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아파트 철거작업 중 발생한 도로 시설물 파손으로 인한 영업정지 유지 사건

건설업체 A사가 아파트 철거 공사 중 부실한 시공 관리로 인해 도로변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떨어뜨려 방음벽, 가로등, 보도블록 등을 파손하고 차량까지 손상시킨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이 A사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A사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사의 주장을 기각하고 영업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주식회사 A): 아파트 철거 공사를 진행한 건설업체
• 피고(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 원고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5년 5월 대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철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2015년 6월 20일 16시 40분경, 11동 3층 외벽을 철거하던 중, 압쇄기 작업 후 남은 벽체를 공사 현장 안쪽으로 당겨 넘어뜨리려던 과정에서 벽체 중간 부분이 도로 쪽으로 꺾이며 콘크리트 잔해가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공사현장 방음벽 일부와 도로 가로등 1기, 보도블록 일부가 파손되었고, 가로등 파편이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의 보닛과 앞 유리를 손상시켰습니다. 이에 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은 2015년 8월 13일 주식회사 A가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했다는 이유로 구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A사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여 영업정지 기간이 2개월로 감경되었으나, 이마저도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건설업체의 고의나 과실로 부실 시공을 하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둘째, 파손된 가로등과 보도블록이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한 '주요 공공시설물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셋째, 행정기관의 영업정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인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즉, 대구광역시 달서구청장이 내린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A사의 영업정지 처분 취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건설업체 A사가 시공 계획을 준수하지 않고 무리한 철거 공법을 사용했으며, 안전 조치 또한 미흡하여 사고를 발생시켰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파손된 가로등과 보도블록은 '주요 공공시설물 등'에 포함되며, 영업정지 처분 과정에서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A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은 최종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 제5호 및 동법 시행령 제80조 제1항 [별표 6]: 건설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인근의 주요 공공시설물 등을 파손하고 공중에 피해를 끼친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실하게 시공할 경우'는 법령, 설계도서, 건설관행, 일반 상식에 반하여 공사를 시공함으로써 건축물 자체 또는 그 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하거나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주요 공공시설물 등'은 그 종류를 엄격하게 제한하기보다는, 건설공사와 관련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물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2. 건축법 제28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21조: 건축물의 공사 시공자는 공사현장의 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그 구체적인 사항은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바를 따르도록 합니다.
3.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23조, 제27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52조: 사업주는 산업재해 예방 기준을 지키고, 해체작업 시 위험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해체 작업 전 사전 조사, 작업계획서 작성 및 이행, 그리고 구조물의 위험성 평가 및 제거 의무가 있습니다.
4. 해체공사 표준안전작업 지침 (고용노동부 고시)​: 이 지침은 해체 공사 전 대상 구조물 특성 조사, 외벽 및 기둥 전도 작업 시 낙하 위치 및 파편 비산 거리 예측, 방호용 비계 및 비산 차단벽 설치, 그리고 전도 작업 시 하중을 서서히 가하고 반동을 주지 않는 등의 구체적인 안전 작업 방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5. 행정심판 및 재량권의 한계: 행정청의 처분은 법령이 정한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록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더라도,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 그 한계를 벗어나면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피해를 복구하고 다른 위반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하여 이미 영업정지 기간이 3개월에서 2개월로 감경되었고,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공익이 원고의 사익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건설 공사 시에는 관할 관청에 제출한 시공계획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위험성이 높은 공법(예: 전도공법)을 계획서와 달리 사용하거나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아야 합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련 안전 작업 지침에서 정한 해체 대상 구조물에 대한 사전조사 의무, 안전 방호시설 설치 의무, 그리고 실제 작업 시 주의 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3. 해체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비산물(날아다니는 파편)이나 전도 사고를 막기 위한 방호벽, 가설 울타리 등의 안전시설은 실제 발생 가능한 비산 높이와 충격 강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설치해야 합니다. 단순히 설치하는 것을 넘어 그 효용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4. 공공시설물(가로등, 보도블록 등) 파손은 '주요 공공시설물 등'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작은 규모의 파손이라 하더라도 행정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5.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행정심판을 통해 감경을 받을 수 있으나, 이와 별개로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처분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안전 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