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 임원 성과급 과다 지급 총회 결의 무효 판결

A재건축주택조합은 2013년 10월 29일 임시총회에서 재건축 사업 추가 이익금의 20%를 조합 임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이 결의가 과다하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법원 환송 후 항소심 법원은 임원들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이익금의 7%를 초과하는 인센티브 지급 결의는 부당하게 과다하여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의 제2 예비적 청구는 각하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재건축조합 조합원들): A재건축주택조합의 구성원으로, 임시총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입니다. 일부는 소송 중 사망하여 상속인들이 소송을 이어받았습니다.
• 피고 (A재건축주택조합):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격 없는 사단으로, 임원들에게 추가 이익금의 2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결의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A재건축주택조합은 장기간 중단되었던 재건축 사업을 2011년 9월 조합장 등 임원 선임 이후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당초 K동-L동 구분소유자들과 P동-Q동 구분소유자들 간의 갈등으로 소송까지 진행되었으나, 임원들의 노력으로 2013년 8월 통합 재건축에 합의하며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8월 진행된 1차 일반분양에서 약 55%의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에 조합 임원들은 고분양가 정책 수립과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 2차 분양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최종적으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 대비 약 1,050억 원에 달하는 추가 이익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에 앞서, 피고 조합은 2013년 10월 29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추가 이익금 발생 시 20%를 조합장 등 임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손실 발생 시에는 조합장 10억 원, 임원 각 5억 원(총 55억 원) 한도 내에서 배상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결의했습니다. 원고들인 조합원들은 이 결의가 ①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② 기망이나 공갈 등 불법행위로 이루어졌으며, ③ 인센티브 대상이 불특정하고, ④ 무엇보다 인센티브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조합장이 총회 전 설명회에서 실제 발생할 수익 규모를 축소하여 설명하고, 임원들의 손실 배상 한도는 정해져 있는데 인센티브 상한은 없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임원들에게 추가 이익금의 2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것이 조합원들의 재산권이나 이익분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총회 결의 사항이 될 수 없는지 여부입니다.
2. 결의가 조합장의 기망, 공갈, 배임 등 불법행위로 이루어진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3. 인센티브 산정의 근거가 되는 추가 이익금이 사업 정산 시점에야 확정되므로 그 대상이 불특정하여 결의가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4. 조합 임원들에게 지급될 인센티브가 부당하게 과다하여 비례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 형평의 관념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5. 설령 결의가 유효하다 하더라도 이에 반대한 조합원들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중 일부를 받아들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의 2013년 10월 29일 자 임시총회에서 의결된 안건 중, 추가 이익금의 7%를 초과하여 조합장, 감사 1명, 이사 8명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한 부분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2. 원고들의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했으며,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3.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나머지 6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재건축조합 임원들이 사업의 성공에 기여한 바를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인센티브가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 없이 부당하게 과다하게 책정될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과 형평의 관념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임원들의 손실 배상 책임에는 상한이 있었던 반면, 인센티브에는 상한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예상 수익 규모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결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판결은 재건축조합과 같은 공익적 성격의 단체에서 임원의 보수 및 성과급 책정 시, 그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조합원들의 이익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주로 재건축조합 총회 결의의 효력 및 임원 인센티브 지급의 적정성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재건축조합 총회 결의의 자율성과 한계: 재건축조합의 총회는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서 광범위한 자율성과 형성의 재량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과 재량이 무제한적일 수는 없으며, 특히 임원의 보수, 그중에서도 인센티브(성과급) 지급은 정비사업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단순한 단체의 의사결정에만 맡겨둘 수 없는 특성을 가집니다 (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5281 판결 참조).
2. 인센티브 지급 결의의 효력 범위 및 판단 기준: 재건축사업 수행 결과 발생하는 추가 이익금의 상당 부분을 조합 임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도록 하는 총회 결의는, 그 내용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를 벗어난 인센티브 지급에 대한 결의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인센티브의 과다 여부는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임원들이 업무를 수행한 기간 및 경과, 난이도, 실제 기울인 노력의 정도
   • 조합원들이 재건축사업 결과로 얻게 되는 이익의 규모
   • 재건축사업으로 손실 발생 시 임원들이 지급하기로 한 손실 보상액의 한도
   • 총회 결의 이후 재건축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조합원들이 예상할 수 없는 사정 변경 여부
   •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7다218987, 21899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임원들의 손실 배상 한도는 있었으나 인센티브에는 상한이 없었고, 조합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막대한 추가 이익금(약 1,050억 원)의 20%에 해당하는 210억 원이 임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되었으며, 법원은 추가 이익금의 7%가 적당하다고 보았습니다.
3. 비법인사단 대표자의 선관주의의무: 재건축조합과 그 대표기관의 관계는 위임인과 수임인의 법률관계와 같으므로, 조합장은 조합 소유 재산의 관리·처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규약이나 총회 결의에 따라야 하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74817 판결,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312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임원들의 특별한 기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세무대리인·소송대리인 용역 결과, 부동산 경기 회복 등)에 대해서도 인센티브가 과다하게 책정된 것은 선관주의의무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4.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구 도시정비법)​: 재건축 사업의 추진 및 운영 전반을 규율하는 법률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총회 결의 및 분양 신청 절차 등 사업 진행 과정의 법적 근거로 언급되었습니다 (구 도시정비법 제46조).

참고 사항

1. 총회 결의의 범위와 한계 이해: 재건축조합의 총회는 중요한 의사결정 기관이지만, 그 결의가 무제한적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임원 보수나 인센티브와 같이 조합원 전체의 이익과 직결되는 사안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2. 임원 인센티브의 적정성 판단 기준: 임원 인센티브가 적정한지 판단할 때는 임원의 업무 수행 기간 및 난이도, 실제 노력 정도, 사업 성공으로 조합원들이 얻는 이익 규모, 임원들의 손실 보상 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인센티브가 지나치게 과다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정보 공개 및 설명 의무 강화: 조합 집행부는 중요한 의사결정 시 조합원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 예상 수입 및 지출, 그리고 결의 내용의 유불리 등 충분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인센티브와 같이 조합원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더욱 그렇습니다.
4. 손실 보상과 인센티브의 균형: 임원들의 손실 배상 책임에는 상한을 두면서 인센티브에는 상한을 두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책임과 보상의 균형을 고려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외부 요인 고려: 재건축 사업의 성공은 임원의 노력 외에도 부동산 경기,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인센티브 산정 시 이러한 외부 요인의 기여도도 합리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6. 정확한 사업 정산 후 인센티브 결정: 사업의 수익과 비용이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과도한 인센티브 비율을 정하는 것은 나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사업 정산이 마무리되어 정확한 이익 규모가 산정된 후에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