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운전기사 불법파견 인정 및 직접 고용 판결

D은행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한 A, B, C는 자신들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하며, D은행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D은행과 운용사인 F 사이에 체결된 운전 용역 계약의 실질이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D은행이 운전기사들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내리고, D은행 소속 운전기사와 파견 운전기사 간 업무 구분이 없었으며, 채용 과정에서 D은행의 관여가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F는 근로자 파견 사업 허가를 받은 업체였으므로, '허가받지 않은 자로부터 파견받은 경우'에 해당하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의 유추적용은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D은행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D은행이 제시한 원고들의 직접 고용 거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이에 D은행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고, 고용 의무 발생일로부터 실제 고용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은행에서 운전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로, 자신들이 D은행에 불법 파견되어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D은행: 원고들과 운용사인 F 사이에 운전 용역 계약을 체결한 은행으로, 원고들에 대한 직접 고용 의무를 부인하며 항소했습니다.
• F: D은행에 원고들을 포함한 운전기사들을 파견한 용역회사로,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은 업체입니다.
• N: D은행 소속 무기계약직 운전기사로, 원고들의 직접 고용 시 임금 상당액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D은행은 외부 용역업체인 F와 운전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A, B, C를 포함한 운전기사들로부터 운전 업무를 제공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형식적으로는 F 소속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D은행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으며 D은행 소속 운전기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D은행이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직접 고용 의사표시와 함께 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D은행은 자신들이 F와 적법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며, 원고들이 파견법상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 A, B, C가 F로부터 합의금을 수령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D은행의 입행 제안을 거절한 점 등을 들어, 원고들이 D은행의 직접 고용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고용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D은행과 F 사이의 운전 용역 계약의 실질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경우, D은행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허가받지 않은 자로부터 파견 역무 제공받은 경우)를 유추적용하여 고용 의무를 부담하는지 아니면 제3호(2년 초과 계속 사용한 경우)가 직접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D은행의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원고들이 명시적으로 직접 고용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직접 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와 산정 기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D은행은 원고들 A, B, C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즉, D은행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2. 피고 D은행은 원고들에게 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일시금: 원고 A에게 86,582,713원, 원고 B에게 101,028,305원, 원고 C에게 105,792,245원을 지급합니다.
     • 이 금액 중 일부는 2018년 11월 1일부터, 당심에서 확장된 금액에 대해서는 2019년 2월 8일부터 2019년 5월 28일까지 연 5%의 이자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합니다.
   • 정기금: 2018년 11월 1일부터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는 날까지 매월 별도로 정한 금액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제2예비적 청구(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 유추적용 주장 등)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60%는 피고가 부담하며, 위 손해배상금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D은행과 F 사이의 운전 용역 계약이 그 실질에 있어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F가 합법적인 파견사업 허가를 받은 업체이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의 유추적용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D은행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원고들을 사용했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직접 고용에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D은행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D은행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와 함께 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법) 제2조 (정의)

   • 이 법은 '근로자 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 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 판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실제 근로관계의 실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근로자 파견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도급비 산정 방식, 사용사업주의 직접적인 업무 지시, 소속 근로자와 파견 근로자 간의 업무 혼재, 채용 및 인사 결정 과정에서의 사용사업주 관여, 비품 제공 및 비용 부담 등을 종합하여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했습니다.

2.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파견기간) 및 제6조의2 (고용의무 등)

   • 파견법 제6조 제2항: 사용사업주는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D은행이 2년 이상 원고들을 계속 사용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D은행에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 및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1에 따라 '자동차 운전종사자 업무'가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이며, F가 파견 사업 허가를 받았다는 전제 하에 적용되었습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 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 원고들은 D은행이 파견법 회피 목적으로 도급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이 조항을 유추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F가 합법적인 파견 사업 허가를 받았으므로 법원은 이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직접 적용되는 조항(제3호)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조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고용을 반대하는 경우 직접 고용 의무를 면할 수 있습니다.
     • 법원은 원고들이 F로부터 합의금을 수령하거나 다른 회사에 잠시 근무한 사실만으로는 D은행의 직접 고용에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 직접 고용하는 경우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으로 정하도록 합니다.
     • 이 사건에서는 D은행 소속 무기계약직 운전기사의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3. 민법상 손해배상 및 이자율

   • 직접 고용 의무를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근로자에게 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고용 의무가 이행되었을 경우 얻었을 임금 상당액에서 실제 받은 임금 등을 공제하여 산정합니다.
   •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이율은 민법상 연 5%가 적용되며,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소송 제기 이후에는 연 15%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고용 의무는 상행위로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민법상 이율이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 회사가 용역, 도급 등 다른 명칭으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고 사용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업무를 수행한다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직접 고용 의무 발생 요건 확인: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되면 사용사업주는 파견법에 따라 직접 고용 의무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파견 기간이 2년을 초과했거나,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니거나, 허가받지 않은 파견 사업주로부터 파견받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3. 직접 고용 거부 의사의 명확성: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직접 고용을 제안했음에도 근로자가 이를 거절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한 경우, 이것이 곧 직접 고용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 의사'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이직이나 합의금 수령 경위, 업무의 연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직접 고용 거부 의사가 명확하다고 인정되려면 명확한 거부 의사 표현이 있어야 합니다.
4. 손해배상 범위의 산정 기준: 직접 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사용사업주 소속의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이전에 받은 임금이나 합의금 등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