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임금피크제 감액 정당성 판결

기술보증기금에서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5년차 임금지급률을 20%로 정한 조항이 무효라며 기금을 상대로 임금 등 1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도입 및 변경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고, 특히 고령자에게만 불이익을 주는 연령 차별로서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임금피크제 조항의 도입 절차와 내용 모두 합리성이 인정되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1959년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하여 기술보증기금에서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
• 피고: 기술보증기금 (담보능력 미약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 및 준정부기관)
• 이 사건 노동조합: 피고 직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

분쟁 상황

기술보증기금은 2009년 1월 1일 만 55세 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정년을 만 59세로 연장하고 4년간 임금을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 5월 22일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되었고, 이에 따라 기술보증기금은 2016년 1월 1일부터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해야 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5년 8월 31일(10차 개정) 임금피크제 운영요령을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중 5년차(만 59세~60세 구간)를 신설하고 그 임금지급률을 20%로 정했습니다. 이 개정은 피고 직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후 2015년 12월 31일(11차 개정)과 2017년 8월 10일(13차 개정) 임금피크제 적용시점 및 경과조치를 직급과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게 정하는 추가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정년퇴직한 원고들은 이 사건 10차 개정이 잠정적인 합의였고, 실질적으로는 11차, 13차 개정까지 예정되어 특정 고령자 직원에게만 불이익을 주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조항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임금 감액이 과도하고 고용안정 등 목적에 사용되지 않았으며, 연령만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임금피크제 5년차 임금지급률 20% 조항(이 사건 조항)의 도입 및 변경 과정에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동의 절차의 하자가 있는지 여부
2. 이 사건 조항이 고령자에게만 과도한 불이익을 주어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임금피크제 5년차 지급률을 20%로 정한 조항의 도입 절차에 하자가 없으며, 내용적으로도 연령 차별이거나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5년차 지급률 20%를 적용한 것은 타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이 법 조항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본 판례에서 법원은 기술보증기금의 10차 운영요령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피고 직원의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이 동의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들은 '이 사건 조항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10차 개정이 직급이나 출생연도에 관계없이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도달하는 모든 직원에게 적용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로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이 조항은 사업주가 임금, 임금 외 금품 지급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구직자를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 본 판례에서 법원은 임금피크제 조항이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그 이유는 ① 정년 60세 연장에 따른 신설 구간에 대한 조치인 점, ② 실제 지급액이 피크 임금의 52%에 달하고, 직책 및 업무 하향 조정, 재취업 연수비 증액, 근로시간 및 목표량 감축 등 대상 조치가 있었던 점, ③ 절감된 재원이 신규 채용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사용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의 차등은 차별적 의도보다 피고의 인력구조와 단계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았고, 예산 편성 등 공공기관의 특수성도 참작하여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 동의 주체는 일반적으로 해당 취업규칙 적용을 받는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입니다.
2. 특정 근로자 집단에게만 불이익이 집중되는 경우, 해당 근로자 집단이 별도의 동의 주체가 될 수 있으나, 근로조건 체계가 이원화되어 있지 않고 장래 모든 직원이 변경된 규칙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전체 근로자 집단의 동의로 충분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임금피크제의 합리성 여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에 대한 대상 조치(업무량 경감, 교육 지원 등)의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절감된 재원이 도입 목적(예: 고용안정, 신규 채용)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4.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감액률이 높더라도, 정년 연장이라는 이득이 있고 실제 지급액이 기본급 외 다른 수당을 포함하여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며, 업무 부담 경감이나 재취업 지원 등 보완 조치가 있었다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 보기 어렵습니다.
5. 연령별, 직급별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의 차등은 조직의 인력구조와 예산 상황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차별적 의도보다 단계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한 공백으로 보인다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