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권 양도양수 대금 미지급 약정금 분쟁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와 C를 상대로 D 일원 사업권 양도양수 및 양도대금 확정지급 계약에 따라 미지급된 약정금 5억 8천7백만 원 및 지연이자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들은 계약서 무인 날인으로 인한 무효, 통정허위표시, 기망으로 인한 계약 취소, 이사회 결의 부재,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제, 실효의 원칙 적용, 계약 조건 불충족 등을 항소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의 항소 이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제1심 판결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부산 강서구 D 일원 사업권을 피고들에게 양도하고 약정된 대금의 지급을 구한 회사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A 주식회사로부터 사업권을 양수한 회사로, 약정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 C: B 주식회사의 이사이자 이 사건 사업권 양도양수 및 양도대금 확정지급 계약에서 시행법인의 주주 겸 B 주식회사의 보증인으로 참여한 개인입니다.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부산 강서구 D 일원 사업에 대한 사업권 양도양수 및 양도대금 확정지급 계약을 피고 B 주식회사 및 피고 C과 맺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A 주식회사는 사업권과 관련 자료를 넘겨주고, 피고들은 약정된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피고들은 계약서에 대표이사 인감이 아닌 무인(지장)만 찍혀있어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대출 심사를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계약이므로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며, 원고의 기망 행위가 있었고, 피고 회사의 중요한 계약임에도 이사회 결의가 없었으며, 원고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더불어 원고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실효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이 소멸했고,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 조건인 토지 사용 승낙 비율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습니다. 결국 A 주식회사는 미지급된 약정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하자 피고들이 이에 불복하여 항소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들은 항소심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들을 펼쳤습니다.

1. 법인 간 거래 시 대표이사의 무인(지장) 날인만으로는 계약의 효력이 없다는 상관습 주장.
2. 대출 심사를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계약이므로 통정한 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주장.
3. 원고 대표이사의 기망 행위로 인해 계약을 취소했다는 주장.
4. 피고 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하는 계약에 이사회 결의가 없었으므로 효력이 없다는 주장.
5. 원고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주장.
6. 원고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신의칙상 실효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주장.
7. 계약에서 정한 토지 면적(약 1,009,403.67㎡)을 기준으로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 조건(토지 사용 승낙 70% 이상 내지 90% 이상)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주장.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동일하게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 B 주식회사와 C가 연대하여 원고에게 약정금 5억 8천7백만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들의 항소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무인 날인 계약의 유효성: 피고들이 주장하는 '대표이사 무인 날인만으로는 계약이 무효'라는 상관습은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통정허위표시 주장: 계약서 작성 경위, 피고 C이 원고에게 1,300만 원을 지급한 경위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계약이 대출 심사를 위한 형식적인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기망으로 인한 계약 취소 및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제: 이 주장들은 이미 제1심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이며, 항소심 법원은 제1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추가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인용했습니다.
• 이사회 결의 부재: 계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의 이사가 피고 C 1인뿐이었으므로, 상법상 이사가 1인인 회사는 그 1인 이사가 이사회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아 이사회 결의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실효의 원칙 적용 여부: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은 인정되나, 피고 회사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원고가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 시기의 도래 여부를 알기 어려웠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청구권이 실효의 원칙에 따라 소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토지 면적 조건 불충족: 이 사건 계약은 사업 초기 단계에 체결되었고, 피고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을 진행한 점에 비추어,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 시기 조건은 향후 구체적으로 수립되어 승인받은 산업단지 계획의 대상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아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거나 주장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420조 (제1심 판결의 인용)​: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그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항소심 판결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제1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일부 고쳐 쓰는 부분과 추가 판단을 제외하고는 제1심 판결문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 민법 제108조 제1항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상대방과 짜고 한 거짓된 의사표시는 무효로 본다는 조항입니다. 피고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대출 심사를 위해 형식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실제 금전 지급 등 계약 이행의 정황을 고려하여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상법 제393조 제1항 (이사회 권한)​: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중요 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이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하므로 이사회 결의가 없었기에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 상법 제389조 제3항 (대표이사)​: 회사의 업무 집행은 대표이사가 하지만,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은 이사회 결의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정합니다.
• 상법 제209조 제2항 (지배인 등의 대리권)​: 지배인 등의 대리권과 관련된 일반 조항으로, 특정 업무를 이사회 결의 없이 처리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 상법 제383조 제6항, 제1항 단서 (1인 이사 회사의 업무집행)​: 이 조항들은 이사가 1인인 소규모회사의 경우, 그 1인 이사가 이사회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회사의 이사가 피고 C 1인뿐이었으므로, 피고 C이 계약 체결을 결정한 것은 적법한 이사회 결의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 계약의 하자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실효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파생)​: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가 행사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 뒤늦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법리입니다. 이는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파생된 것으로, 권리자와 상대방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용 여부를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들은 원고의 청구권이 이 원칙에 따라 소멸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서 작성 시 형식적 요건 준수: 법인 간 중요한 계약을 체결할 때는 대표이사의 법인 인감 날인 및 법인 인감증명서 첨부 등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형식적 요건을 철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무인 날인만으로도 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되었지만, 이는 예외적인 상황일 수 있으므로 분쟁 예방을 위해 통상적인 관례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법인 내부 의사결정 절차 확인: 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이나 양도 등 중대한 거래 시에는 반드시 이사회 결의 등 법인 내부의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방 회사가 이사가 1인인 소규모 회사인 경우, 1인 이사의 결정이 곧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 '통정허위표시' 주장의 입증 어려움: 계약 당사자들이 대출 심사 등을 위해 형식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실제로는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통정허위표시'는 실제 계약금을 지급하거나 계약 이행을 위한 행위가 있었다면 법원에서 인정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진정한 의사가 아니었다면 이를 명확히 밝히는 별도의 서면 합의나 강력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 권리 행사 시기의 중요성: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권리가 더 이상 행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게 되어 '실효의 원칙'에 따라 권리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 사례와 같이 상대방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권리자가 지급 시기 등 계약 조건을 알기 어려웠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권리 행사가 허용될 수도 있습니다.
• 계약 조건의 명확한 규정: 계약서에 계약금, 중도금 지급 조건이나 대상 토지의 면적 등 핵심적인 사항은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의 계약일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항을 포함하여 해석의 분쟁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