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후 실손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 판결

다수의 원고들이 노년성 백내장 진단을 받고 이 사건 의원에서 수정체 초음파 유화술 및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은 후, 자신들이 가입한 다수의 보험회사들을 상대로 실손의료보험 약관에 따른 입원의료비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보험회사들은 해당 수술이 시력교정술에 해당하거나 입원 치료의 필요성이 없었으므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수술이 시력교정술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으나, 원고들이 보험 약관상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환자 183명 (별지1 원고들 목록 참조). 이들은 자신들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또는 피보험자로서 보험회사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들: B보험 주식회사 외 14개 보험회사. 이들은 원고들과 실손의료보험 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들입니다.

분쟁 상황

다수의 환자들이 백내장 진단을 받고 한 의원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에 따라 수술비를 포함한 입원의료비 지급을 보험회사에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들은 해당 수술이 백내장 치료 목적보다는 시력 교정 목적이 강하거나, 실제 입원이 필요 없는 간단한 수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 입원 처리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어서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환자들이 공동으로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시력교정술 여부: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포함한 백내장 수술이 실손의료보험 약관에서 보상하지 않는 '안경·콘텍트렌즈 등을 대체하기 위한 시력교정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입원치료 여부: 원고들이 이 사건 수술과 관련하여 실손의료보험 약관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3. 기판력 저촉 여부: 일부 원고의 경우 과거 동일한 내용의 청구를 기각하는 확정판결이 있었는데, 이 사건 소송이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여부.
4. 공동소송의 적법성: 다수의 원고가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수술을 받았음에도 공동소송 형태로 제기한 것이 민사소송법상 통상공동소송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 적격 및 중복소송, 공동소송 관련 항변: 피고들의 원고 적격, 중복소송, 부적법한 공동소송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공동소송의 경우 원고들의 청구가 소송목적이 되는 권리가 같은 종류이고 사실상 또는 법률상 같은 종류의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민사소송법 제65조 후문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았습니다.
2. 기판력 저촉: 원고 BA의 경우 과거 동일한 청구에 대해 패소 확정판결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소송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기각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시력교정술 여부: 원고들이 받은 수술이 보험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시력교정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백내장 자체가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고, 인공수정체 삽입은 필수적이며, 다초점 렌즈 사용이 곧 시력교정술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4. 입원치료 여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실손의료보험 약관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입원의 의미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낮거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해석하고, 백내장 수술은 통상 6시간 이상 의료진의 관찰·관리가 필요한 수술이 아니며, 원고들의 진료 기록상 입원 치료의 필요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6시간 이상 입원실 체류' 기준이 기계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을 지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백내장 수술이 시력교정술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았으나, 실손의료보험 약관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모든 보험금 지급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 제65조 (통상공동소송): 이 조항은 소송 목적이 되는 권리나 의무가 여러 사람에게 공통되거나 사실상 또는 법률상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 또는 같은 종류의 권리·의무이고 같은 종류의 원인으로 말미암은 경우 여러 사람이 공동소송인으로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다수의 원고들이 한 의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고 보험회사들을 상대로 입원의료비를 청구하는 것은 소송 목적이 같은 종류이고 그 원인도 사실상 또는 법률상 같은 종류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65조 후문에 따라 공동소송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각 원고의 청구가 개별적일지라도 소송 경제상 하나의 절차에서 함께 다룰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2. 확정판결의 기판력: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미치므로,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를 제기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BA는 이미 동일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법원은 이 사건 소송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기각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보험금 청구에 대한 증명책임: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에게 있습니다. 즉, 원고들은 자신이 보험 약관이 정한 입원 치료를 받았음을 명확히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4. '입원'의 법적 해석: 단순히 병원에 체류한 시간이 아닌,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저항력, 투여되는 약물의 부작용,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 및 관리 필요성 등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병원 내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건복지부 고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서 입원료 산정 시 6시간 이상 입원실 체류를 기준으로 하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백내장 수술이 일반적으로 6시간 이상 관찰이 필요한 수술이 아니며, 원고들의 진료기록만으로는 지속적인 관찰이나 처치가 필요한 입원치료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및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8조 제2항 (포괄수가제 관련): 백내장 수술은 국민건강보험의 포괄수가제 적용 대상입니다. 해당 법규정은 백내장 수술의 경우 6시간 미만 관찰 후 당일 귀가하는 경우에도 입원진료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규정이 건강보험 수가 산정의 특례일 뿐, 실손의료보험 약관상 '입원'의 의미를 판단하는 데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건강보험에서 입원으로 간주되는 것과 실손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입원 치료'는 그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참고 사항

1. 보험 약관 상세 확인: 실손의료보험 가입 시, 특히 백내장 수술 등과 관련하여 '시력교정술'의 정의, '입원'의 정의 및 보상 범위, 지급 제외 항목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입원 치료의 기준 이해: 보험 약관상 입원은 단순히 병원에 머무른 시간이 아닌, 질병의 중증도,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 및 처치의 필요성 등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 치료 목적의 입원이어야 합니다. 백내장 수술과 같이 통상 당일 퇴원이 가능한 수술의 경우, 실제 입원 치료의 필요성이 엄격히 판단될 수 있습니다. 6시간 이상 병원에 머물렀다고 하여 무조건 입원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님을 유의해야 합니다.
3. 진료 기록의 중요성: 수술 전 진료 및 수술 후 경과 기록이 상세하게 작성되어야 합니다. 특히 입원 치료의 필요성을 증명할 수 있는 의학적 소견, 합병증 발생 여부, 추가적인 처치 내용 등이 기록되어야 보험금 청구 시 유리할 수 있습니다.
4. 다초점 렌즈와 시력 교정: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경우 백내장 치료 목적과 시력 교정 효과가 동시에 있을 수 있으나, 보험사는 시력 교정 목적이 주된 경우 보상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여 수술의 주된 목적과 의학적 필요성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기존 판결의 영향: 이미 동일한 사안으로 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한 경험이 있다면, 해당 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해 다시 소송을 제기해도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6. 고령자 입원 기준: 금융당국의 '만 70세 이상 고령자 입원 필요성 심사 제외 권고'는 보험사의 자율적 시행을 권고하는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무조건 입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