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원들이 회사 상대로 퇴직금을 받아낸 판결

J 주식회사의 채권추심원들이 자신들을 개인사업자로 분류한 회사에 대해 실질적인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회사에게 미지급된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C, D, E, G, H, I): J 주식회사와 '위임직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했지만, 사실상 근로자로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채권추심원들입니다.
• 피고 (J 주식회사):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하는 회사로, 원고들을 위임직 개인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J 주식회사와 '위임직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원으로서 일했습니다. 계약 형식은 위임계약이었으나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지시와 통제를 받았습니다. 원고들이 퇴직하자 피고는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관계 성립을 원치 않고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으므로 퇴직금 청구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이 실질적인 근로자이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위임직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맺은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2.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한 '부제소 특약'이 유효한지 여부.
3. 원고들 중 일부에게 회사의 정년 규정을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J 주식회사에게 미지급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원고 A에게 18,098,931원 및 이에 대한 2021. 6. 12.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C에게 4,583,984원 및 이에 대한 2021. 3. 23.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D에게 38,693,762원 및 이에 대한 2021. 6. 15.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E에게 4,384,813원 및 이에 대한 2021. 4. 23.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G에게 5,110,699원 중 2,801,374원에 대하여는 2019. 10. 22.부터, 2,309,325원에 대하여는 2021. 5. 23.부터 각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H에게 18,143,171원 및 이에 대한 2021. 5. 23.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 원고 I에게 32,344,079원 및 이에 대한 2021. 4. 23.부터 2022. 3.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 지급.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위 지급 명령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았으며,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 비품, 전산아이디 등을 사용하여 업무비용을 지원받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강행규정이므로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한 '부제소 특약'은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주장한 정년 규정 적용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들을 근로자로 전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이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1년 이상 계속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법은 근로자의 퇴직금 청구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법규입니다. 따라서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나 특약은 이 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됩니다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 상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미지급된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이자율은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를 적용하고,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를 적용합니다.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 이 법은 채권추심회사가 위임계약 형태로 채권추심원을 모집하고 추심업무를 감독·교육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 조항이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관리·감독 사실을 부정하여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에 처한 분들은 다음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계약서의 형식이 '위임계약'이나 '도급계약'이더라도, 실제 업무 수행 방식이 사용자의 지휘와 감독을 받거나 업무 장소, 시간 등에서 구속을 받는다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지,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는지, 스스로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소유하는지,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는지, 보수가 근로의 대가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의 퇴직금 청구권을 보호하는 강행규정이므로,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나 특약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 사업주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이 쉽게 부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근로자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신분증, 전산아이디 등 회사에 속해 업무를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은 근로자성을 인정받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퇴직금은 1년 이상 계속 근로한 근로자에게 지급될 의무가 있으며, 퇴사 후 14일 이내에 지급되지 않으면 지연이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면 지연이자는 연 20%로 매우 높게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