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작업장으로 사용된 공영 주차장 사용 허가 취소 판결

서울 B구청장은 A관리단이 관리하는 C 복개주차장을 공유재산 사용 허가 조건과 달리 택배 물류 시설로 사용하자 해당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A관리단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주차장이 본래 기능을 상실했으며 신뢰보호원칙이나 재량권 일탈·남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B구청장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항소인) A관리단: C 복개주차장의 사용 허가를 받아 관리하는 주체
• 원고 보조참가인 I 주식회사: A관리단과 위수탁관리계약을 맺고 주차장 관리에 관여하는 회사
• 피고(피항소인) B구청장: C 복개주차장의 사용 허가를 내주고 이를 취소한 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A관리단은 B구청으로부터 C 복개주차장 사용 허가를 받아 관리하던 중, 주차장 내부에 택배 물류 작업을 위한 메인 컨베이어벨트와 파렛트 등의 시설을 설치하여 사실상 화물 터미널처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주차장의 본래 기능을 저해하고 허가조건을 위반하는 행위였습니다. B구청은 이러한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2017년 3월부터 9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시설 시정을 요구했으나 A관리단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B구청은 2018년 5월 11일 A관리단에 대해 주차장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고, A관리단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C 복개주차장의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특히

1. A관리단이 허가조건을 위반하여 주차장을 택배 물류 시설로 사용했는지 여부
2. B구청장의 허가 취소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3. B구청장의 허가 취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관리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B구청장의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의 사실 인정과 법적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처분사유의 존재: 주차장 내에 설치된 메인 컨베이어벨트 및 택배 관련 시설 장비로 인해 주차장이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장애가 발생했음이 분명하므로, 허가조건 위반이라는 처분 사유는 존재합니다.
2.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B구청 소속 공무원들의 구의회 회의 발언은 A관리단에 대한 공적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사용 허가 당시의 법률 자문에 불과합니다. 또한 B구청이 수차례에 걸쳐 시정 지시 공문을 보냈음에도 A관리단이 따르지 않았고, A관리단 스스로도 이용 현황이 허가조건에 위반될 소지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메인 컨베이어벨트가 주차장 중앙에 위치하는 등 택배 관련 시설 장비의 규모에 비추어 A관리단의 위반 행위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B구청의 3회에 걸친 시정 요구에도 A관리단이 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관리단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A관리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B구청장이 내린 C 복개주차장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항소 비용은 원고인 A관리단과 원고 보조참가인 I 주식회사가 각자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과 법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25조(사용허가의 취소)​: 행정재산의 사용·수익 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조건을 위반하거나, 해당 재산을 본래의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기관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A관리단이 주차장을 택배 물류 시설로 사용하여 허가조건을 위반하고 본래 용도를 벗어났으므로, B구청장의 허가 취소 처분이 이에 근거합니다.
2.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83조(원상복구 명령 등)​: 정당한 사유 없이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공유재산을 점유·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에 관한 규정입니다. A관리단은 허가 취소 대신 원상복구 명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제25조가 허가를 받은 후 사후적으로 이를 취소하는 경우이고, 제83조는 허가와 무관하게 무단으로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를 뜻하므로, 이 사건에는 제25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신뢰보호원칙: 행정기관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한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법의 일반 원칙입니다.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청의 명확한 공적 견해 표명이 있어야 하고, 개인이 그 견해를 신뢰하여 행동했으며, 그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A관리단은 공무원의 발언 등을 근거로 신뢰보호원칙 위반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할 때, 그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행정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 등 행정법의 일반 원칙에 위배될 때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A관리단은 위반 행위가 경미하고 투자액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위반 행위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고 시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B구청장의 처분이 재량권 범위 내의 적법한 행사였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공공 시설물이나 공유재산 사용 허가를 받은 경우, 허가조건을 철저히 확인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 허가된 용도 준수: 허가받은 용도와 다르게 시설을 사용하거나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허가 취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주차장은 주차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 시설 변경 및 설치: 컨베이어벨트 같은 물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주차 공간의 기능을 변경하는 중대한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시설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도 반드시 사전에 허가 기관과 협의하고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행정기관의 시정 요구: 행정기관으로부터 시정 지시나 경고를 받았다면 즉시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지정된 기한 내에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허가 취소와 같은 더 강한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공적인 견해 표명: 행정기관 공무원의 사적인 발언이나 회의록 상의 비공식적인 언급은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신뢰보호원칙을 주장하려면 명확하고 공식적인 행정기관의 약속이나 확답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