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 운영 중 지속된 악취 민원으로 신고대상 시설 지정 처분 사건

돈사를 운영하는 원고가 지속적인 악취 민원과 복합악취 배출허용기준 초과로 인해 아산시로부터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되자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악취방지법 조항의 명확성 원칙 위반,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집행정지 결정의 기속력 위반, 악취측정 과정의 위법성 및 결과의 신뢰성 부족, 그리고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상호명'이라는 상호로 돈사를 운영하는 사업주입니다. 지속적인 악취 민원으로 인해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으로 지정된 것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아산시장: 악취방지법에 근거하여 원고의 돈사를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 시설로 지정·고시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약 6,500두의 돼지를 사육하는 돈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인근 주민들로부터 돈사 악취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었고, 그 횟수는 2013년 약 20건, 2014년 약 20건, 2015년 약 30건, 2016년 약 900건, 2017년 약 200건에 달했습니다. 피고인 아산시장은 악취 민원이 계속되자 원고의 돈사에 대해 악취 측정을 실시했습니다. 측정 결과 2013년 8월 29일, 2015년 9월 16일, 2016년 7월 26일에 복합악취 배출허용기준(15)을 초과하는 수치(각각 30, 44, 669)가 나왔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6년 10월 17일 악취방지법 제8조의2에 따라 원고의 돈사를 '악취관리지역 외의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최초 처분)했습니다. 원고는 이 최초 처분에 불복하여 2017년 2월 14일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7년 8월 30일, 피고는 다시 악취를 측정했고, 이 측정 결과 역시 배출허용기준(20)을 초과했습니다. 피고는 이 새로운 측정 결과를 포함하여 2017년 10월 16일, 원고의 돈사를 다시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 시설로 지정·고시(이 사건 처분)했습니다. 최초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최초 처분이 묵시적으로 취소 또는 철회되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고, 원고는 항소를 취하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다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악취방지법 제8조의2 제1항의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2. 이전 처분과 동일한 악취측정 결과를 사용한 이 사건 처분의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여부
3. 집행정지 결정의 기속력 위반 여부
4. 악취 측정 과정의 위법성 및 측정 결과의 신뢰성 문제
5.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과잉금지, 신뢰보호 원칙 위반)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아산시장이 원고의 돈사를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 시설로 지정·고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악취방지법 제8조의2 제1항의 '3회 이상 배출허용기준 초과'의 기간은 '악취 관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된 기간'으로 해석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원고의 돈사에서는 악취 민원이 2013년부터 지속되었고, 3회 이상 배출허용기준(15)을 초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2013년 8월 29일 30, 2015년 9월 16일 44, 2017년 8월 30일 20).
• 일사부재리 원칙 및 집행정지 결정 기속력 위반 여부: 이 사건 처분은 최초 처분과 달리 2017년 8월 30일자 악취 측정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처분의 근거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최초 처분은 묵시적으로 취소 또는 철회되어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일사부재리 원칙이나 집행정지 결정의 기속력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악취 측정 과정의 위법성 및 결과 신뢰성 여부: 이 사건 처분은 2016년 7월 26일자 악취측정 결과를 근거로 삼지 않았으므로, 해당 측정 과정의 위법 여부는 이 사건 처분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부지경계선에서 악취측정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악취포집기의 오류나 오작동을 입증할 자료가 없으므로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악취방지법의 목적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생활 보장이라는 점, 원고 돈사에 대한 악취 민원이 2013년부터 지속되었고 특정 소수자의 악의적인 민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원고의 악취 저감 노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처분이 시설 폐쇄와 같은 심대한 영업 피해를 유발하기보다 합리적인 악취방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뢰보호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가 특정 기간 이후 지정·고시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의사표명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신뢰보호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악취방지법 제8조의2 (악취관리지역 외의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 지정·고시 등)​: 이 조항은 악취관리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악취 관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복합악취나 지정악취물질이 3회 이상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의 장이 해당 시설을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법원은 '3회 이상 기간'을 '악취 관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된 기간'으로 해석하여 명확성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악취방지법 제8조의2 제2항: 지정·고시된 시설 운영자는 6개월 이내에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의 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 악취방지법 제8조의2 제3항: 신고자는 악취방지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하고, 1년 이내에 악취방지계획에 따라 악취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조항들이 원고에게 즉각적인 심대한 영업상 피해를 주기보다는 합리적인 악취방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여 재량권 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2. 악취방지법 시행규칙 제8조 제1항 별표 3 (배출허용기준)​: 이 규칙은 악취배출시설의 부지경계선에서 측정되는 복합악취의 배출허용기준을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업지역 외의 기타지역의 경우 복합악취 배출허용기준은 15 이하'로 규정되어 있었으며, 원고의 돈사가 이 기준을 3회 이상 초과한 것이 인정되었습니다.
3. 명확성 원칙: 행정법의 일반 원칙 중 하나로, 법률은 그 내용이 명확하여 국민이 규제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악취방지법 조항이 이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4. 일사부재리 원칙: 이미 확정된 판결에 대해 다시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행정처분의 경우, 이전 처분과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처분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처분의 근거가 되는 측정 결과가 달라졌고, 새로운 처분으로 이전 처분이 묵시적으로 철회되었기 때문에 이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5. 집행정지의 기속력: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처분의 효력이 일시 정지됩니다. 이 사건에서 최초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이 있었으나, 새로운 처분으로 최초 처분이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집행정지 결정의 기속력도 함께 상실된다고 판단했습니다.
6.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청이 법령에서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할 때, 그 목적을 벗어나거나 합리성을 결여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 인정됩니다. 법원은 악취방지법의 입법 목적, 민원 지속성, 원고의 저감 노력의 실효성, 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7. 신뢰보호 원칙: 행정청의 일정한 언동에 의해 국민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형성하고,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한 경우, 그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특정 기간이 지나면 처분하지 않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의사표명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신뢰보호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지속적인 민원 관리의 중요성: 악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행정기관으로부터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악취 측정 결과의 결정적 영향: 악취 측정 결과는 행정처분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측정 방식이나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측정 시 입회하여 과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독립적인 전문가를 통해 재측정을 요청하는 등의 대응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악취 저감 노력의 실효성 확보: 단순히 탈취제를 사용하거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실제 악취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며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법원은 형식적인 노력보다는 실제 악취 저감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4. 행정처분 변경 시 유의점: 행정기관이 이전에 내린 처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으로 새로운 처분을 내린 경우, 이전 처분은 새로운 처분에 의해 묵시적으로 취소되거나 철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전 처분에 대한 소송이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이 상실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5. 법령 해석의 예측 가능성: 법률 조항이 다소 불명확해 보이더라도,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면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과 시행규칙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