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형술 후 간호사의 카테터 제거가 무면허 의료행위인지 다툰 사건

신경외과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신경성형술을 시행한 후, 병동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와 일반적인 관리·감독 하에 환부의 카테터를 제거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해당 행위의 위험성이 낮고 숙련된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수행하는 경우 의료법상 '진료의 보조'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의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B: 대구 D 소재 E병원 공동 대표 원장인 신경외과 의사들로, 신경성형술 시술 후 간호사에게 카테터 제거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됨
• 피고인 C: E병원에 근무하는 신경외과 봉직의로, 신경성형술 시술 후 간호사에게 카테터 제거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됨
• 병동 간호사들 (H, I 등): E병원에 근무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신경성형술 후 환자의 카테터를 제거한 숙련된 간호사들

분쟁 상황

피고인인 신경외과 의사들은 대구 D 소재 E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신경성형술을 시행했습니다. 의사들은 수술실에서 환자의 환부에 카테터를 삽입하고 소염·진통제를 주입한 뒤 카테터를 고정했습니다. 이후 환자를 일반 병실로 이동시키고, 병동 간호사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고정된 카테터를 통해 추가 약물을 주입하고 최종적으로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했습니다.

검찰은 의료인이 아닌 간호사가 카테터를 제거하는 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이며, 피고인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이를 지시함으로써 무면허 의료행위를 공모했다고 보고 기소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7년 3월 2일경부터 2018년 2월 28일경까지 총 211명의 환자에게, 피고인 B는 2017년 3월 2일경부터 2018년 2월 23일경까지 총 230명의 환자에게, 피고인 C는 2017년 3월 7일경부터 2018년 2월 27일경까지 총 167명의 환자에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술하고 간호사들에게 카테터 제거를 지시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신경성형술 시술 후 병동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제거하는 행위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또는 간호사의 '진료의 보조'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 B, C는 각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카테터를 제거한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숙련된 간호사가 카테터를 제거하는 것을 허용 가능한 행위로 보았습니다.
2. 카테터 제거는 신경성형술의 핵심 부분이 아닌 부대 절차이며, 신체 훼손 위험이 극히 낮고 환자의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의료사고 사례가 없었습니다.
3. E병원 간호사들은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 경력을 가진 숙련자들이었고, 의사들의 관리감독 하에 카테터 제거를 수행했으며 특이사항 발생 시 즉시 의사에게 보고했습니다.
4.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일관되지 않고 근거가 미흡하며, 이 사건 사안과 다른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점을 지적하며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카테터 제거 행위는 위험성이 낮고 숙련된 간호사가 의사의 간헐적인 지도·감독 하에 수행하는 경우 '진료의 보조'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보아,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들이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 의료법 제27조 제1항 (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 이 조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의료행위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조항입니다.
   • 이 사건에서는 간호사의 카테터 제거 행위가 이 조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2. 의료법 제2조 제1항 및 제2항 (의료인의 종류 및 간호사의 임무)​

   • 의료법은 간호사를 의사와 함께 '의료인'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간호사의 임무를 '진료의 보조'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 아래 보조적인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 법원은 신경성형술 후 카테터 제거 행위가 이 '진료의 보조'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판단했습니다.

3.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등 관련 법리

   • 대법원 판례는 간호사의 '진료의 보조'가 모든 행위마다 의사의 현장 입회 및 일일이 지도·감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해당 보조행위의 객관적 위험성, 부작용 및 후유증 발생 가능성, 환자의 상태,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 등 여러 사정을 개별적으로 고려하여,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신경성형술 후 카테터 제거가 위 대법원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험성이 낮은 보조행위로서 의사의 간헐적 지도·감독 하에 숙련된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4.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선고)​

   • 이 조항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법원은 간호사의 카테터 제거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의료행위의 위험성 평가: 의료행위가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핵심 시술'인지, 아니면 위험성이 낮은 '부대 절차'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험성이 낮은 행위는 의사의 직접적인 입회 없이도 숙련된 의료보조인력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2. 간호사의 진료 보조 범위 이해: 간호사는 의료법상 '진료의 보조'를 할 수 있으며, 그 범위는 해당 행위의 객관적 위험성, 부작용 가능성, 환자 상태,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모든 보조 행위에 의사의 현장 입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3. 의사의 지시 및 감독의 중요성: 의사는 의료보조인력의 행위에 대해 항상 적절한 지시와 관리·감독을 해야 합니다. 비록 직접 현장에 입회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4. 임상적 안전성 및 의료사고 여부: 해당 행위로 인해 실제 의료사고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해당 행위의 위법성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안전하게 시행되어 온 관행이라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전문가 의견 및 유권해석의 신뢰성 검토: 관련 전문가의 소견이나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이 반드시 최종적인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 과거 판례, 실제 임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뢰성을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