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금피크제 부당 적용에 따른 임금 차액 지급 판결

D 주식회사가 2017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임금피크제에 대해 직원 A, B, C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취업규칙 변경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설령 절차상 하자가 없더라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삭감된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피고 D 주식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로,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임금이 삭감된 근로자들입니다.
• 피고 D 주식회사: 할부금융업과 일반대출, 어음할인 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적용한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D 주식회사는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17년 1월 1일부터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됨에 따라, 2016년 12월 21일 취업규칙 개정 설명회를 개최하고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을 변경했습니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을 제정하여 2017년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했습니다. 이 임금피크제는 만 56세부터 정년인 만 60세까지 5년간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원고 A와 B는 2020년 1월 1일부터, 원고 C은 2022년 1월 1일부터 만 56세에 도달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의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위반했으며,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므로 무효라며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D 주식회사가 도입한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면 해당 취업규칙 변경 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거쳤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해당 임금피크제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D 주식회사의 임금피크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2년 연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만 56세부터 5년간 임금을 삭감하고 임금인상률 적용에서도 제외하는 등 근로자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피고 본사 직원들에게는 충분한 논의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지점 근로자들에게는 설명회도 없이 기명·날인 방식으로 동의를 받는 등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했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3. 설령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6세 이상 근로자들에게 개별적인 업무성과와 상관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임금을 감액하고,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 저감 등 불이익에 대한 적절한 대상 조치도 마련되지 않았으며, 삭감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근거도 없으므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28,465,580원, 원고 B에게 158,400,322원, 원고 C에게 52,870,98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4년 3월 30일부터 2024년 6월 21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D 주식회사가 시행한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변경 절차상의 하자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D 주식회사는 원고 A, B, C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 받았을 임금과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94조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의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임금 총액이 줄어들고 추가적인 불이익을 입게 되어 '불이익한 변경'으로 판단되었으며, 동의 절차가 불공정하여 무효로 인정되었습니다.
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 금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이를 위반하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은 무효가 됩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연령만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고,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상 조치나 삭감 재원의 합리적 사용 근거가 없어 이 법률에서 정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3. 지연손해금: 사용자가 임금 지급 의무를 지체할 경우, 민법 및 상법상 이율(연 5~6%)과 더불어,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일정 기간 이후에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임금 지급 의무를 지체한 기간에 대해 연 6%와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임금피크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취업규칙 변경의 적법성 확인: 사용자가 임금피크제 도입 등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다면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없다면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2. 동의 절차의 공정성 점검: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교환하고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연령차별 금지 원칙 이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4. 임금피크제 합리성 판단 기준: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예: 업무량 감소, 복리후생 확대 등)의 도입 여부 및 적정성, 삭감된 재원의 사용 목적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성이 있는지 판단합니다.
5.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도 차별 가능성: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임금 삭감률이나 삭감 기간이 과도하고, 그에 상응하는 업무량 조정이나 다른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 볼 수 있습니다.
6. 기타 불이익 연쇄 여부: 임금 삭감이 퇴직금, 각종 수당 등 다른 근로조건에 연쇄적인 불이익을 초래하는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