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직원 성희롱 주장과 품위유지 위반에 따른 은행 징계 판결

이 사건은 은행 직원인 원고 A씨가 동료 D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후, 본인이 오히려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은행으로부터 두 차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고 미지급 급여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은행은 A씨와 D씨의 새벽 호텔 동숙 사건에 대해 '은행 질서 문란 및 명예 훼손'을 이유로 A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고, 이후 D씨가 A씨를 성희롱으로 신고한 사건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이유로 A씨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이 두 징계 처분이 모두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을 A씨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은행의 C으로 근무하며, D에 의한 성폭행을 신고했고, 이후 D으로부터 성희롱 신고를 받아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
• 피고 B은행: 원고 A에게 두 차례의 징계 처분(견책, 정직)을 내린 은행
• D: B은행의 C으로 근무했던 동료 직원으로, A에게 성폭행 혐의로 신고되었고, 이후 A를 성희롱 혐의로 신고한 인물
• I, J: D과 함께 원고 A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 성희롱을 당했다고 진술한 동료 직원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징계 사유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1. 견책 처분(2016년 12월 23일) 관련: 2016년 5월 11일 새벽, 원고 A씨는 동료 직원 D씨와 함께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A씨는 이후 D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은행에 신고했고, 은행은 성희롱 소위원회 및 심의위원회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이 호텔에 투숙한 사실은 인정되었으나 성폭행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A씨는 D씨를 준강간 혐의로 형사 고소했으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16년 9월 19일 '원고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D씨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확정 후 은행의 성희롱 심의위원회는 이 사건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은행은 이 사건이 '은행 내외부로 알려져 중대한 물의를 일으키고 은행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2016년 12월 23일 A씨와 D씨 모두에게 '직원 상호 간 예절 준수 의무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견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2. 정직 1개월 처분(2019년 2월 15일) 관련: 2018년 8월 9일, D씨는 은행에 원고 A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신고했습니다. D씨의 신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16년 3월 15일 팀 회식에서 A씨가 D씨와 동료 직원들을 끌어안고 추행했다. ② 2016년 5월 10일 회식에서도 A씨가 동료 직원들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여 성희롱을 했다. ③ A씨가 'D씨가 A씨를 성폭행했다'고 말하고 다녀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 은행은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를 위탁했고, 조사 결과 A씨의 회식 자리에서의 신체 접촉 행위가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받았습니다. 은행은 2019년 2월 15일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A씨의 위와 같은 행위가 '다른 동료들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며, 은행의 취업규칙, 상벌규정, 임직원 행동강령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A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했지만, 은행은 징계 처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A와 D의 호텔 동숙 사건에 대한 은행의 '견책' 징계 처분이 절차적 또는 실체적으로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특히 은행이 성관계 합의 여부를 징계 사유로 삼았는지, 그리고 징계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둘째, 원고 A가 동료 직원 D, I, J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여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받은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이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위 정직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A씨의 미지급 임금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즉, B은행이 A씨에게 내린 2016년 12월 23일자 견책 처분과 2019년 2월 15일자 정직 1개월 처분은 모두 정당하며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A씨가 청구한 1,946,000원의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또한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 A씨가 모두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B은행이 원고 A씨에게 내린 두 가지 징계 처분(견책, 정직)이 모두 적법하고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A씨가 주장한 징계의 절차적 하자나 실체적 부당함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법원은 A씨와 D씨의 호텔 동숙 행위가 은행의 '질서 문란 및 명예 훼손'에 해당하며, A씨의 동료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 또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징계 재량권 행사가 남용되지 않았다고 보아 A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근로조건 및 복무규율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고 있으며, 사업주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취업규칙은 직장 내 근로자의 행동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 피고 B은행의 취업규칙 제31조(징계 사유)와 상벌규정 제13조(징계 종류 및 사유)는 직원이 '서약사항 등을 위반하여 은행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은행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직장 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및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징계 근거가 됩니다.
• 직원 임용 규정 서약서 및 임직원 행동강령: B은행의 직원임용규정 서약서 제5조 및 제10조,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는 직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 상호 존중 의무,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부 규정들은 직장 내 문화와 질서 유지를 위한 중요한 지침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내부 규정의 위반 여부를 징계의 정당성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직장 내 성희롱: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씨의 동료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 행위는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행위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징계의 정당성 판단 기준: 법원은 사용자의 징계 처분이 정당한지 판단할 때, 징계 사유의 존재 여부, 징계 절차의 적법성, 그리고 징계 양정(수위)의 적정성(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의 남용으로 볼 수 없는지)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A씨에 대한 견책 및 정직 처분이 절차상 하자가 없고, 징계 사유가 인정되며, 징계 양정도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장 내 품위 유지 의무의 중요성: 직원은 업무 외적인 상황, 특히 회식이나 사적인 만남에서도 직장 동료로서의 예의를 지키고 회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품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행동이라 할지라도 회사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할 경우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행동 주의: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의 행동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술에 취했다는 사실이 징계의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직장 내 성희롱의 범위: 신체 접촉 외에도 성적인 언행,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성적 소문 유포 등도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내부 징계 절차 확인: 회사 내규(취업규칙, 상벌규정, 행동강령 등)에 징계 사유, 절차, 이의 신청 또는 재심 절차 등이 명시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징계 통보를 받을 경우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해야 합니다.
• 증거 확보의 중요성: 관련 사건 발생 시 자신의 주장(피해 주장 또는 혐의 부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나 진술(메시지, 녹취,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일관된 진술의 신뢰성: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다른 정황과 모순되지 않을 때 신뢰성이 높아집니다. 여러 명의 목격자 진술이 일치하는 경우 그 증거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