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노동
이 사건은 이비인후과 의사인 피고인 A가 피해자 D에게 총 5차례의 코 수술 이후 코 부위 안정을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하여 우측 비공 위축 및 피부 함몰 상해를 입혔다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와, 진료기록부에 스테로이드제 혼합 비율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A의 스테로이드 주사 행위가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진료기록부 기재 오류 또한 고의로 거짓 작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두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D는 2014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피고인 A 의사에게 총 5차례의 코 수술을 받았습니다. 2017년 1월경 마지막 수술 이후 코가 붓는 등 수술 부위가 불안정하자 D가 계속 불만을 제기하였고, A 의사는 2017년 1월 20일, 1월 23일, 1월 25일, 그리고 2월 1일, 2월 3일, 2월 6일에 걸쳐 총 6회에 걸쳐 스테로이드제(트리암시놀론)와 리도카인을 혼합한 주사액 0.2ml를 D의 코 주변에 주사했습니다. 피해자는 이 주사 처치로 인해 우측 비공 위축 및 우측 비익 부분의 피부함몰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A 의사의 업무상 과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또한 A 의사가 진료기록부에 실제 혼합 비율인 1:20 대신 1:5로 기재하여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고 주장하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너무 짧은 주기로 반복 투여한 것이 의료상 과실인지 여부와, 진료기록부에 스테로이드제 혼합 비율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한 것이 의료법상 거짓 작성의 고의가 있는 행위인지 여부입니다.
피고인은 업무상과실치상 및 의료법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스테로이드 주사 행위가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진료기록부 기재 오류 역시 고의적인 거짓 작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진료기록부의 약품 혼합 비율 기재는 병원 내부에서 통용되는 약칭이었을 가능성과 실제 투여된 스테로이드 용량이 저용량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형법 제268조)은 의료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적용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의료 과실을 판단할 때 '같은 업무 또는 분야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의사가 보통 갖추어야 할 통상의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삼고,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 의료 환경과 조건, 의료 행위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인의 스테로이드 주사 행위가 이러한 통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만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의료법 위반(의료법 제22조 제3항)은 의료인이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 기재·수정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진료기록부 기재가 실제와 달랐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피고인에게 이를 거짓으로 작성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병원 내에서 통용되는 약칭이었을 가능성, 실제 투여 용량이 저용량이었다는 점, 그리고 저용량을 고용량으로 속여 기재할 이익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형사 재판의 증명 책임(형사소송법 제325조)은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원칙입니다. 만약 이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무죄 선고)해야 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혐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의료 기록의 정확성은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분쟁 발생 시 의료 기록은 핵심적인 증거가 되므로 약품의 혼합 비율이나 용량 등 상세한 내용을 명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약칭이나 기호가 있더라도 법적인 효력을 갖는 기록에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정확한 용어와 비율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적이지만 부작용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사 시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적절한 용량과 주기를 지켜야 합니다. 특히 짧은 주기의 반복 주사는 피부 위축이나 함몰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의료인은 시술 전에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형사 재판에서 의료 과실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합니다. 이는 민사 재판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입니다. 따라서 의료 사고를 주장하는 경우 해당 의료 행위가 평균적인 의사가 갖추어야 할 통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했음을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환자 또한 시술 전 의사로부터 치료 계획, 예상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술 후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가능하면 관련 상황을 스스로 기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