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구소 시제차 운전기사들의 불법 파견 및 임금 차액 지급 인정 판결

피고 T 주식회사의 U연구소에서 상용시제차량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하던 운전기사들이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했으나, 실제로는 T 주식회사로부터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아 불법 파견 관계에 있었다며 직접 고용 및 임금 차액 지급을 요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운전기사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불법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고, 직접 고용 의무를 인정하여 미지급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등 16인): 피고 T 주식회사의 U연구소에서 상용시제차량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한 운전기사들
• 피고 (T 주식회사): 자동차 및 부품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며, U연구소를 설립·운영함
• 협력업체 (W 주식회사 외 다수): 피고와 도급 계약을 맺고 내구주행시험 및 정비 업무를 수행해 온 업체들

분쟁 상황

피고 T 주식회사는 1996년부터 U연구소를 운영하며 각종 시험용 시제차를 개발·제작해왔습니다. 1997년부터는 협력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고 상용시제차량의 내구주행시험 및 정비 업무를 외부에 맡겼습니다. 원고들은 이 협력업체 소속으로 U연구소에서 시제차량 내구주행시험을 담당하는 운전기사들이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사실상 피고의 사업에 편입되어 일했음에도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규직과 다른 처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대해 근로자 지위 확인, 직접 고용, 그리고 정규직이었다면 받았을 임금과의 차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도급 계약에 따라 업무를 맡긴 것이므로 직접 고용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협력업체 소속 운전기사들이 피고 T 주식회사와 사실상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 근로자 파견 관계가 인정될 경우, 피고가 운전기사들에게 직접 고용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직접 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미지급 임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범위

법원의 판단

1. 원고 D에 대해서는 2005년 12월 1일부터 피고 T 주식회사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원고 D, S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는 피고 T 주식회사가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명령한다.
3. 피고 T 주식회사는 원고 D, E, F, G, H, I, J, K, L, N, O, P, Q, S에게는 각 1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7년 4월 18일부터, 각 나머지 돈에 대하여는 2018년 6월 2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피고 T 주식회사는 원고 M, R에게는 각 1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7년 4월 18일부터, 각 나머지 돈에 대하여는 2018년 6월 29일부터 2018년 10월 12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5. 원고 M, R의 각 나머지 청구(휴직 및 산재 관련 임금 주장)는 기각한다.
6.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T 주식회사가 협력업체 운전기사들에게 직간접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하여 사실상 불법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보아, 운전기사들의 직접 고용 사실을 확인하고 고용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운전기사들이 정규직 근로자였다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을 미지급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일부 원고의 특정 기간 임금 청구는 휴직 사유 미증명 등으로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법)​

• 제2조 제1호 (근로자파견의 정의)​: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 (2006년 12월 21일 개정 전)​: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계속 사용한 경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규정은 원고 D에게 적용되어, D은 파견근로 개시일로부터 2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인 2005년 12월 1일에 피고의 근로자로 직접 고용이 간주되었습니다.
•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2012년 2월 1일 개정 전)​: 불법 파견의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이 규정은 원고 D, S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적용되어, 피고에게 고용의무가 발생했습니다. 파견법은 위반 시 사용사업주가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1. 대법원 판례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및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 근로자 파견과 도급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 여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의 업무 수행 자체에 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지 여부.
  • 사업의 실질적 편입 여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와 함께 하나의 작업 집단을 구성하여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 원고용주의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원고용주(협력업체)가 근로자의 선발, 수, 교육, 훈련,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및 한정된 범위 여부: 계약 목적이 구체적으로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업무가 전문성·기술성을 갖춰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는지 여부.
  • 원고용주의 독립적 기업조직·설비 여부: 원고용주가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1. 임금 산정 기준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두9758 판결 참조)​

• 직접 고용이 간주되거나 고용의무가 발생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 이때 동종 또는 유사업무인지는 실제 수행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업무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로 봅니다.

1.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지연손해금 이율 연 15% 적용.
2. 민법: 이행지체에 따른 법정 이율 연 5% 적용.

참고 사항

1.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합니다. 회사와 협력업체 간에 도급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업무 지시와 수행 방식이 원청의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의 실질을 갖춘다면 불법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서상의 명칭에 구애받지 않고, 실제 업무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2. 직접 지휘·명령의 판단 기준을 확인하세요. 원청이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시간, 작업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협력업체가 이에 대한 재량권이 거의 없었다면 직접 지휘·명령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피고가 시험차량의 운행 모드, 속력, 점검 항목, 시험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수시로 업무 내용을 변경 지시한 점 등이 인정되었습니다.
3. 사업 편입 여부를 고려하세요. 파견근로자가 원청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거나, 원청의 핵심 사업에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여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전기사들의 내구주행시험 업무가 피고의 신차 연구·개발이라는 핵심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피고 소속 연구원들이 직접 동승하여 시험하는 등 사업 편입성이 인정되었습니다.
4. 협력업체의 독립성 부족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협력업체가 작업에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독자적인 이윤 창출 여지가 적었으며, 원청에서 퇴직한 인사가 대표인 경우 등은 위장 도급의 징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시험차량과 시험로가 모두 피고 소유였고, 협력업체가 사무실 외에는 독립적 설비를 갖추지 못한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5. 고용 의무 불이행 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불법 파견으로 인정되어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면, 원청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며, 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정규직이었다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를 배상해야 합니다. 퇴직금 차액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