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회 계좌 예금 반환을 둘러싼 대표자 다툼 사건

A종친회가 전 회장 C가 개설한 종친회 명의 예금 계좌의 돈을 찾기 위해 B조합을 상대로 예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소송 제기를 위한 종친회 총회 결의가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원은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소송을 결의한 총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집되었는지, 그리고 당시 전 회장 C의 대표권이 유효했는지 여부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종친회: D의 5세손 E을 공동선조로 하는 F씨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 단체입니다. 예금 반환을 요구하는 측입니다.
• 피고 B조합: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지역조합으로, A종친회의 예금이 예치된 금융기관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C: A종친회의 전 회장으로, 이 사건 예금 계좌를 개설한 당사자입니다. 자신에게 여전히 A종친회의 대표권이 있음을 주장하며 피고 측에 서서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분쟁 상황

A종친회의 전 회장이었던 C는 종친회 명의로 개설한 보통예금 계좌에 283,065,628원이 넘는 돈을 예치해두었습니다. 2020년 11월 22일과 2021년 11월 14일, A종친회는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회장 G을 선출하고, C가 보관 중인 종중 서류와 예금을 반환받는 등 민사소송 제기까지 포함한 모든 권한을 G에게 위임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G은 A종친회의 대표자 자격으로 B조합에 예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전 회장 C는 자신이 여전히 정당한 대표자임을 주장하며 새로운 회장을 선출한 총회 결의의 유효성을 다투었고, 소송 자체가 적법한 결의 없이 제기되었다고 항변하면서 피고 B조합 측에 서서 보조참가했습니다. 이처럼 종친회 내부의 대표자 자격 다툼이 예금 반환 소송의 형태로 외부로 표출된 상황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보조참가인 C가 이 사건 소송 결과에 대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는지 여부.
2.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소송 제기를 결의한 종친회 총회(제1, 2 정기총회)가 소집 통지 절차 없이 진행된 것이 적법한지 여부.
3. 전임 회장 C의 대표권이 여전히 유지되는지, 그리고 C의 대표권이 유효하다면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해 진행된 총회 결의가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보조참가인 C의 보조참가 신청을 적법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원고 종친회의 정기총회 소집 통지 절차는 관례에 따라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전임 회장 C의 임기가 만료되었더라도 후임자가 선임되어 취임하기 전까지는 전임 회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법리(직무 계속의 원칙)와 종친회 규약을 적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1 정기총회는 대표권 없는 자(새롭게 회장으로 선출된 G)에 의해 진행되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제1 정기총회의 결의는 무효이며, 이를 추인한 제2 정기총회 결의 역시 무효라고 보아, 이 사건 소송 제기를 위한 적법한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A종친회가 B조합에 대해 예금 반환을 청구한 소송은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있는 대표자로부터 적법하게 위임받았다는 총회 결의가 무효인 것으로 판단되어,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심리할 필요 없이 소송 자체를 각하했습니다. 이는 소송을 제기할 때 단체의 대표 권한 및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상 보조참가인의 법률상 이해관계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19156 판결 등 참조)​: 특정 소송에서 한쪽 당사자를 돕기 위해 보조참가를 하려면 그 소송 결과에 대한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사실상, 경제상, 감정상의 이해관계를 넘어, 소송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을 직접 받거나 판결을 전제로 자신의 법률상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종친회 대표자 자격이 예금반환청구권 발생의 전제가 되고, 전 회장의 지위 인정 여부가 소송 결과에 따라 결정되므로, 법원은 전 회장의 보조참가를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종중 총회 소집 절차의 특례 (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7703 판결 참조)​: 종중의 규약이나 관행에 따라 매년 일정한 날짜, 일정한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종중원들이 모여 종중의 중요 사안을 처리해왔다면, 별도의 총회 소집 절차(예: 개별 통지) 없이도 총회가 적법하게 개최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A종친회가 매년 시제일에 정기총회를 개최해온 관례가 인정되어 소집 통지 절차 부존재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비법인 사단 대표자의 직무 계속 원칙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다56037 판결, 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6다23695 판결 참조)​: 종중과 같은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회장)가 임기 만료 등으로 인해 자격을 상실했더라도,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았거나 선임 결의가 무효인 경우, 전임 대표자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임 대표자는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체 운영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본 사례에서는 규약에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임원의 권한과 의무가 있음'이 명시되어 있었고, 전임 회장의 업무 수행이 부적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었으므로, 후임 회장 G이 선출된 제1 정기총회 당시 C가 여전히 대표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 대표권 없는 G이 총회를 진행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단체 대표자 선임 및 교체 시 절차 준수: 종중과 같은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를 선임하거나 교체할 때는 규약에 명시된 절차를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특히 총회 소집 통지, 안건 고지, 의결 정족수 등 형식적 요건을 정확히 충족해야 추후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대표권 없는 자의 총회 진행 문제: 전임 대표자의 임기가 만료되었더라도 후임자가 적법하게 선임되어 취임하기 전까지는 전임 대표자가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직무 계속' 원칙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대표권이 불분명한 새로운 인물이 총회를 주재하여 중요한 결의를 하는 경우, 그 결의의 유효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규약의 중요성: 단체의 규약은 법적 분쟁 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대표자의 임기, 선임 절차, 총회 소집 및 진행 방식 등 핵심 사항들을 규약에 명확히 규정하고, 필요시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총회 의사록 작성 및 보관: 총회에서 이루어진 모든 결의 사항은 상세하고 정확하게 의사록으로 남기고, 참석자들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결의의 유효성을 다툴 때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특히 임원 선임이나 재산 처분 등 중대한 사항은 더욱 신중하게 기록해야 합니다.
5. 소송 제기 전 내부 정비: 단체가 외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는 내부적으로 대표자 권한 및 소송 제기 결의의 유효성에 대한 다툼이 없도록 미리 충분히 논의하고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본안 심리 전에 소송 자체가 각하될 위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