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식 양도 및 무상 대출 이익에 대한 증여세 부과 사건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비상장 회사 주식을 벤처투자펀드와 다른 회사에 고가로 양도하고, 후에 다시 매수하는 거래를 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회사 수석 부회장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무상으로 빌렸습니다. 과세당국은 이 거래들이 각각 '고가 양도로 인한 이익의 증여'와 '금전 무상 대출로 인한 이익의 증여'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과세당국의 증여세 부과처분이 대부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유한회사의 지분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인물로, 자신의 B 주식을 이 사건 펀드들과 L에 양도하고 P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었습니다.
• 반포세무서장: 원고 A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과세당국입니다.
• B 유한회사: 원고 A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로, C 주식회사의 지분 58.4%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 C 주식회사: B 유한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회사입니다.
• D 펀드, E 펀드 (이 사건 펀드들): 구 중소기업창업법에 따라 설립된 벤처투자조합으로, 원고 A의 B 주식을 매수했다가 풋옵션을 행사하여 원고 A에게 다시 매도하였습니다.
• J 주식회사: 이 사건 펀드들의 업무집행조합원입니다.
•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이 사건 펀드들의 유한책임조합원입니다.
• L 주식회사: 원고 A의 B 주식을 매수했다가 풋옵션을 행사하여 원고 A에게 다시 매도하였습니다.
• K: 원고 A와 함께 B 주식을 이 사건 펀드들에 양도한 인물입니다.
• P: H 주식회사의 수석 부회장으로, 원고 A에게 거액의 자금을 대여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자신이 보유하던 비상장 회사인 B 유한회사의 주식을 벤처투자펀드인 D 펀드 및 E 펀드, 그리고 L 주식회사에 주당 350만 원이라는 고가에 양도했습니다. 이 거래에는 나중에 주식을 다시 사고팔 수 있는 풋옵션이나 콜옵션 계약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펀드들과 L로부터 매도했던 주식을 다시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2012년부터 2013년 사이에 H 주식회사의 수석 부회장 P으로부터 총 592억 2,000만 원 상당의 자금을 빌렸는데, 이 중 179억 7,000만 원은 금전소비대차 계약서도 없이 이자도 지급하지 않은 무상 대출이었습니다. 국세청은 이러한 주식 고가 양도 거래와 무상 대출을 통해 원고가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각각 '고가 양도로 인한 이익의 증여' 및 '금전 무상 대출에 따른 이익의 증여'에 해당한다며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이 사건 펀드들이 법적으로 '민법상 조합'인지 '비법인사단'인지, 그리고 증여세 부과의 '증여자'가 누구인지 판단하는 문제.
2. 원고가 B 주식을 양도한 가격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 '고가 양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 거래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문제.
3. B 주식의 '시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특히 주식에 부여된 옵션(풋옵션, 콜옵션)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지.
4. 주식 양도 거래의 실질이 단순한 주식 매매가 아니라 '금전소비대차'로 볼 수 있는지.
5. 유사한 주식 양도 거래를 한 K의 사례와 비교할 때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지.
6. P으로부터 받은 무상 대출 이익에 대한 증여세 부과가 적법한지, 특히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시점이 언제인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의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1. 이 사건 펀드들의 법적 성격 및 증여자: 이 사건 펀드들은 구 중소기업창업법에 따라 설립된 투자조합으로서 비법인사단에 해당하며, 독립된 권리 의무의 주체입니다. 따라서 쟁점 주식 거래의 증여자는 펀드 자체이지, 조합원인 G나 H가 아닙니다. 다만, 피고(반포세무서장)가 소송 과정에서 증여자를 펀드로 변경하여 추가한 예비적 처분 사유는 당초 처분과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B 주식 고가 양도 및 정당한 사유 여부: 관련 형사판결 내용과 회계법인의 기업가치평가보고서가 형식적이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B 주식 거래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워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절히 반영한 '시가'로 인정될 수 없습니다. 또한, 거래 당사자들이 원고에게 이익을 줄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관련 사정들을 고려할 때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B 주식 시가 평가 방법: B 주식의 시가 산정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1주당 97,321원으로 평가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주식에 부여된 옵션(풋옵션, 콜옵션)은 법령상 보충적 평가방법에서 주식 가치를 산정할 때 별도로 고려할 근거가 없으므로, 옵션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주식 거래의 실질: 이 사건 전체 주식 거래는 계약서상 금전소비대차 내용이 없고, 실제 주식이 양도되었으며, 원고 스스로 양도소득세를 신고 납부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원고가 자금 조달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환매조건부 매매 방식이었을 뿐, 금전소비대차 거래의 실질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K의 사례와의 형평성: K에 대한 세금 부과는 주식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가 쟁점이었던 사안으로, 원고의 증여세 부과와는 구체적 사실관계 및 쟁점을 달리하므로, 형평과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6. 무상 대출 이익에 대한 증여세 및 납부 능력: 원고가 P으로부터 무상 대출을 받을 당시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증여세 납부 능력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될 때'는 증여세 납세의무 성립 시점, 즉 증여가 이루어지기 직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의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 중 피고(반포세무서장)에게 패소한 부분을 취소하여 해당 부분의 원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항소 역시 기각되었으며, 소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제2항 (고가/저가 양수에 따른 증여 이익)​: 특수관계가 없는 자 간에 재산을 양수하거나 양도할 때,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 없이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 가액(고가)으로 양수하거나 현저히 낮은 가액(저가)으로 양도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때 '현저히 높은/낮은 가액'은 시가의 30% 이상 차이나거나 3억 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2.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 (금전 무상 대출 등에 따른 증여 이익)​: 특수관계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은 경우, 그로 인해 얻는 이익(적정 이자 상당액)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익이 1천만 원 미만이면 과세되지 않습니다.
3.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 (수증자의 증여세 납부 능력)​: 수증자(증여받은 자)가 증여일 현재 채무초과 상태에 있고 증여세 납부 능력이 없다고 인정될 때는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거나 일부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납부 능력 없음'의 판단 시점은 증여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4.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및 제63조 (증여재산의 평가)​: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비상장주식 등은 해당 법인의 자산과 수익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에 따라 평가합니다.
5. 민법상 조합과 비법인사단 법리: 법인 아닌 단체(비법인사단)는 고유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의 규약을 만들며, 의사결정 및 집행 기관을 갖추고, 구성원의 변경과 관계없이 단체가 존속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면 독립된 권리 의무의 주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구 중소기업창업법에 따른 투자조합은 법률의 목적과 단체의 조직 등을 종합할 때 비법인사단의 성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6. 행정소송에서의 처분 사유 변경: 과세처분 취소 소송 중에도 과세관청은 처분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처분 당시의 사유를 다른 사유로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격방어 방법의 변경으로 보며, 과세표준이나 세액이 달라져도 동일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여세의 경우 증여자를 변경하여 과세단위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특수관계 없는 거래라도 증여세 부과 가능: 가족이나 친인척이 아닌 일반인 간의 거래라도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 없이'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고가) 또는 낮은(저가) 가격으로 재산을 양도하거나 양수하여 이익을 얻으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 비상장주식의 시가 평가: 비상장주식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으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정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시가를 산정하게 됩니다. 이때 회사의 자산 가치와 수익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개별 거래 당사자들 간의 옵션 계약 가치는 시가 평가에 직접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거래의 실질 중요: 계약서상 형식이나 당사자의 의도만으로 거래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주식 매매 형식을 빌린 자금 대여 거래였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주식이 오고 갔고 양도소득세 신고까지 했다면 그 실질은 주식 거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금전 대차 시 주의사항: 거액의 금전을 빌릴 때는 반드시 '금전소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 이자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계약서가 없거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 무상 대출로 보아 이자 상당액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자율도 적정 수준(법정 이자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증여세 납부 능력 판단 시점: 만약 증여세를 부과받은 사람이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여 증여세 감면을 받으려면, 그 증여가 이루어지기 직전에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