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술에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18세 피해자를 발견하고 노래방과 건물 계단으로 데려가 여러 차례 신체를 접촉하고 키스하며 사진을 촬영하는 등 추행했습니다. 이후 A는 친구들을 불러 피해자가 있는 장소로 데려갔고, 친구 C가 피해자를 추행하는 장면을 A가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 A에게 특수준강제추행(합동범) 혐의를, 피고인 B에게 준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으나, 법원은 A의 단독 준강제추행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고, B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19년 3월 1일 저녁 7시경부터 피고인 A는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자정을 넘어 2019년 3월 2일 새벽 0시경 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술을 마셨습니다. 같은 날 새벽 3시 42분경, A는 클럽에서 만취해 있는 18세 피해자 I를 발견하고 '노래방에 함께 가자'며 밖으로 데리고 나와 코인노래방으로 부축해 갔습니다. 그곳에서 A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키스했습니다. 계속해서 같은 날 새벽 5시 40분경, A는 서울 광진구의 한 건물 계단으로 피해자를 데려가 앉게 한 후 피해자의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으며, 자신의 휴대폰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의 뒷모습과 자신의 성기가 함께 나오도록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같은 날 새벽 5시 58분경, A는 친구들인 B, C, D을 위 건물로 데려갔고, C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C의 무릎에 엎드리게 하는 장면과 피해자의 얼굴을 A의 휴대폰으로 사진 촬영했습니다.
피고인 A의 만취 상태 미성년자에 대한 준강제추행 사실 인정 여부와 피고인 A가 친구들과 '합동하여' 범행을 저지른 특수준강제추행죄 성립 여부, 그리고 피고인 B의 준강제추행 가담 여부 및 증명 부족 문제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또한, 범행에 사용된 아이폰XS 1대를 몰수하고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피고인 B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 요지를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피고인 A의 특수준강제추행 혐의는 합동범의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공모)'가 증명되지 않아 무죄로 판단되었으나, 해당 공소사실에 포함된 준강제추행죄는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술에 만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미성년자를 단독으로 여러 차례 추행한 죄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연령과 상태, 범행의 수법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피고인 A가 친구들과 '합동하여' 추행했다는 특수준강제추행 혐의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증명되지 않아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 B는 사건 현장에 있었고 일부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으나, 피해자를 직접 추행했다는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술에 만취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행에 관련된 법령과 여러 사람이 관여된 경우의 합동범 성립 요건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술에 만취하여 몸을 가누기 어려운 사람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태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모든 신체 접촉 행위는 준강제추행죄가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더라도, 만취 상태에서는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경우, 단순히 현장에 함께 있었거나 범행을 제지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합동범'이 성립하기 어렵고, 범죄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공모)'가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범죄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가담자가 동일한 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되지 않으며, 각자의 행위와 의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가 되지만, 당시 상황에 따른 진술의 정확성 여부도 다른 증거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형량이 무거울 수 있으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취업제한, 신상정보 등록 등의 부가적인 처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범죄 행위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추가적인 성범죄가 되거나 죄질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