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매 약정금 분쟁, 공사비 상계 인정 판결

원고는 피고들에게 토지를 3억 8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서에는 2억 5,000만 원으로 기재하고 1억 2,000만 원을 지급받은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미지급액 1억 8,800만 원에 대해 차용증을 받았으나 피고들은 이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원고는 근저당권 말소 의무를 이행했고 피고들은 원고 소유의 다른 토지에 도로 개설 등 공사를 진행한 1억 4,115만 2,000원의 공사비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약정금 채권과 상계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공사로 인해 원고가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하여 공사비 채권의 상계를 인정했고 상계 및 변제충당 후 남은 약정금 원금 6,714,133원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토지 분양 사업을 진행하며 피고들에게 토지를 매도한 판매자
• 피고들 (B, C): 원고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매수자들 (B는 건축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C는 B의 아들)
• H조합: 이 사건 매매대상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자 및 지상권자
• I: 피고 B의 여동생이며 과거 이 사건 매매대상 토지를 소유했고 원고에게 매도를 알선
• J: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매매계약을 알선한 인물
• K (원고의 배우자), L (K의 동업자): 이 사건 공사 의뢰에 관여한 인물들
• O, P, Q, R, S, T, U: 원고의 분양사업을 통해 인근 토지를 매수한 사람들이며 이 사건 공사대상 토지에 대한 일부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받음

분쟁 상황

원고는 충남 예산군 일대에서 토지를 구획 정리하여 주택 신축 등을 목적으로 분양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들에게 특정 토지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나 매매대금의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여 차용증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들은 원고의 다른 토지에 도로 개설 및 상하수도 시설 공사 등 토목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원고가 근저당권을 말소하여 피고들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사라지자 원고는 미지급 약정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들은 자신들이 원고의 다른 토지에 공사를 진행했으므로 그 공사비 상당액을 원고에게 돌려받을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약정금 채권과 상계를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약정금의 정확한 액수 및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
2. 피고들이 원고 소유의 다른 토지에 시행한 공사비가 원고에 대한 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도급계약, 사무관리, 부당이득).
3. 해당 공사비 채권으로 원고의 약정금 채권을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상계 적상일.
4. 피고가 이미 변제한 금액이 상계 후 남은 약정금에 어떻게 변제충당되어야 하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에게 약정금 잔액 6,714,13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들이 원고 소유의 다른 토지에 시행한 공사비 141,152,000원은 원고가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약정금 채권 중 일부를 상계하고 남은 약정금 채권에 대해 피고들이 이미 변제한 금액을 충당한 결과 최종적으로 6,714,133원의 원금 잔액이 남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토지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약정금 채무와 관련하여 매수인이 매도인의 다른 토지에 행한 공사가 매도인에게 부당이득이 되었다고 인정하여 상계 주장을 받아들인 사례입니다. 원고의 약정금 청구액 대부분은 피고들의 공사비 채권과 상계되어 소멸하였고 소액의 잔액만 지급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256조 (부동산에의 부합): 부동산의 소유자는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즉 토지 위에 건물을 짓거나 시설물을 설치하여 토지와 일체가 되면 그 건물이나 시설물의 소유권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된다는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원고 소유 토지에 도로 및 상하수도 시설 공사를 진행하여 토지의 가치를 높였으므로 이 공사로 인한 시설물은 원고 소유 토지에 부합되었다고 보았습니다.
2. 민법 제261조 (부합으로 인한 보상청구권): 전조의 규정으로 인하여 손해를 받은 자는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고들이 원고의 토지에 공사를 함으로써 피고들은 공사비 상당의 손해를 입었지만 원고는 자신의 토지에 공사가 완료되어 토지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득을 얻었습니다. 이 경우 피고들은 민법 제741조 이하의 부당이득 반환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공사비 상당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공사가 원고의 분양사업에 필수적이었고 원고가 다른 매수인들에게도 도로와 상하수도 시설을 제공하기로 약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가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습니다.
3. 민법 제479조 제1항 (변제충당의 법정 순서): 채무자가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채무에 관하여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가 채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할 때 어떤 채무에 변제된 것으로 볼 것인지를 정하는 규정입니다. 제1항은 '채무자가 1개 또는 수 개의 채무에 관하여 원본 외에 이자 및 기타 비용을 지급할 경우에 변제자가 그 전부를 소멸케 하지 못할 때에는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약정금 원금과 지연손해금 중 일부를 변제했을 때 이 금액이 법정 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먼저 지연손해금에 충당된 후 남은 금액이 원금에 충당되었습니다.
4. 상계: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다른 채권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채권과 채무를 대등한 금액만큼 소멸시키는 단독 행위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가지는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약정금 채권을 상계하였습니다. 상계가 유효하려면 두 채권이 모두 변제기에 도달해야 합니다 (상계적상). 법원은 피고들의 부당이득 반환 채권이 공사가 마무리된 2022년 5월 말경 원고의 약정금 채권은 원고가 근저당권 말소 의무를 이행하여 동시이행 항변권이 상실된 2023년 5월 2일에 변제기가 도래하여 같은 날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계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채권이 소멸됩니다.
5. 동시이행 항변권: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근저당권을 말소할 때까지 피고들은 약정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었으나 원고가 근저당권을 말소함으로써 피고들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소멸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의 정확한 작성: 실제 매매대금과 다르게 계약서를 작성할 경우 이후 분쟁 발생 시 혼란을 야기하고 사실관계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모든 약정 내용은 문서화하고 실제 거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채무와 채권의 명확화: 토지 매매 대금 미지급이나 추가 공사 발생 시 어떤 금액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이행 기한은 언제인지 등을 명확히 약정하고 문서화해야 합니다. 특히 구두 약정보다는 서면 약정이 분쟁 예방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3. 부동산 공사 시 소유자와의 협의: 타인의 토지에 공사를 진행할 경우 사전에 소유자와 충분히 협의하고 도급계약서 등을 명확히 작성해야 합니다. 본 사례처럼 소유자가 인정한 부당이득 반환이 인정될 수도 있지만 이는 명확한 계약이 없는 경우에 부수적으로 판단되는 법리입니다.
4. 동시이행 항변권과 채무 이행: 매도인이 근저당권 말소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매수인이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 항변권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매도인이 의무를 이행하면 매수인은 즉시 잔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며 지연 시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상계 주장의 활용: 여러 채권과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경우 상대방에게 가질 수 있는 채권을 자신의 채무와 상계하여 법률 관계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계 주장 역시 법률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