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상복합 신축공사 설계용역 계약 해지 대금 청구 사건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와 주상복합 신축공사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는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나 B가 필요한 서류를 제때 제공하지 않아 심의 신청이 반려되었습니다. 이에 A는 B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이미 수행한 용역에 대한 대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B는 A에게 계약서상 심의 접수 시 지급하기로 정한 설계 용역대금 1억 8,6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산 동구 주상복합 신축공사의 설계 및 지하안전영향평가 등 용역을 수행한 회사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부산 동구 주상복합 신축공사를 발주하고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 주식회사 B와 부산 동구의 주상복합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16억 5,900만 원 규모의 설계용역 및 기타 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2022년 5월 31일 부산광역시 동구청에 건축심의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동구청은 6월 2일과 7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민원 서류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피고는 이 보완 사항 중 일부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 시한인 2022년 7월 11일까지 원고에게 제공하지 못했고, 결국 동구청은 7월 12일 피고의 건축심의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2022년 8월 30일 피고에게 계약서 제14조 제1항 1, 4호(을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 조항)에 근거하여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원고는 이미 수행한 용역에 대한 대금으로 총 4억 387만 2천 원을 청구했으나 피고가 이에 불응하여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가 계약을 해지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와,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미 수행된 용역에 대해 얼마의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는 원고에게 1억 8,600만 원과 이에 대해 2022년 8월 31일부터 2023년 9월 14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50%씩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가 피고의 귀책사유, 즉 건축심의 보완 서류 미제출로 인해 건축심의 신청이 반려된 점을 들어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수행한 설계업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금의 수액에 대해서는 원고가 추가로 주장한 금액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계약서상 '심의 접수 시' 지급하기로 정해진 설계 용역대금 1억 8,600만 원만을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계약 해지일 다음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를, 그 다음 날부터 실제 변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를 적용하여 산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계약 위반과 계약 해지, 그리고 그에 따른 대금 정산에 관한 민법과 관련 계약 원칙이 적용됩니다.

1. 채무불이행(민법 제390조)​: 채무자가 계약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가 건축심의에 필요한 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것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2. 이행지체와 해제(민법 제544조)​: 당사자 일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서류 제출 지연이 반복되고 결국 건축심의 신청이 반려되자,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가졌습니다.
3. 계약 해지의 효과(민법 제548조)​: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러나 본 사건의 용역계약처럼 계속적 계약의 경우, 해지 이전에 이미 수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의 효력이 유지되어 용역 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17조 제2항은 '갑(피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을(원고)은 이미 수행한 설계업무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받는다'고 명시하여 이러한 원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4. 지연손해금(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채무자가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때에는 이행지체일로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기업 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 대해서는 상법상의 연 6%가 적용되고, 소송이 제기되어 채무자가 이행 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대해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서의 상세한 작성: 용역의 범위, 각 단계별 책임 소재, 필요한 자료 제출 기한, 대금 지급 시점 및 조건, 그리고 계약 해지 사유 및 해지 시 정산 방식 등을 계약서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2. 의무 이행의 철저한 기록: 상대방에게 특정 서류나 자료 제출을 요청하거나, 계약상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모든 과정은 서면(이메일, 내용증명 등)으로 기록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기한 내에 자료가 제출되지 않거나 계약이행이 지체되는 경우,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지연에 대한 통보와 최고: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즉시 서면으로 그 사실을 알리고(통보), 정한 기한 내에 이행할 것을 요구(최고)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4. 계약 해지 조항의 확인: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는 계약서에 명시된 해지 사유와 절차를 정확히 확인하고 따라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고의 귀책사유가 계약서상 해지 사유에 해당함을 명확히 제시하여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5. 기성고 대금의 증빙: 계약이 해지되었을 때 이미 수행된 용역에 대한 대가를 청구하려면, 어떤 업무를 얼마만큼 수행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특정 단계(심의 접수 시)에 대한 대금만 인정되었으므로, 계약서 외의 추가 업무 수행에 대한 증빙이 부족할 경우 대금 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