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기성 피부섬유육종 암 분류를 두고 보험사와 다툰 사건

원고 A씨가 피고 B 보험사와 체결한 3건의 보험계약에서 '융기성 피부섬유육종' 진단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보험사가 해당 질병을 '유사암'으로 분류하여 약 1,200만원의 일부 보험금만 지급하고 '일반암'과의 차액 지급을 거부하자, A씨가 일반암으로 인정하여 보험금 3,8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융기성 피부섬유육종'이 약관상 C44 코드에 해당하는 유사암 또는 경계성 종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좌측 허벅다리에 '융기성 피부섬유육종' 진단을 받고 보험사에 일반암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보험 계약자 겸 피보험자
• 피고 주식회사 B: 원고 A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암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회사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피고 B 보험사와 3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2019년 11월 좌측 허벅다리에 '융기성 피부섬유육종' 진단을 받고 광범위 절제술 및 피부이식술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질병이 일반암(C49)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질병을 유사암(C44)으로 분류하여 총 12,053,047원만을 지급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질병이 유사암이 아닌 일반암이므로 보험금 차액인 38,000,000원을 추가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에게 진단된 '융기성 피부섬유육종'이 보험계약 약관 및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라 '일반암'(C49)으로 분류되는지 아니면 '유사암' 또는 '경계성 종양'(C44)으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 분류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의 액수가 달라지므로 법적인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원고의 '융기성 피부섬유육종'을 일반암으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각 약관이 '암'의 정의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악성신생물로 분류되는 질병'으로 규정하면서도, 분류코드 C44(기타 피부의 악성신생물)에 해당하는 질병은 '암'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진료기록감정의의 소견, 원고 주치의의 최종 판단,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 분류, 그리고 2021년 개정된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융기성 피부섬유육종'이 분류코드 C44에 해당하는 유사암 내지 경계성 종양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C49 일반암을 전제로 한 원고의 보험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의 주요 법률 및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보험계약 약관의 해석: 보험계약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이루어지며, 약관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구성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보험계약의 각 약관이 '암'의 정의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악성신생물(암)으로 분류되는 질병'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특히 분류코드 C44(기타 피부의 악성신생물)에 해당하는 질병은 '암'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한 점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는 보험계약의 해석에 있어 당사자들의 명시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원칙에 따릅니다.
•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대한민국에서 질병 및 사망 원인을 분류하는 공식적인 통계 분류 체계로, 보험금 지급 여부나 질병 분류는 주로 이 분류를 따릅니다. 법원은 원고의 '융기성 피부섬유육종'이 2019년 당시 KCD상 C44(기타 피부의 악성신생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2021년 개정된 제8차 KCD에서 이 질병에 대한 분류코드를 신설(M8832/1, D48.5)하고 경계성 종양으로 분류한 점도 판단의 근거로 삼았는데, 이는 질병의 의학적, 통계적 분류가 보험 약관 해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의학적 전문가의 판단: 질병의 분류는 단순한 발병 위치뿐만 아니라 종양의 침범 정도, 생물학적 공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법원은 진료기록감정의와 원고 주치의의 전문적인 의견을 중요한 증거로 삼아 질병 분류의 타당성을 검토했으며, 이들이 해당 질병을 C44로 분류한 접근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코드(ICD)​: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질병 분류 기준으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초가 됩니다. 법원은 WHO의 국제질병분류코드 종양학 제3판에서도 이 사건 질병이 '섬유종성 신생물 - 융기성 피부섬유육종(C44.)'으로 분류되거나, 2020년 4월 개정된 WHO 분류에서 경계성 종양(intermediate)으로 분류되는 점을 언급하며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보험금 지급 다툼 상황을 겪을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보험 약관의 정확한 이해: 보험 가입 시 질병의 정의, 특히 '암', '유사암', '경계성 종양' 등 주요 진단명에 대한 약관상 분류 기준과 지급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코드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나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의료기록 및 진단서의 철저한 관리: 진단받은 질병에 대한 의료기관의 진료기록, 병리진단결과지, 수술기록지, 주치의 소견서 등 모든 관련 문서를 잘 보관하고, 질병분류코드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다수의 의료 전문가 소견 확보: 질병의 의학적 분류에 이견이 발생할 경우, 한 곳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의료기관이나 독립적인 의료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여 객관적이고 일관된 소견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질병분류 기준의 변화 주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나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코드(ICD)는 주기적으로 개정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보험 가입 시점의 약관과 최신 분류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