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피보험자 A가 보험회사에 허혈성심질환 진단비를 청구했으나, 보험회사는 약관상 진단 확정 기준 미달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원심은 A의 진단이 약관상 진단 확정에 해당한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보험약관 해석과 보험사고 증명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단순히 의사의 진단서만으로 보험사고 발생을 단정할 수 없으며, 객관적 검사 결과와 일반적인 의료기준에 부합하는지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보험회사와 허혈성심질환 진단비 특별약관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A는 흉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여 '상세불명의 협심증' 진단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보험금 청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다른 의사들의 의료 자문과 제1심 진료기록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A의 진단이 특별약관에서 정한 '진단 확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보험계약의 허혈성심질환 진단 확정 기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와 보험금을 청구하는 피보험자가 보험사고 발생을 어느 정도로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쟁점입니다. 특히 의사의 진단이 객관적인 검사 결과나 일반적인 의료기준에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사가 이를 다툴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보험약관의 해석과 보험사고 발생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의사의 진단서만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진단의 객관적 근거가 되는 검사 결과가 충분한지, 그리고 그 진단이 일반적인 의료기준에 부합하는지 등을 추가적으로 심리하여 진단의 객관적인 타당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은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 및 신체감정 등의 절차를 거쳐 판단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례는 보험계약 해석의 원칙과 보험사고 발생의 증명책임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험계약의 주요한 부분인 보험사고나 보험금액의 확정 절차는 보험증권이나 약관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약관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사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과정, 동일한 종류의 보험계약에 관한 보험회사의 실무처리 관행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해야 합니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다55786 판결 등). 또한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피보험자 등에게 있습니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7579 판결 등). 특별약관상 '허혈성심질환 진단 확정'은 의료법 제3조에서 정한 국내외 의료기관의 의사가 병력과 함께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촬영술, 혈액 중 심장효소 검사 등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근거로 일반적인 의료기준에 따라 '제4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협심증 등으로 분류되는 허혈성심질환 질병'으로 진단 확정한 경우라야 합니다. 단순히 의사의 진단서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 검사 결과가 불충분하거나 일반적 의료기준에 미흡하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들이 나타나 있다면, 그 진단 사실만으로 보험사고 발생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진단 확정에 필요한 충분한 검사가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의사의 진단이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 등에 대한 사후적 검증을 통해 진단의 객관적인 타당성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합리적입니다.
보험 계약 시 약관의 '진단 확정' 기준을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특정 질병의 경우 어떤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통해 진단이 확정되는지 구체적인 조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서를 받았다고 해서 보험금 지급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보험회사는 진단의 객관적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의료 자문이나 감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보험금 청구가 거절될 경우 보험회사에서 제시하는 거절 사유와 그 근거를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받거나 다른 전문의의 소견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진단을 받았을 때 해당 진단이 보험 약관에서 정한 객관적인 검사 기준(예: 특정 % 이상의 혈관 협착, 특정 심근 효소 수치 등)을 충족하는지 의사에게 자세히 문의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