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검사 중 사망, 부모의 손해배상 청구 판결

피고 병원에서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호흡 곤란 및 심정지가 발생하여 심폐소생술 후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되었으나 약 3주 후 사망한 망인의 부모가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의료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진료 계획 수립, 검사 준비, 시술 진행, 환자 관찰 및 응급조치 시행, 설명의무 이행 등 모든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과실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망인 J의 부모
• 피고 학교법인 M: O병원을 운영하는 법인
• 피고 F: O병원 소화기내과 의사로 망 J에게 수면내시경 검사를 시행함

분쟁 상황

망인 J은 2019년 7월 22일 소화불량 및 체중 증가 증상으로 피고 병원에 내원했으며, 당시 키 173cm에 몸무게 100kg, 혈압 122/108mmHg, 맥박 173회/분으로 측정되었습니다. 피고 F 의사는 위장관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7월 24일 복부 CT 촬영 및 상부위장관 의식하진정내시경(수면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수면내시경 검사 직전 망인의 몸무게는 106kg이었고, 피고 F는 복부 CT를 구두 판독하여 심장과 간 비대를 확인했으나 수면내시경 시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2019년 7월 24일 09:38경 간호사를 통해 프로포폴 80mg이 투여되었고, 추가로 20mg씩 두 차례 더 투여되어 검사를 마쳤습니다. 검사 직후인 09:43경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78%로 급감하자 피고 F는 산소 공급, 기도 확보, 앰부배깅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으며, 09:47경 심폐소생술팀을 호출했습니다. 심폐소생술팀은 09:48경 도착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09:57경 자발순환이 회복되어 망인은 중증응급환자구역으로 옮겨졌습니다. 망인은 심장 기능 저하로 7월 26일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었으나, 치료 중 2019년 8월 14일 '급성심근경색 및 이에 동반된 합병증(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폐렴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의료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총 9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F 의사가 망인 J의 진료 계획 수립, 수면내시경 검사 준비 및 실시, 환자 관찰 및 응급조치 시행 과정에서 의료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및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망인 J의 증상이 위장관 질환과 심장 질환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당시 망인이 젊은 나이였고 심혈관계 질환 기왕력이 없었기에 피고 F 의사가 위장관 질환을 우선 의심하고 수면내시경을 계획한 것에 과실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수면내시경 전 심전도 검사 등 추가 검사 미시행, 복부 CT 정식 판독 결과 대기 없이 검사 진행, 독립된 마취과 전문의 미배치, 고도비만에 대한 주의의무 미이행 주장 등은 의학적 지침과 당시의 진료 여건에 비추어 과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신속한 초기 대응과 심폐소생술팀 호출 및 조치도 적절했다고 보았고, 수면내시경 동의서에 합병증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주의의무와 설명의무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사의 주의의무: 의사는 의료행위를 할 때 환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당시의 의학 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하여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 법원은 의사의 진료 계획 수립, 검사 진행, 환자 관찰 및 응급처치 등 일련의 의료행위가 당시의 의료 수준과 진료 여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합리적이었는지를 판단했습니다.
  • 진료 계획상 주의의무: 젊은 환자의 비특이적 증상(체중 증가, 소화 불량, 가슴 답답함)은 위장관 질환과 심장 질환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기존 병력이 없는 환자에게 위장관 질환을 우선적으로 의심하고 검사를 진행한 것이 과실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검사 준비상 주의의무: 프로포폴 임상권고안에 따라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인 영상학적 검사(예: 심전도)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결과에 따라 추가 검사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복부 CT 정식 판독 전 구두 판독으로 시술 진행이 가능한 임상 환경을 인정했습니다.
  • 시술 진행상 주의의무: 프로포폴 임상권고안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지침에 따라 진단적 내시경의 경우 시술 의사 이외의 독립된 마취과 전문의가 아닌 보조 의료진(간호사)이 환자 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허용되며,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프로포폴 투여량 결정 또한 적절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환자 관찰 및 응급조치상 주의의무: 산소포화도 알람 발생 후 신속한 산소 공급, 기도 확보, 앰부배깅, 심폐소생술팀 호출 등의 응급조치가 적시에 적절하게 이루어졌다면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응급 장비가 반드시 내시경실 내부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신속한 접근과 사용이 가능했다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의료행위의 내용,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성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다른 치료 방법 등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수면내시경 동의서에 심장, 호흡기계통 합병증 등 주요 위험성이 명시되어 있었고, 망인의 고도비만이나 간 효소 수치 상승만으로는 추가적인 개별 설명의무가 반드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망 원인이 된 관상동맥 협착증이 시술 전 인지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했습니다.

참고 사항

수면내시경 검사를 고려하는 경우,

• 환자의 증상이 위장관 질환뿐 아니라 심장 질환 등 다른 중대한 질환의 가능성도 시사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진료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가슴 통증 등은 여러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고도비만,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도 미국마취과학회(ASA) 분류 등급에 따라 수면내시경 검사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특정 질환 자체가 수면내시경의 절대적 금기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상세한 고지는 필수적입니다.
• 모든 환자에게 수면내시경 전 모든 종류의 영상학적 및 병리 검사(예: 심전도 검사, 흉부 엑스레이)가 일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추가 검사가 진행됩니다.
• 복부 CT 검사는 심장 질환을 명확히 진단하는 주된 목적의 검사가 아니며, CT 판독 결과를 정식으로 기다리지 않고 의사가 구두 판독 후 내시경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임상 환경에서는 허용될 수 있습니다.
• 수면내시경 시술 시 마취과 전문의가 아닌 시술 의사 및 보조 간호사가 환자 상태를 주의 깊게 감시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모니터링 장비를 통해 환자의 활력 징후와 산소포화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신속한 초기 응급조치와 심폐소생술팀 호출, 그리고 병원 내 심폐소생술 장비 구비 여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조치가 지연되지 않고 적절히 이루어졌다면 의료상 과실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시술 전 제공되는 동의서에는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정 환자에게 특별히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모든 개별적인 위험 요소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사망 원인이 된 기저질환이 사전에 인지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