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 · 협박/감금
피고인 A가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임신 중)를 두 차례 폭행하고, 출산 후 양육 문제로 협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은 피해자와 그 어머니의 진술, 피해자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한 점, 사건 발생 전후 당사자들의 대화 내용, 피해자의 고소 경위, 병원 진료 기록의 불일치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와 피해자 B는 2015년 8월 결혼중매소를 통해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2016년 2월 피해자가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피고인과 피해자, 피해자의 어머니는 피고인의 직업, 재산, 집안 배경 및 결혼 문제, 낙태 문제 등으로 자주 다투었습니다. 2016년 3월 9일, 낙태 문제로 다투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같은 해 7월 23일, 결혼 및 출산 관련 이야기 중 또다시 피고인의 폭행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시점 이후 두 사람은 사실상 결별했고, 10월에 피해자가 출산했습니다. 2017년 1월 13일, 양육 문제로 전화 통화 중 감정이 격해져 서로 욕설을 하는 심한 다툼이 있었고,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의 직장을 찾아가 항의하며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2017년 3월 21일, 피해자 측은 피고인을 사기미수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으나, 당시 폭행 및 협박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4월 17일에 추가 고소를 통해 폭행 및 협박 혐의가 추가되었으나, 검찰은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습니다. 피해자 측의 재정신청으로 2018년 2월 9일 법원에서 공소 제기 결정이 내려져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임신 중이던 피해자를 실제로 두 차례 폭행하고, 출산 후 양육 문제로 피해자의 직장(국회)에 미혼모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피해자와 피해자 어머니의 진술 신빙성, 피고인의 일관된 부인, 사건 전후 당사자 간의 대화 기록, 병원 진료 기록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진단서 발급 경위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피고인의 공소사실이 진실하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행 및 협박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한 경우입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명시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형사법상의 원칙인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적용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에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이 피고인이 유죄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들게 하더라도, 그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모두 배제하고 유죄를 확신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또한, 무죄 판결의 요지는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공시 여부가 결정될 수 있으며,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시하지 않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폭행이나 협박 등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즉시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적 피해가 있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의사에게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여 진료기록에 남기도록 하고, 가능하면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둘째, 대화 내용을 녹음하거나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기록 등을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발생 전후의 대화 내용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사건 발생 직후 당사자들의 태도와 행동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진술이 바뀌거나 사건 직후의 행동과 모순되는 정황이 드러나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넷째, 고소는 신중하게 진행하되, 모든 혐의 사실을 초기에 정확하게 고소장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후에 혐의를 추가하면 사건 경위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다섯째, 상대방과 감정적으로 격해진 상태에서 오가는 말들은 나중에 협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해악의 고지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감정적인 언행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