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 노동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집진기 분진 제거 작업 중 현장 작업 책임자와 관리 감독자의 안전 조치 소홀로 인해 일용직 근로자 두 명이 화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원심에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현장 작업 책임자 B는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이 변경되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었으며, 최종적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D㈜의 7호 집진기는 브레이크 패드 공정에서 나오는 철가루 분진을 모으는 기계로, 내부에 굳어진 철가루를 제거하는 작업은 공구를 사용할 경우 스파크가 발생하여 화재 위험이 높은 환경이었습니다. 피고인 B는 이 작업의 현장 책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인 일용직 근로자 G과 H에게 방열복을 지급하지 않았고, 불꽃이 발생할 수 있는 망치와 일자 드라이버 등의 공구를 사용하여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또한, 작업장에 소화기구를 비치하지 않았으며, 작업자들에게 관련 안전보건교육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안전 조치 소홀로 인해 2022년 4월 17일 오전 9시 55분경 작업 중 스파크가 발생하여 분진에 불이 붙었고, 급격히 연소하면서 피해자들의 몸에 불이 옮겨붙어 피해자 G은 신체표면의 20-29%를 침범한 화상을, 피해자 H는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신체표면의 10% 미만을 침범한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작업 현장에서 현장 관리감독자와 작업책임자가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한 업무상 과실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책임이었습니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공소사실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추가되면서 원심 판결의 파기 여부와 그에 따른 적절한 형량 조정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B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며,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이는 공소사실 변경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어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이 판결은 사업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수행할 때 현장 책임자와 관리감독자가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법적, 업무상 주의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특히,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있는 작업의 경우, 적절한 방호 조치, 안전한 공구 사용, 소화기 비치, 방열복 지급, 그리고 필수적인 안전보건교육 실시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반성하는 태도 등이 양형에 고려되었지만, 근로자 안전 확보 의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판결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는 폭발성, 발화성 또는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D㈜의 관리감독자 A는 분진 제거 작업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꽃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공구 사용을 금지하지 않고, 소화기구를 비치하지 않으며, 방열복을 지급하지 않고,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안전조치 의무 위반) 및 제173조 제2호 (벌칙): 위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 및 관계자는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 B는 현장 작업책임자로서 해당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자는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현장 작업책임자로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들이 화상을 입게 함으로써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B와 A가 업무상 과실을 공동으로 저질러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1개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하나의 행위(안전조치 불이행)가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 모두 해당하므로 상상적 경합으로 보아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위험 작업 시에는 반드시 작업 전 위험성 평가를 철저히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모든 안전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폭발성, 발화성,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에서는 불꽃이 발생할 수 있는 기구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거나, 불꽃이 튀지 않는 안전 장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작업의 위험성에 맞는 개인 보호 장비(예: 방열복)를 반드시 지급하고, 근로자들이 올바르게 착용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작업장에는 소화기구와 같은 비상용 안전 장비를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비치해야 합니다. 작업 책임자와 관리감독자는 작업의 위험성에 대해 근로자들에게 충분하고 실제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여야 합니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 등에게도 정규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안전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원청 사업주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안전에도 책임이 있으므로, 하청업체가 안전보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관리하고 감독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