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전 대표의 불법 업무 집행과 주식 매매 관련 손해배상 소송

이 사건은 상호저축은행인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은행')와 투자목적회사인 원고 C 주식회사(이하 '원고 C 회사')가 피고 D(원고 은행 전 대표이사), 피고 E(원고 은행 실질 대주주), 피고 F(피고 E이 소유한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 은행은 피고 D와 E의 위법한 업무집행으로 인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영업정지, 과징금, 과태료)와 재산상 이익 제공 손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원고 C 회사는 피고 E과 F으로부터 원고 은행의 경영권을 간접 지배하는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피고 E과 F이 대상회사의 법률 준수 및 우발채무에 대한 진술·보장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방해하고 신용정보시스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여 발생한 과태료 상당의 손해 5,920만 원을 원고 은행에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피고 E에 대한 원고 은행의 청구와 피고 E, F에 대한 원고 C 회사의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원고 은행):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인가받은 저축은행으로, 전 대표이사와 실질 대주주의 불법 업무집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원고 C 주식회사(원고 C 회사): 투자목적회사로, 피고 E과 F으로부터 H회사의 주식(원고 은행의 경영권 간접 지배 목적)을 매수했으며, 피고 E과 F의 주식매매계약상 진술·보장 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D: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원고 은행의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피고 E의 지시를 받아 원고 은행의 업무를 집행한 인물입니다. 금융감독원 검사 방해 및 신용정보시스템 관리 의무 소홀로 인한 과태료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 E: 주식회사 I의 사내이사이자 H회사의 최대주주로서, H회사를 통해 원고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인물입니다. 원고 은행과 원고 C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F(피고 F): 피고 E이 발행주식 100%를 소유한 회사이자 H회사의 주주입니다. 원고 C 회사로부터 주식매매계약상 진술·보장 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원고 은행)는 상호저축은행으로서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피고 D가 대표이사로 재직했습니다. 피고 E은 H회사의 최대주주이자 주식회사 I의 사내이사로서 H회사를 통해 원고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3월 23일부터 9월 14일까지 원고 은행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상호저축은행법 위반(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개별 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초과 등) 사항을 지적하는 검사의견서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21년 1월 27일 원고 은행에 대해 6개월의 영업 일부 정지 처분, 과징금 91억 1,000만 원 부과, 과태료 5천만 원(자료 은폐 목적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검사 방해)과 2,400만 원(개인신용정보처리시스템 접근권한 관리 소홀)을 부과했습니다. 또한 원고 은행의 당시 대표이사였던 피고 D에 대해서는 '퇴직자 위법·부당사항(해임권고 상당) 통보' 처분을 내렸습니다. 피고 D는 이 통보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 법원은 '자료 은폐 목적 PC 하드디스크 교체' 처분 사유는 인정되나, '신용공여 한도 초과',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등의 처분 사유는 인정되지 않아 통보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현재 항소심 진행 중). 원고 은행은 이러한 금융감독원 제재가 피고 E의 지시와 피고 D의 불법 업무집행 때문이라며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 책임 및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며 피고 D, E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또한 피고 E이 자신의 특수관계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부당 제공하도록 지시하여 원고 은행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원고 C 회사는 2020년 7월 10일 피고 E, F으로부터 H회사 주식(원고 은행의 경영권 인수 목적)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매도인(피고 E, F)이 대상회사의 법률 준수 및 우발채무가 없다는 내용을 '진술 및 보장'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 C 회사는 위 금융감독원 제재가 이러한 '진술 및 보장'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피고 E, F에게 계약상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은행의 전 대표이사 피고 D와 실질 대주주 피고 E의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 불법 업무집행으로 인해 원고 은행에 발생한 금융감독원 제재(영업정지, 과징금, 과태료) 및 재산상 이익 제공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C 회사가 피고 E, F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 시, 피고 E, F이 대상회사(원고 은행)의 법률 준수 및 우발채무가 없다는 내용의 '진술 및 보장'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입니다. 셋째, 만약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면, 그 손해배상의 범위와 인과관계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D는 원고 주식회사 A(원고 은행)에게 59,200,000원 및 이에 대해 2021년 4월 28일부터 2024년 5월 17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 원고 주식회사 A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영업정지, 과징금, 재산상 이익 관련 손해)와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3. 원고 C 주식회사의 피고 E, 주식회사 F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은 원고 주식회사 A과 피고 D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99%는 원고 주식회사 A이, 나머지 1%는 피고 D가 부담하고, 원고 주식회사 A과 피고 E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 주식회사 A이 부담하며, 원고 C 주식회사와 피고 E, 주식회사 F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 C 주식회사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은행의 전 대표이사 피고 D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방해하고 신용정보처리시스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 은행에 과태료가 부과된 것에 대해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 은행이 과태료 자진 납부를 통해 감경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손해액은 5,920만 원으로 제한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피고 E이 금융감독원 제재의 원인이 된 위법한 업무집행을 지시했거나 관련 행정소송에서 인정되지 않은 다른 위법 행위를 했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은행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또한, 원고 C 회사가 피고 E, F에게 제기한 주식매매계약상 '진술 및 보장' 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처분 발생 시점이 계약 체결일 이후이며, 피고 E, F이 해당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 은행은 전 대표이사 D에게 일부 승소했지만, 피고 E에게는 패소했습니다. 원고 C 회사는 피고 E과 F에게 모두 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되거나 연관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법 제399조(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는 규정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 은행의 전 대표이사 피고 D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방해하고 신용정보처리시스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 은행이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에 대해 이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상법 제401조의2(업무집행지시자 등의 책임)​: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없으면서도 명예회장, 고문, 대주주 등 실질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자를 '업무집행지시자'로 보아 이사와 동일하게 제399조 등을 준용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규정입니다. 원고 은행은 피고 E을 업무집행지시자로 주장했으나, 본 판례에서는 피고 E이 원고 은행에 손해를 끼칠 위법한 업무집행을 지시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은 경우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기업 인수·합병 계약에서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 조항 위반 시 계약상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하며, 과실책임인지 무과실책임인지는 계약 내용 해석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 E, F의 진술·보장 위반 주장에 대해 매도인이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아 과실책임이 불인정되었습니다.
•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8조(자진납부자에 대한 과태료 감경)​: 과태료 부과 전 자진하여 과태료를 납부하는 경우 일정 비율(대부분 20%)의 과태료를 감경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 은행이 과태료를 자진 납부하여 감경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실제 손해액을 산정했습니다.
• 상호저축은행법 제12조의3(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의 금지)​: 대주주가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상호저축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입니다.
• 상호저축은행법 제18조의2(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 및 재산상 이익 제공 등의 제한)​: 상호저축은행이 대주주 등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금전, 서비스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입니다.
• 상호저축은행법 제23조(검사 및 제재)​: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입니다.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개인신용정보의 관리)​: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자가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성 확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본 판례에서 원고 은행의 신용정보처리시스템 접근권한 관리 소홀이 이 조항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업 임원의 법령 준수 의무: 회사(특히 금융기관)의 대표이사나 임원은 관련 법령과 정관을 철저히 준수하고, 선량한 관리자로서 회사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칠 경우 상법 제399조에 따라 개인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 D가 검사를 방해하고 신용정보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 것이 그 예시입니다.
• 실질 대주주의 책임 범위: 회사의 대주주가 형식적인 직책 없이 실질적으로 회사의 업무 집행을 지시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상법 제401조의2에 따라 이사와 동일한 책임(업무집행지시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실질적 지시 행위와 해당 지시의 위법성, 그리고 회사에 발생한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 기업 인수·합병(M&A) 계약 시 '진술 및 보장' 조항의 중요성: 주식이나 자산 인수 계약 시 매도인이 대상회사의 상태에 대해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 Warranties)'하는 조항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조항 위반 시 계약상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전에 대상회사의 재무, 법률, 환경 등 모든 측면을 철저히 실사(Due Diligence)하여 잠재적 위험을 파악하고, 계약서에 손해배상 조건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실사보고서 내용이 진술 및 보장의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명시된 점이나, 매도인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아 책임이 불인정된 점은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 행정처분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연계: 금융당국의 과징금, 과태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있었다고 해서 해당 처분이 곧바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에서는 별도로 처분 사유가 된 사실관계의 존재와 위법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그 결과가 민사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행정처분에 대한 대응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 손해액의 구체적인 입증: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발생한 손해의 종류와 금액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과태료나 과징금과 같이 감경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금액의 경우, 실제로 납부된 금액을 정확히 증명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원고 은행이 과태료를 자진 납부하여 감경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해 손해액이 조정된 것처럼, 예상 손해액이 아닌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