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와 타인 주민등록번호 부정 사용 사건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 및 송금책 역할을 맡아 두 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4,290만 원을 전달받아 조직이 지시한 계좌로 무통장 입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총 29회에 걸쳐 부정하게 사용하여 2,865만 원을 입금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합법적인 경매 관련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사기방조 및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 및 송금책 역할을 담당하며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송금한 인물
• 피해자 C: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기망당해 피고인에게 현금 3,140만 원을 건넨 피해자
• 피해자 B: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기망당해 피고인에게 현금 1,150만 원을 건넨 피해자
•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사,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을 속이고 피고인에게 현금 수거 및 송금을 지시한 총책, 관리책, 콜센터, 현금수거책 등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1년 7월경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현금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1. 2021년 7월 29일,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D 검사를 사칭하여 피해자 C에게 '명의도용으로 대포통장이 개설되어 범죄에 이용되었으니 수사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금을 수거하겠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 C를 만나 D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과 통화하며 'A 실장입니다'라고 말해 자신이 검찰청 직원인 것처럼 행세한 뒤, 같은 날 13시 38분경 전주시 완산구 G학교 정문 앞에서 현금 1,140만 원을, 같은 날 15시 04분경 같은 장소에서 추가로 현금 2,000만 원을 교부받아 지정된 계좌로 무통장 입금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사기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2. 같은 날 14시 16분경부터 16시 25분경까지, 피고인은 전주시 완산구 H에 있는 I은행 전주남지점 ATM에서 피해자로부터 수거한 현금 2,865만 원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E)으로부터 전달받은 타인(J)의 주민등록번호를 입금자 정보로 입력하여 K 명의 I은행 계좌로 총 29회에 걸쳐 무통장 입금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은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했습니다.
3. 이와 별개로, 2021년 7월 23일경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자 B에게 I은행 L 대리를 사칭하여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휴대전화에 불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했습니다. 이후 7월 27일에는 다른 조직원이 한국자산공사 M 팀장을 사칭하며 '기존 대출 규정 위반이므로 대출 신청금의 50%인 1,150만 원을 현금으로 찾아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거짓말했습니다.
4. 2021년 7월 28일 15시 10분경, 피고인은 전남 목포시 O아파트 주차장에서 피해자 B로부터 현금 1,150만 원을 교부받아 자신의 수당 12만 원과 교통비를 제외한 금액을 성명불상자가 알려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여 100만 원씩 나누어 불상의 계좌로 무통장 입금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사기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자신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 즉 사기방조죄의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합법적인 경매 관련 업무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여 무통장 입금한 행위에 대한 주민등록법 위반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배상신청인 B와 C의 배상명령 신청은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사기방조 및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수행한 업무 내용의 비정상성, 지나치게 높은 수당, 과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방조행위이고 보이스피싱의 구체적 내용을 명확히 인식한 것은 아닌 점, 실제 취득 이익이 많지 않은 점,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배상명령 신청은 배상책임 범위 불명확성을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