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 기타 가사
원고 B는 피고 E과 국제결혼을 했으나 피고 E의 과거 불법체류 이력으로 인해 피고 D라는 가상의 인물 신분으로 혼인신고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피고 E은 피고 D 명의로 한국에 입국하여 원고 B와 20년 넘게 실제 부부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피고 E이 허위 신분 사용을 자진 신고하여 피고 D 명의의 국적이 취소되고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되자 원고 B는 법원에 피고 D와의 혼인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 E과의 사실혼 관계 존재를 확인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와의 혼인은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는 무효이며 원고 B와 피고 E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E은 1998년 11월경 원고 B와 국제결혼을 하려 했으나 과거 불법체류 이력으로 한국 입국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피고 E은 'D'라는 허무인(가상의 인물) 명의의 신분 서류를 만들어 1998년 11월 24일 중국 하얼빈시에서 피고 D 명의로 원고 B와 결혼 등기를 마쳤고 원고 B는 1998년 12월 22일 안동시 F읍장에게 피고 D와의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이 혼인으로 피고 E은 1999년 1월 30일 피고 D의 신분으로 국내에 입국하여 그때부터 지금까지 원고 B와 혼인생활을 해왔으며 2022년 6월 7일 귀화허가를 받아 한국 국적도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E은 허위 신분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이에 피고 D 명의의 국적이 2023년 3월 21일 취소되고 가족관계등록부도 2023년 4월 20일 폐쇄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B는 법원에 피고 D와의 혼인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실제 배우자인 피고 E과의 사실혼 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상의 인물 명의로 이루어진 혼인신고의 법적 효력 여부와, 비록 법률상 혼인신고는 되지 않았으나 실제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이어온 관계의 사실혼 인정 여부입니다.
법원은 1998년 12월 22일 원고 B와 피고 D 사이에 신고된 혼인은 무효임을 확인하고 원고 B와 피고 E 사이에 1998년 12월 22일경부터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B가 피고 D라는 허위의 인물과 한 혼인신고는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에 원고 B와 피고 E은 실제 이름과 신분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을 뿐 1998년 12월 22일경부터 20년 넘게 혼인의 의사로 객관적인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었으므로 사실혼 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피고 E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음에도 허위 신분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법률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인정된 결과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국제사법 제63조', '제64조' 및 '민법 제815조'가 주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국제사법은 국제 사법 관계에서 적용될 법률을 정하는 법률이며 이 사건에서는 혼인의 성립에 관한 준거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815조 제1호'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혼인은 무효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D라는 인물이 피고 E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사용한 허무인(가상의 인물)에 불과하며 원고 B가 실제로 부부 관계 설정을 바란 상대방은 피고 E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 B와 피고 D 사이의 혼인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으므로 민법 제815조 제1호에 따라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비록 법률상의 혼인신고는 없었지만 원고 B와 피고 E이 실제 부부로서 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20년 넘게 살아왔으므로 사실혼 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국제결혼을 준비할 때는 상대방의 신분을 반드시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허위 신분으로 혼인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해당 혼인신고는 법적으로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비록 법률상의 혼인신고가 무효로 판명되더라도 실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이 혼인의 의사를 가지고 장기간 유지되었다면 사실혼 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국민연금 등 일부 법적 권리 및 의무와 연관될 수 있으므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신분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자진 신고와 같은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