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이 사건은 주식회사 C의 상무인 피고인 A가 파견업체 소속 사무보조원 피해자 D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듯이 만져 강제추행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으며 슬리퍼를 신고 피해자의 뒤를 따라가다 미끄러지면서 우연히 손이 닿은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으나,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습니다.
2019년 7월 4일 12시경 구미시 소재 ㈜C 사무실 앞마당에서 상무인 피고인 A가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국수를 꺼내 피해자 D에게 건네주었습니다. 피해자가 국수를 받아 뒤를 돌아 사무실로 걸어가던 중, 피고인은 갑자기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1회 때리듯이 만져 강제추행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은 고의적인 추행이 아닌 우발적인 접촉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판단을 통해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임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이 형의 집행을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유예했습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함으로써 피해자의 진술에 무게를 실어주었으나, 특정 사정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 등은 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 나게 때리듯이 만진 행위는 이러한 추행의 정의와 판단 기준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셋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성폭력 범죄 유죄 판결 시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도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치료강의 수강이 명령되었습니다. 넷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그러나 같은 법 제47조 제1항 등 관련 법규에 따라 피고인의 나이,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 동기, 방법, 결과, 죄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러한 명령을 면제할 수 있으며 이 사건의 피고인은 면제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 여부, 경험칙 부합 여부, 물증 또는 제3자 진술과의 부합 여부, 증인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진술이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자료가 없는 한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모순이 없어 신빙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 등 유사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피해 사실을 최대한 빨리 주변 지인이나 가족에게 알리고 가능한 한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과 구체성이 중요하며 사건 경위, 부위, 방법, 추행 이후의 상황, 가해자의 행동 등을 자세히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카카오톡 메시지 등 가해자의 사과나 피해 사실을 언급한 기록, 피해 직후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등 객관적으로 피해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셋째, 피해자가 곧바로 가해자에게 항의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도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넷째,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진술할 때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며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다는 점이 인정되면 진술의 신빙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점을 명확히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