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건설업자에게 재하도급 준 회사의 근로자 임금 미지급 연대책임 판결

피고 B 주식회사는 C 주식회사로부터 건설 공사를 하도급받은 후 이 공사 중 일부를 무등록 건설업자인 F에게 재하도급을 주었습니다. 원고 A는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F이 고용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대신 지급해왔으나, F은 근로자 임금 전액을 원고에게 정산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F의 직상 수급인인 피고 B 주식회사에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1억 5천 7백 1십만 원에 대한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무등록 하수급인 F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근로자 임금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며, 원고 A가 근로자들의 임금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지급한 임금 총액 중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미지급 임금은 6천 2백만 원이라고 보아, 피고는 원고에게 6천 2백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하수급인 F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대신 지급한 후 피고에게 대위변제를 청구한 자.
• 피고 B 주식회사: C 주식회사로부터 공사를 하도급받아 무등록 건설업자인 F에게 재하도급을 준 직상 수급인.
• C 주식회사: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피고 B 주식회사에 하도급을 준 회사.
• F: 피고 B 주식회사로부터 공사를 재하도급받은 무등록 건설업자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하수급인.
• 근로자(인부): F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했으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

분쟁 상황

발주처로부터 C 주식회사가 상가 및 아파트 신축공사를 도급받았고, C는 피고 B 주식회사에 철근콘크리트 및 실내 건축공사를 하도급 주었습니다. 피고 B 주식회사는 이 중 거푸집 해체 및 정리공사를 무등록 건설업자인 F에게 재하도급 주었습니다. 원고 A는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2017년 1월경부터 3월경까지 F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할 근로자들을 알선했고, F과 약정하여 F이 고용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신 지급하고 월말에 F으로부터 정산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F이 임금을 제대로 정산하지 못하자, 원고 A는 근로자들에게 임금채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도록 승낙을 받고, F의 직상 수급인인 피고 B 주식회사에 미지급 임금 1억 5천 7백 1십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게 되면서 소송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건설업에서 무등록 하수급인이 고용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을 경우, 그 직상 수급인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직업소개소 운영자가 하수급인을 대신하여 근로자들의 임금을 선지급한 후 직상 수급인에게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와 대위 행사할 수 있는 임금의 구체적인 범위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에게 6천 2백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19년 6월 14일부터 2020년 7월 23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1억 5천 7백 1십만 원 중 6천 2백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1/2씩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피고 B 주식회사는 무등록 하수급인 F의 근로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 중 6천 2백만 원에 대해 F과 연대하여 책임을 지게 되었고, 이를 원고 A에게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무등록 건설업자에게 하도급을 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임금 체불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 (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 책임): 이 조항은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그 직상 수급인(바로 위 단계의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 B 주식회사가 무등록 건설업자인 F에게 재하도급을 주었기 때문에, F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피고 B 주식회사는 F과 연대하여 임금 지급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책임은 직상 수급인에게 과실이 없거나 이미 대금을 지급했는지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이는 건설업 분야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을 방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2. 민법 제480조 제1항 (채권자 대위변제): 이 조항은 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되거나 담보를 제공한 자 등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가 채무를 변제한 경우, 변제자는 채권자를 대위하여 그 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례에서 원고 A는 F과 약정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대신 지급했고, 근로자들로부터 임금 채권을 원고가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을 승낙받았습니다. 법원은 원고 A가 F의 채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보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대위하여 직상 수급인인 피고 B 주식회사에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임금채권의 경우에도 채권자가 대위변제를 승낙하면 직접불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하도급 계약 체결 시 상대방 건설업자의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무등록 건설업자에게 하도급을 주는 경우 직상 수급인이 임금 체불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2. 건설 공사에서 다단계 하도급이 이루어지는 경우, 최종 하수급인의 임금 지급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경우, 지급 내역과 근로자로부터의 임금 채권 대위 동의를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4. 세금계산서와 실제 임금 지급 내역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임금 지급 관련 서류는 객관적인 증빙이 가능하도록 꼼꼼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5. 근로기준법상 직상 수급인의 연대 책임은 직상 수급인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거나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하도급 관리 시 이러한 법적 책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