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고 기업들에게 배출권을 할당하자, 15개 석유화학업체들이 할당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배출권 할당 계획 수립 과정의 절차적 하자, 배출량 산정 기준의 부당함, 할당 지침 적용의 비합리성 등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절차적 하자와 배출권 할당 계획의 대부분 실체적 하자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량권을 인정하며 업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고 중 한 업체인 ▲▲▲▲ 주식회사의 신설 시설 가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분(613,120tCO₂-eq)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당 부분의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 주식회사 외 14개 석유화학업체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로 지정되었으나 신청량의 일부를 할당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
• 피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전 환경부장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처분을 내린 정부 기관의 장)

분쟁 상황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 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5년 1월 1일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업체들은 할당 대상 업체로 지정되었고, 정부의 배출권 할당 계획과 할당 지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권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신청한 배출량만큼 할당받지 못하자 15개의 석유화학업체들은 자신들의 할당량을 거부한 정부의 처분에 대해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정부의 할당 계획과 지침이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하여 과소 할당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거부 처분이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무, 이유 제시 의무 등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2. 배출권 할당 계획 수립 과정에서 2009년 국가 배출량 전망치 사용, 석유화학업종 예상 성장률 미반영,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감축률 적용 등 실체적 하자가 있었는지.
3. 배출권 할당 지침 적용 시 시설 보수 기간 미고려, 증설 인정 기준의 비합리성, 간접 배출량 산정 방식 변경의 소급 적용 금지 위반 등 문제가 있었는지.
4. 특히 원고 ○○○○ 주식회사의 특정 시설 증설 및 예상 신설 시설 불인정, 원고 ▲▲▲▲ 주식회사의 신설 시설 가동에 따른 기존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분 미인정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환경부장관(이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2014년 12월 1일 원고 ▲▲▲▲ 주식회사에 대해 613,120tCO₂-eq 부분의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 ▲▲▲▲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 ▲▲▲▲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처분의 성격을 권리를 설정하고 이익을 부여하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 보았으며, 이에 따라 행정절차법상의 엄격한 절차 규정 적용이 제한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배출권 할당 계획 수립 및 배출량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와 정책적 판단을 인정하여 대부분의 업체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다만, ▲▲▲▲ 주식회사의 경우 신설 시설 가동으로 인해 기존 보일러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필연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이를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자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의 할당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신설 시설로 인한 배출량 증가는 예측 가능한 상황이므로 합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근거 및 관리업체 지정, 목표 관리제의 도입 취지를 규정합니다. 이 법에 따라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업체에 목표 준수 의무를 부과합니다.
2.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이 법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여 시장 기능을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배출권의 정의, 계획기간, 할당대상업체 지정, 배출권 할당의 기준 및 방법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12조에서 주무관청이 할당계획에 따라 업체별 배출권을 할당하며, 그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합니다.
3.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배출권거래법의 위임에 따라 배출권 할당의 세부 기준과 산정방법 등을 규정합니다. 업체별 배출권 할당량을 결정할 때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부문별·업종별 할당량, 과거 온실가스 배출량 또는 기술 수준, 예상 성장률 등을 고려하도록 합니다.
4. 구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조정 및 취소에 관한 지침: 배출권거래법 및 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배출권 할당량의 산정 방법 및 절차 등 세부 사항을 규정한 고시입니다. 법원은 이 지침이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 내에서 제정된 것으로 보아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증설'의 정의와 간접 배출량 산정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5. 행정절차법: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준수해야 할 절차를 규정하는 법률입니다. 법원은 배출권 할당 거부 처분을 '수익적 행정처분의 거부'로 보아, 권익 제한이나 의무 부과 처분 시 요구되는 사전 통지 의무(제21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처분 이유 제시 의무(제23조)는 당사자가 행정구제 절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처분서 내용, 관계 법령, 처분 과정 등을 종합하여 당사자가 충분히 이유를 알 수 있었다면 위법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6. 하자의 승계 법리: 동일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계적인 절차에서 선행 처분에 하자가 있을 경우, 그 하자가 후행 처분에도 승계되어 후행 처분도 위법하게 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배출권 할당 계획과 개별 업체에 대한 할당 처분이 이러한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자의 승계 여부를 검토했습니다.
7. 행정계획 형성의 자유 및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가지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개별 처분 시에는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섰거나(일탈), 재량권 행사가 합리성을 결여하여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남용)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 주식회사에 대한 처분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배출권 할당의 법적 성격 이해: 배출권 할당은 기업에 권리를 부여하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는 행정처분 시 요구되는 절차(사전 통지, 이유 제시 등)의 엄격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행정계획의 재량권: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배출권 할당 계획과 같은 행정계획은 광범위한 정책적 재량권을 가지므로, 계획 자체의 위법성을 다투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익 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만 위법성이 인정됩니다.
3. 세부 할당 지침의 중요성: 개별 업체에 대한 배출권 할당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조정 및 취소에 관한 지침'과 같은 세부 규정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지침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신설·증설 시설 관련 배출량 산정: 신규 시설이나 증설된 시설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이 명확하게 예측되거나 예상되는 경우, 이는 배출권 할당 시 합리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기존 시설의 가동률 증가라 할지라도 신설 시설과 연계되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배출량은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관련 자료를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5. 간접 배출량 보고 방식 유의: 간접 배출량 산정 및 보고 방식이 변경될 경우, 기존 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차이를 인지하고 필요에 따라 시설별 분리 보고 등 새로운 기준에 맞는 조치를 미리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나중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