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부동산의 새 집주인에게 전세금 돌려받기 판결

원고인 임차인 A는 임대인 H와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만료 전 H는 피고 D가 지정한 피고 C(명의수탁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했고 이 과정은 계약명의신탁으로 이루어졌으며 매도인 H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임대차 계약 만료 후 원고 A는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지급되지 않자, 피고 D와 C를 상대로 임대차 보증금 반환 및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C이 등기상 소유자로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다고 보아 원고 A에게 임대차 보증금 1억 4천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D에 대한 청구와 피고들에 대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택 임대차 계약의 임차인으로,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사람입니다.
• 피고 C: 이 사건 부동산의 새로운 등기상 소유자로, 피고 D와의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를 빌려준 사람(명의수탁자)이자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사람입니다.
• 피고 D: 이 사건 부동산을 실제로 매수하여 피고 C의 명의로 등기한 사람(명의신탁자)입니다.
• H: 이 사건 부동산의 원래 임대인이자 피고 C, D에게 부동산을 매도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0년 2월 14일 H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차 보증금 1억 4천만 원에 임차했습니다.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 2개월 전인 2021년 12월 13일, H는 이 부동산을 피고 C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때 피고 D가 피고 C의 명의를 빌려 매매계약을 진행하는 '명의신탁' 관계가 있었고 H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원고 A는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자 H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했고, H는 새로운 집주인의 연락처라며 피고 D의 연락처를 알려주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D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피고 D는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지기 전까지는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원고 A는 2022년 2월 28일 부동산을 인도하고 2022년 3월 15일 주택임차권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원고 A는 피고 C이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하여 총 46개의 부동산을 소유했거나 소유하고 있으며, 2천4백만 원이 넘는 체납세금(종합부동산세 등)이 있고, 심지어 이 사건 부동산에도 압류등기가 되어있는 것을 알게 되어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실제 매수인으로 보이는 피고 D와 등기상 소유자인 피고 C을 상대로 임대차 보증금 반환 및 명의신탁 사실 등을 알리지 않아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크게 세 가지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첫째, 피고 D와 피고 C 사이의 부동산 매매가 명의신탁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 명의신탁의 유형은 무엇이며 매도인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명의신탁으로 인한 등기가 무효인 상황에서 임차인인 원고 A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상 보호받는 제3자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등기상 소유자인 피고 C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들이 명의신탁 관계나 임대인의 자력 문제 등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따라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C은 원고에게 1억 4천만 원과 이에 대해 2022년 3월 1일부터 2022년 8월 5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모든 청구는 기각됩니다.
3. 소송 비용 중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각자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30%, 피고 C이 70%를 부담합니다.
4. 위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D와 피고 C 사이에 '계약명의신탁'이 존재하고 매도인 H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인 원고 A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상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피고 C 명의의 등기가 무효라 하더라도 피고 C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C에게 임대차 보증금 1억 4천만 원과 지연이자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피고 D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으며, 피고들의 명의신탁 관련 정보 미고지가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D에게 고지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제4조 (명의신탁약정의 효력):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이며, 그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물권변동도 무효입니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임차인과 같이 명의수탁자가 소유자임을 믿고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은 보호받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 H가 명의신탁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지만, 임차인 원고 A는 제3자에 해당하여 등기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어 등기명의자인 피고 C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게 됩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력 등) 제2항 및 제4항: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은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대항력을 가집니다. 또한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는 이 요건을 충족하여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므로, 명의신탁으로 인한 등기 무효와 관계없이 부동산을 양수한 피고 C은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하게 됩니다.
• 국세기본법 제35조 (국세의 법정기일과 담보권과의 관계) 제3항 및 제7항: '당해세'는 해당 재산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으로, 종전에는 압류선착주의나 법정기일의 선후와 관계없이 담보물권보다 우선하여 징수되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4월 1일 시행된 개정 국세기본법 제35조 제7항에 따라, 임차인의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당해세는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일정 요건 충족 시)에 우선하지 못하게 되어 임차인 보호가 강화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C의 체납세금 중 당해세가 언급되었으나,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1조 (보증금 중 일정액의 범위): 소액임차인의 보증금 중 일정액은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권을 가집니다. 원고 A 또한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여 이 규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고려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 시 소유권 변동 확인: 임대차 계약 중 또는 갱신 시점에 임대인(소유자)이 변경된다면, 새로운 임대인이 누구인지, 등기상 소유자와 실제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명의신탁의 위험성 인지: 명의신탁은 불법이지만, 임차인이 이를 알지 못했거나 대항력을 갖춘 경우 임대인의 지위가 등기상 명의자에게 승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증금 회수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임대인의 재정 상태 확인: 새로운 임대인의 자력에 의심이 있다면, 체납 세금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세나 지방세 체납으로 인해 공매나 경매가 진행될 경우 보증금 회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의 중요성: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는 임차인이 대항력을 취득하는 중요한 요건이며, 확정일자는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는 핵심입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즉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 주택임차권등기명령 활용: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등기를 마친 후 이사해야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당해세' 규정의 변화: 과거 당해세는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우선하여 징수되었으나, 2023년 4월 1일 시행된 개정 국세기본법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춘 소액임차인의 보증금(최우선변제액)은 당해세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규정은 법 시행 이후 매각되는 경우부터 적용되므로 본인의 계약 시점과 매각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