의 제안이 공유재산법상 수의계약 방식이 아닌 민간투자법에 따른 공고 및 협상을 통한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 절차적 투명성과 공익성 측면에서 더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이러한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 주차장법 제12조 제6항,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7조의2 제1항 및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제16조 제3항:

   • 이 사건 토지가 '노외주차장 설치 제한지역'에 속하며, 이에 따라 주차장 총 시설면적 중 부대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10퍼센트 이내로 제한된다는 규정입니다.
   • 피고는 이 제한으로 인해 주민편의시설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거부 처분의 이유 중 하나로 들었으며, 법원은 이 주장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4. 신뢰 보호의 원칙:

   • 행정청이 과거에 어떤 언동이나 결정으로 국민에게 정당한 신뢰를 부여했고, 그 국민이 그 신뢰를 바탕으로 어떤 행위를 했을 때, 행정청이 종전의 언동이나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와의 오랜 협의와 보완 요청을 신뢰의 근거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허가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신뢰를 부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한 협의나 보완 요청은 구체적 신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5. 재량권의 일탈·남용 금지 원칙:

   • 행정청이 법률에 따라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할 때, 법의 목적에 위배되거나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현저히 결여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 법원은 피고 서초구청장이 민간투자법 적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점, 피고의 재정사업과 비교했을 때 원고의 제안이 재정적 이익이 떨어진다고 분석한 점(약 100억 원의 재정이익 차이), 다른 자치구의 유사 사업 사례를 고려한 점, 그리고 주차장 설치 제한지역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점 등을 들어 피고의 거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공적 견해 표명'의 명확성 확인: 행정기관과의 사전 협의가 오랜 기간 진행되고 보완 요청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업 허가에 대한 '구체적인 공적 견해 표명'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신뢰 보호의 원칙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업 진행 전 명확한 문서나 약속을 통해 허가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사업 제안의 공공성 및 재정적 타당성: 공공기관에 대한 기부채납 후 무상 사용·수익을 제안하는 경우, 단순히 주차면 확보를 넘어 해당 사업이 지역 주민 편의 증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그리고 해당 행정기관에 재정적으로 얼마나 유리한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은 유사 규모의 사업을 직접 추진했을 때의 재정 이익과 비교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복수 법령 적용 가능성 인지: 특정 시설물(예: 주차장)에 대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뿐만 아니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과 같이 여러 법령이 적용될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은 공공성, 절차적 투명성 등을 고려하여 특정 법령에 따른 절차 진행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제안 전 관련 법령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행정기관의 정책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지역 특성 및 조례 확인: 해당 토지가 주차장 설치 제한 지역이거나 특정 조례에 따른 제한 사항이 있다면, 이는 사업 허가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주차장 부대시설 비율 제한과 같은 지역 특성과 관련된 법규 및 조례를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5. 유사 사업 사례 분석: 다른 자치구 등에서 유사한 공영주차장 설치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예: 재정사업, 민간투자사업, 수의계약 등) 분석하여 제안 방식의 타당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해당 판결에서는 자치구의 유사 사업 중 수의계약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재량권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